은미씨의 한강편지 154-산책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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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 hangang 등록일22-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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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미씨의 한강편지 154
산책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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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했죠. 우산을 사러 가야지, 생각하면서. 비가 오고 있었으니까. 밖으로 나가니 그러므로 이제 필요해진 우산을 사야 할 거라면서, 나는 산책했죠. 그렇게 우산 가게로 향했습니다. 비는 내리고 있었고 하지만 가게에는 마음에 드는 우산이 없었어요. (중략) 산책했죠. 장마가 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비는 내리는 것 같았고, 나는 빗속에서 젖기도 하고 빗속에서 숨기도 했습니다.

(안태운 시 ‘산책했죠’ 부분)

 

잘 지내시는지요?

오늘도 샛강에는 장대비가 쏟아집니다. 하늘이 어둑해지며 번개와 천둥이 숲을 내리치네요. 습하고 비가 자주 내리는 날들입니다.

 

샛강에 있으면 때로 소나기가 숲을 지나가고, 그 뒤를 구름들이 따라가고, 또 그 뒤엔 태양이 이글거리는 열기를 뿜기도 합니다. 비가 내리다 그치면 매미들의 얼마나 맹렬하게 울어대는지 귀가 얼얼해질 정도입니다.

 

저는 요즘 산책을 자주 합니다. 오후 늦게 짧게 샛강을 둘러보기도 하지만, 퇴근길에 당산역까지 걸어가곤 해요. 백팩을 매고 서두를 것 없이 느린 걸음으로 혼자 걷다 보면 여러 상념이 스치기도 합니다. 강과 숲에서 흘러나오는 습기에 땀이 차오르다가도, 간간히 불어오는 한줄기 바람에 절로, 아 좋구나, 감탄사를 내뱉기도 합니다.

 

걷기 시작은 건강은 위해 하루 만 보 이상은 꼭 걸어야겠다는 다짐 때문인데요. 걷는다는 것은 몸의 건강만이 아니라 마음의 건강도 지켜주는구나 싶어요. (만보 이상 걷기는 3주 이상 달성중입니다. ^^)

 

어느 날은 버들광장 인근에서 멈춰 서서 강가의 오리, 왜가리, 쇠백로를 한참 보기도 하고, 어느 날은 강물 위로 드리워진 버드나무들의 그림자를 오래 바라보고, 어느 날은 가지런히 고개를 갸웃하고 흔들리는 미루나무들을 지켜봅니다. 그들처럼 고개를 갸웃해서 스치는 바람을 느껴보죠. 그렇게 느리게 걷다 멈추다 하다 보면, 주변 사람들 얼굴도 생각나고, 가끔 제가 집착하는 것들에 대해 회한어린 감정이 들기도 해요. 한번은 “쓸쓸하구나.” 하고 탄식하는 자신을 보고 내심 놀라기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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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에는 제가 샛강 투어 가이드가 되었습니다. 토요일에도 비가 오락가락해서 정말 습한 날이었죠. 그래도 저녁에 비가 그쳐 산책하기 맞춤했습니다. 저는 샛강의 모든 나무들을 좋아하지만 특히 어릴 적에 제주에서 많이 보던 팽나무를 더 좋아하죠. 그래서 팽나무와 놀던 이야기, 팽나무가 새들만이 아니라 사람들에게도 얼마나 많은 유익을 주는지 말했습니다.

 

버드나무 숲을 지나고 와서는 W.B. 예이츠의 ‘버드나무 정원 아래서’ 시도 읽어드렸습니다. 이 시는 노래로도 만들어졌을 정도로 운율이 좋아서 다정한 목소리로 낭송하면 제격이랍니다.

 

어제는 입추였습니다. 여전히 덥지만 ‘입추’라는 단어는 소슬바람 부는 가을을 기다리게 하는 힘이 있어요. 샛강이거나 혹은 다른 숲이거나 그 곳을 걷다 보면 모든 것에 순순해지는 마음이 듭니다. 계절이 오고 가는 것이 자연의 일이듯이, 희로애락에 마음의 높낮이를 느끼며 살아가는 것이 인생살이가 아닌가 합니다. 애닯지 말고 자연스럽게 살아가라는 것이 미루나무가 저에게 건네주는 말이고, 강물이 속삭이는 말입니다.

 

때로 젊은 시인의 시처럼 ‘빗속에서 젖기도 하고 빗속에서 숨기도’ 하더라도 괜찮다고 봅니다. 비는 또 그칠 것이니까요.

