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중앙] 지켜주고 싶다, 도시에 나타난 천연기념물 수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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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 coophangang 등록일21-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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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뉴스를 보다 보면 훈훈한 동물 친구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바로 수달인데요. 올해만 봐도 서울을 비롯한 대구·전주·창원·충주 등에서 수달 목격담이나 흔적 발견 사례가 잇따랐죠. 천연기념물 제330호이자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수달이 어쩌다 도시에 나타났을까요. 도시로 온 수달이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요. 수달에 대해 알고, 수달과 함께 살 방법을 찾아 소중 학생기자단이 출동했습니다.
글=김현정 기자 hyeon7@joongang.co.kr, 사진=이원용(오픈스튜디오), 동행취재=노윤채(서울 명덕초 5) 학생모델·박시은(서울 여의도초 5)·오주연(서울 숭인중 1) 학생기자


수달은 족제비·오소리·담비 등과 같은 식육목 족제비과에 속한 포유류로, 전 세계 13종이 살고 있어요. 한국에 사는 수달은 그중 유라시아 수달(Eurasian otter, 학명 Lutra lutra)입니다. 제주도·울릉도 등을 제외한 우리나라 내륙의 강·하천·호수 등 다양한 환경에서 서식하죠. 세계적으로 수달은 극지·시베리아와 사막을 제외한 유라시아·아프리카·아메리카 대륙의 하천변에 널리 분포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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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수달
폭넓은 서식 범위를 가진 수달이지만 현재 처지는 그리 좋지 못합니다. 우리나라에선 1982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고,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에 올랐죠. 세계자연보전연맹 적색자료집(IUCN Red List)의 위기근접종으로 세계 각국의 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한강의 경우 1973년 팔당댐 준공 이후 수달이 팔당댐 하류에서 발견됐다는 공식 기록은 44년 동안 없었습니다. 2016년 3월 서울 탄천과 한강이 만나는 합류부에서 시민이 수달 흔적을 발견했다는 제보가 나왔고, 꾸준히 추적한 끝에 2017년 1월 환경부에서 한강 수달 가족 4마리를 공식 확인했어요. 이후 서울 하천 곳곳에서 수달 발견 제보가 이어졌지만 현재 몇 마리가 살고 있는지 정확히 파악은 안 된 상태입니다. 어떻게 하면 수달이 대도시인 서울 한강에서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 알아보기 위해 소중 학생기자단은 강원도 화천에 있는 한국수달연구센터를 찾았어요.


수달은 어떤 동물일까
한국수달연구센터에 들어서자 로비 한쪽에 놓인 커다란 모니터가 눈에 띄었습니다. 송유진 연구원은 “현재 보호 중인 수달을 CCTV로 모니터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죠. 모니터 속 작은 화면은 각각 수달이 머무는 수달사 곳곳을 비췄는데 그중 한 화면에 나타난 수달의 모습이 노윤채 학생모델과 박시은·오주연 학생기자의 시선을 사로잡았죠. 송 연구원은 놀라워하는 세 사람을 반대쪽에 전시된 수달 모형 앞으로 이끌었어요. “생각보다 크네요” 눈이 동그래진 주연 학생기자의 말에 송 연구원은 “로드킬당하거나 폐사한 수달을 박제한 것”이라며 “보통 몸길이가 57~70cm 정도인데 약 125cm까지도 자란다”고 설명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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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에 적합한 수달의 유선형 신체를 관찰하고 있는 소중 학생기자단.
“보노보노라는 만화를 아나요?” 송 연구원의 질문에 소중 학생기자단이 고개를 끄덕였어요. “주인공 보노보노는 해달인데요. 해달은 수달의 한 종류죠. 수달은 생물학적·생태학적·진화학적·형태학적으로 13개 종으로 구분돼요. 그중 하나인 유라시아 수달만 우리나라에 살죠.” 지구 위의 13수달을 살펴보던 시은 학생기자가 바다수달과 해달의 차이점을 물어봤어요. “바다수달은 남미 대륙에 서식하고 해달은 북미 서쪽 북태평양 근해에 서식하는 종이 다른 수달입니다. 일단 생김새부터 달라요.” 주연 학생기자가 이어서 질문했죠. “아마존에 사는 큰수달이 집단행동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유튜브에서 보니까 덩치도 크고 힘세 보이던데요.” “아마존에는 재규어·아나콘다 등 큰수달을 위협할 만한 포식자가 상대적으로 많습니다. 그렇기에 혼자서 살기보다는 가족 단위로 모여 힘을 합쳐 살아가는 거예요.”

송 연구원이 다시 질문을 던졌죠. “그럼 우리나라에서 수달을 위협할 포식자는 누가 있을까요?” 곰·여우 등 다양한 답이 나왔지만 우리나라 반달가슴곰이나 토종 여우 역시 멸종위기종이죠. “현재 수달의 가장 큰 천적은 인간입니다. 수달이 멸종위기에 처한 이유로는 크게 밀렵, 로드킬, 댐·도로 등의 건설로 인한 서식지 단절, 어망으로 인한 익사사고가 있는데 모두 인간으로 인해 벌어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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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유진 연구원이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수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물속 생활을 하는 수달의 모피는 이중털 구조로 바깥 털이 안쪽 털을 덮어 잠수할 때 방수 및 체온 유지 역할을 하고 털 밀도 또한 포유류 중 가장 높은 편이죠. 보온·방수 효과가 뛰어난 수달 모피를 탐낸 인간들은 예로부터 수달 사냥을 많이 했습니다. 유럽의 경우 1500년대 말부터 모피를 얻기 위해 대규모 수달 사냥을 했고, 우리나라의 경우 중국의 원·명나라에 수많은 수달 가죽을 조공으로 보냈죠. 수달 가죽을 뜻하는 수달피(水獺皮)를 수달을 일컫는 말로 함께 사용할 정도였어요. 세계적으로 모피를 탐낸 인간들에 의해 수달은 빠르게 사라져 갔습니다.

이후 수달을 보호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지만, 세계 경제가 성장하기 시작하면서 수달의 위기는 계속됩니다. 수달은 강·하천을 따라 살며 먹이활동을 하는데요. 개발을 위해 강을 막아 댐을 세우고, 구불구불한 자연 하천을 정비사업을 통해 콘크리트로 덮어 곧게 만들고, 도로를 건설하며 서식처가 사라지게 된 거죠. 특히 수달은 넓은 육지가 아니라 한줄기 강물이라는 선 단위(line range)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성체 수컷 수달의 세력권은 약 15km, 암컷 세력권은 약 7km 정도지만 개체수 밀도가 매우 낮은 편이에요. 또 수질오염으로 먹이가 줄어드는 것도 문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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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는 현재 13종의 수달이 살고 있다. 바다에 사는 해달도 수달의 한 종류다.
“그럼 수달이 좋아하고 필요한 환경은 어떻게 형성돼야 하나요? 꼭 1급수에서만 살아야 하나요?” 윤채 학생모델이 물었어요. “수달이 주로 먹는 어류가 1급수에 많긴 하지만 수달의 행동반경이 넓기 때문에 1급수에서만 산다고 할 수는 없어요. 먹이활동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동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4급수에서도 살 수 있죠.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오염된 물에서 오염된 먹이를 먹다 보면 중금속 중독 등 기형을 유발할 수 있고 수명이 단축되기 때문에 아무래도 깨끗한 서식지와 풍부한 먹이자원이 필요하죠.”

육식성인 수달은 어류를 주로 먹지만 양서류·조류·갑각류·곤충 등도 섭취해요. 블루길·배스·황소개구리 같은 생태계 교란종도 잡아먹죠. 하천 먹이사슬에서는 최상위 포식자로 생태계 핵심종이기도 합니다. 핵심종이란 먹이활동을 통해 같은 생태계에 사는 생물 전체에 영향을 주는 종을 말해요. 예를 들어 수달 13종 중 하나인 해달의 경우 성게가 주식인데요. 모피 사냥 때문에 수가 크게 줄어들자 성게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성게가 먹는 대형 해조류 켈프가 급감, 캘리포니아 연안의 켈프숲이 사막화했죠. 1911년부터 해달 보호 및 개체수 회복에 힘써 늘어나긴 했지만 여전히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입니다.