 

한강에서는 이번 달 4주년을 맞아 여러가지 좋은 행사들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27일에는 ‘한강의 날’이 준비되어 있고, 한강과 함께 꿈을 꾸는 분들을 더 많이 모시자는 계획이 있습니다. 선생님들께서 주변에 한강을 소개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샛강에서는 벌써 ‘수달언니들 4기’ 모집도 합니다. 샛강을 배우고 샛강에서 시민과학을 실천하는 일은 특별하고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샛강의 아름다움을 담는 사진강좌도 꾸준히 열리고 있습니다.

 

이처럼 자연 속에서 산책하거나 쉬기도 하시고, 생태나 예술을 배우기도 하시고, 꽃을 심거나 수달을 위한 돌봄도 해보세요. 이런 시간들로 함께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2022.08.08  

한강 드림

 

사회적협동조합 한강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동로 48 여의도샛강생태공원 방문자센터
           Office. 02-6956-0596/ 010-9837-0825
후원 계좌사회적협동조합 한강우리은행 1005-903-602443
홈페이지 http://coophangang.kr
 
<한강人을 소개합니다. 장은영 조합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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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한강 조합원이 되신 계기는요?

안녕하세요 저는 한강조합에서 경영지원팀으로 일하는 입사 7개월차 장은영입니다.

Q. 한강 조합원이 되신 계기는요?

입사하면서 직원 조합원이 되었습니다.

한강조합은 작년에 수달언니들 3기 수업을 듣게 되면서 알게 되었어요.

강을 이루는 생태계에 대한 자연과학적 접근부터 인문학적 접근까지 골고루 다루는 커리큘럼은 한강조합에 호감을 갖게 한 요소였습니다.


Q.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경영지원팀으로서 열심히 일하고 있고요, 최근에는 라틴댄스 학원과 살사동아리를 가입하여 신나게 배우고 있습니다.

이제까지는 주로 혼자 공부하거나 친구를 만나는 정도로만 살다가 용기를 내어 시작하게 됐는데 확실히 삶의 활력소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또 얼마 전부터 몇 달 전에 사놓고 두꺼워서 읽기가 겁났던 존 로빈스의 음식 혁명이란 책을 이제야 읽기 시작했어요. 현대인의 식습관 이면에 제가 알고 있던 잔인한 사육, 도축 과정 이상의 많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아가고 있습니다. 고기, 우유 섭취량이 점점 줄어드는 게 느껴집니다. 이러다가 염 대표님처럼 고기를 안 먹게 될 것 같아요.

 

Q. 한강 조합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해주세요.

요즘 한강은 기존의 일상에 설렘과 긴장이 더 한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바로 곧 다가올 4주년 행사 준비 때문인데요, 조합원분들에게 하나의 그룹으로, 멤버로서 소속감을 다지는 즐거운 시간이자 조합에도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는 시간이 되도록 많은 고민과 아이디어를 내고 있습니다.

8월 27일 토요일 오후 6시에 있는 행사에 많이 참석하셔서 조합원끼리 네트워크도 다지고 서로를 알아가는 귀한 시간을 갖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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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을 누려요! 한강의 날에 초대합니다.

어기여차 신나게 흘러라 한강!
태백 검룡소에서 서해 하구까지
한강을 따라 생태와 문화를 가꾸며
행복한 기억을 차곡차곡 쌓아왔습니다.

강을 즐기고 강을 사랑하자는 한강조합의 꿈, 이제 4주년을 맞이합니다.
한강조합이 한강 유람으로 새로이 도약하고, 수달들과 사이좋게 살 수 있도록 힘을 더해주세요.
힘차게 흘러가는 한강, 4주년 도약을 축하해주세요. 

■ 접수 : https://forms.gle/jFnigcHHrGrn4dnD6
■ 일시 : 2022년 8월 27일 토요일 저녁 7시 ~ 9시
■ 샛강투어 : 10시, 14시, 17시 3회 운영, 점심 12시 ~ 1시
■ 기념행사 : 18시 
■ 프로그램 : 샛강 파티, 기부 옥션, 한강 사진 전시, 샛강 투어 등
■ 장소 : 여의샛강센터 하늘정원(옥상, 영등포구 여의동로 48)

4주년 후원 계좌 : 우리은행 1005-903-602443 사회적협동조합 한강

■ 문의 : 02-6956-05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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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한강유람단 - 아침가리 트레킹

아침나절에만 잠깐 비치는 햇살에 밭을 갈 수 있다 하여 ‘아침가리(朝耕洞)’라 불리는 내린천 진동계곡을 걷습니다. 바닥까지 보이는 맑고 투명한 계곡, 폭포, 여울 그리고 바위와 모래가 절벽까지 굽이굽이가 절경인 곳입니다.

여름철에도 한기를 느낄 정도로 서늘한 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