동물원·영상 밖에서 만난 수달
소중 학생기자단은 야생동물을 촬영하는 무인카메라에 이어 수달 발자국과 배설물 등 여러 표본을 살펴봤습니다. 수달은 발가락이 5개고 사이에 물갈퀴가 있어 발자국을 구별하기가 비교적 쉬운 편이에요. 행동이 잽싼 수달을 카메라에 찍힌 모습만 보고 생김새로 구별하기 어렵기 때문에 신선한 배설물을 가지고 유전자 감식 작업을 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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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달을 비롯한 야생생물 관찰에 쓰이는 무인카메라를 살펴보는 소중 학생기자단.
한국수달연구센터에서는 전국에서 구조된 수달들을 보호하며 원활한 야생 복귀를 위한 복원 훈련 후 자연으로 돌려보내고 있어요. 다친 수달을 치료하는 수달 병원 등을 갖추고 새끼 수달의 포육 및 행동 관찰, 수달 개체 증식 연구 등의 활동도 하죠. 송 연구원은 수달사로 가기 전 거대한 수조에서 메기 몇 마리를 건져냈습니다.
“수달이 메기를 좋아하나요? 야행성인 수달은 어두운데 어떻게 먹이를 찾나요?” 주연 학생기자의 질문에 송 연구원은 “메기도 잘 먹지만 장어를 좀 더 좋아한다”며 “수달의 수염이 어둡고 컴컴한 물속에서 미세한 파동을 감지해 먹이를 찾는 레이더 같은 역할을 한다”고 답했죠. 물속에서 빠르게 헤엄쳐 먹이를 잡기 위해 수달의 몸은 유선형으로 생겼어요. 일반 포유류의 두개골이 둥근 데 반해 수달의 두개골은 납작한 편으로 머리부터 등까지 비스듬한 라인을 그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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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류를 주로 먹는 수달을 위해 한국수달연구센터에선 메기를 양식해 급식한다.
센터에선 현재 15마리의 수달을 보호 중입니다. 소중 학생기자단은 그중 수리와 달이를 만나러 갔죠. 수리는 2019년 강원야생동물구조센터가 강릉시 안현동에서 구조했고요. 달이는 비슷한 시기 신고를 받고 강릉시 사천면에서 구조해 수리와 함께 살게 됐죠. 송 연구원이 어떻게 둘을 구별하는지 귀띔했죠. “달이는 암컷이라 수리보다 조금 작고, 수컷인 수리는 머리가 좀 큰 편에 약간 뭉툭해 보여요.”
조금 기다리자 바위틈에서부터 수달 두 마리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세 사람은 모두 눈을 부릅뜨고 관찰했지만 첫눈에 알아보기는 쉽지 않네요. 수리와 달이는 순식간에 연못을 가로지르고, 바위에 잠깐 올라 쉬다가 다시 헤엄치기를 반복했습니다. 그 움직임에 따라 소중 학생기자단의 시선도 바쁘게 움직였죠. 이어 송 연구원이 메기 두 마리를 풀어줬어요. 메기가 물에 들어가기가 무섭게 수리와 달이가 달려듭니다. 퍼덕퍼덕 첨벙첨벙 소리가 나더니 “우와!” 각자 한 마리씩 입에 물고 바위 위로 올라왔죠. 메기가 꿈틀대며 도망치려 하자 앞발로 꼭 잡고 물어뜯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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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 제330호이자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수달은 귀여운 외모와 달리 하천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다.
윤채 학생모델이 “수달도 훈련이 되는지, 테마파크 수달은 제법 훈련사를 따르던데 수달의 지능은 어떤지, 비슷한 지능의 동물은 누군지” 질문했죠. 송 연구원은 “수달의 지능은 개랑 비슷한 수준”이라며 “충분히 훈련이 가능하다”고 말했죠. “수달은 아파도 약을 그냥 주면 안 먹기 때문에 물고기에 넣어서 급식해요. 자연으로 돌아가야 하므로 최대한 사람 손을 안 타게 하죠. 살아있는 메기를 주는 것도 야생에 나갈 때를 대비한 거죠.”
너무 어릴 때 구조돼 사람에 익숙해져서 자연 방사가 어려워진 수달도 있습니다. 2014년 구조된 인국이는 당시 태어난 지 1개월 미만의 아기 수달로 4.2cm 정도 크기였어요. 분유를 타 먹이며 키워준 김형후 연구원을 아빠처럼 따르고 사람을 가까이 여긴 인국이는 자연에 방사할 경우 문제가 생길 수 있어 결국 센터에서 지내게 됐죠. 반려 수달 나영이와 새끼도 낳았어요. “다른 수달들은 수달사에 연구원이 들어가면 다 숨어서 안 나오는데 인국이만 유일하게 피하지 않아요. 오히려 다가와 호기심을 보이죠.” 소중 학생기자단은 인국이네 4마리 수달 가족도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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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달연구센터를 찾은 소중 학생기자단이 보호 중인 수달을 관찰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주연 학생기자와 노윤채 학생모델, 박시은 학생기자.

시은 학생기자가 “수달 이름이 연예인 이름 같다”고 하자 송 연구원이 고개를 끄덕였죠. 예쁘게 잘 자라라고 연예인 이름을 붙이곤 하는데요. 송 연구원은 한 수달에게 애니메이션 ‘주토피아’ 주인공에서 딴 쥬디라는 이름을 붙여줬다고 합니다. 귀여운 수달에 흠뻑 빠진 윤채 학생모델이 말을 이었죠. “유튜브에서 가정이나 소규모 동물원에서 수달을 키우는 걸 봤는데요. 개인이 수달을 키울 수 있나요?”
“우리나라에 사는 유라시아 수달은 천연기념물이기 때문에 개인이 기르지 못합니다. 유튜브에서 보는 소규모 동물원과 아쿠아리움의 경우는 동남아시아에서 온 작은발톱수달이에요. 작은발톱수달도 동물원 허가를 받아야 키울 수 있게 됩니다.” 송 연구원은 “이제 곧 장마가 올 텐데, 장마철에 물이 불면 휩쓸려 내려온 수달 구조 신고가 늘어난다”며 행동 요령을 당부했어요. “수달이 혼자 있다고 해서 데려오면 절대 안 됩니다. 새끼라면 주변에 어미가 있을 가능성이 커요. 멀리서 지켜보기만 하세요. 어미가 데려가고 싶어도 사람이 나타나면 나올 수가 없어요. 지켜보다가 시간이 꽤 지나도 계속 있다면 야생동물구조센터나 수달연구센터로 연락하세요. 절대로 다가가서 만지거나 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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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 제330호이자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수달은 귀여운 외모와 달리 하천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다.

멸종위기 수달 보호하기
“서울을 비롯한 여러 도시에서 수달이 목격됐다는 기사를 봤는데, 수달이 왜 도시로 온 걸까요” 시은 학생기자의 질문에 송 연구원은 “도시는 지구에서 가장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서식지”라고 답했습니다. “수달뿐 아니라 외국에선 코끼리·표범·곰·조류·쥐 등 많은 동물이 서식지 이동, 먹이활동, 보금자리 등의 이유로 도시로 오고 있죠. 사람들이 자연에 대한 경각심을 깨달으면서 생태계를 복원하고 공존하려는 운동을 추진하고, 도시에서 동물들과 공존하기 위해 생태계를 복원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런 복원·정화작업을 통해 도시에서도 동물들이 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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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 학생기자단이 한국수달연구센터를 찾아 수달의 기본 생태부터 차근차근 알아봤다. 왼쪽부터 오주연 학생기자와 노윤채 학생모델, 박시은 학생기자, 송유진 연구원.
그는 도시에서 수달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지내기 위해서는 연결녹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죠. “콘크리트로 하천 제방 공사를 하면 수달이 물에서 뭍으로 올라올 길이 사라지죠. 강을 가로막은 도로를 건너려다 차에 치여 로드킬 당하는 경우도 많고요. 이렇게 행동반경이 끊어지지 않게 연결해주는 통로가 필요하고, 그걸 어떻게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게 만들지 연구합니다. 이처럼 수달이 안전하게 지내고 돌아다닐 환경을 마련해주는 것이 중요하고요. 환경을 깨끗하게 유지하면서 수달이 포식할 수 있는 먹이자원이 풍부해져야 합니다. 수달의 경우 지면에 직접 굴을 파지 않고 바위틈이나 나무뿌리 틈새 등을 활용하는데 도시에선 인간이 만든 파이프·굴 등을 이용하기도 해요. 보금자리를 하나만 두지 않고 여러 곳을 옮겨 다니곤 하죠.”
윤채 학생모델이 “한강은 대단히 넓은데 수달이 헤엄쳐 건너갈 수 있는지” 묻고 “못 한다면 한강 북쪽에서 발견되는 수달과 남쪽에서 발견되는 수달은 다른 수달일지” 궁금해했어요. 송 연구원은 “수달의 행동반경은 수컷 기준 약 15km이고 저희가 조사했을 때 하루에 수십km를 이동하는 수달도 있었다”며 “한강도 수달이 충분히 헤엄칠 수 있는 거리고 북쪽과 남쪽의 수달도 어쩌면 같은 수달일지도 모른다”고 얘기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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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수달 사진을 살펴보는 소중 학생기자단이 수달의 귀여움에 흠뻑 빠졌다.
“수달이 멸종하는 것을 막고, 주변에서 자주 보려면 우리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주연 학생기자의 질문에 “먼저 생명과 자연을 보존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소중 독자 여러분 또래 어린이들이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라면 쓰레기를 아무 곳에나 버리지 않고, 일회용품을 줄이는 거죠. 또 주변에 낚시를 좋아하는 어른들에게 사용한 어망을 꼭 수거해야 한다고 알려드리세요. 수달이 물속 활동을 활발하게 하지만 잠수할 수 있는 건 4~5분 정도예요. 호기심이 많아 어망 속 물고기를 잡으러 들어갔다가 빠져나오지 못해 익사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지난 5월의 마지막 수요일인 26일은 ‘세계 수달의 날(World Otter Day)’이었어요. 국제수달생존기금(International Otter Survival Fund)에서 밀렵, 애완동물 거래, 환경오염, 서식지 파괴 등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수달에 대해 널리 알리고 보전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지정한 기념일이죠. 올해 7번째 세계 수달의 날을 맞아 우리나라에선 서울수달네트워크(서울수달넷)이 출범했어요. 사회적협동조합 한강(이하 한강조합)·생태보전시민모임·자연의벗 연구소 등 15개 단체 및 개인 등은 서울 청계천 하구 살곶이다리에서 창립식을 열었어요. 이곳에선 지난해 12월부터 수달이 목격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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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수달
한강조합의 백정은 연구원은 한강에 나타난 수달에 대해 “아직 서울이 자연과 함께 살 수 있는 곳이라는 걸 알려준다”고 말했어요. “많이 개발돼 야생동물 입장에선 열악한 환경에 수달이 나타난 겁니다. 정밀조사해서 생태복원사업 등에 고려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서울수달넷을 발족한 이유 중 하나죠. 한강에는 이어져 있는 물줄기도 많고 그런 지류 하천까지 다 세부적으로 조사하기엔 현재로선 한계가 있거든요. 수달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 모니터링하는 사람들도 늘고 그만큼 흔적을 관찰할 가능성도 커지죠.”

한강조합은 꾸준히 한강을 모니터링하며 2020년엔 생물다양성 지도를 만들기도 했는데요. 아직 한강에서 수달의 번식 공간 등 안정적으로 확정된 장소가 발견되진 않았다고 합니다. 백 연구원은 “서울에서 조사 중인 공간들은 현재 서식처라기보단 잠깐씩 머무는 수달의 행동권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죠 “흔적을 남긴 수달이 동일한 개체인지, 다른 개체인지는 유전자 등 전문적인 분석이 필요해요. 외관만으로 판단하기엔 의심 가는 부분이 많거든요. 모니터링 땐 수달이 쓸 만한 은신처가 보여도 모른 척 지나갑니다. 사람이 있으면 수달이 보금자리 삼으려다 놀라서 떠나고, 다시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거든요.” 이어 만약 탄천·성내천 등에서 수달을 보더라도 큰소리를 내거나 큰 행동하는 건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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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달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수달 등 야생동물 배설물에서 플라스틱이 발견됐다는 충격적인 사실도 전했습니다. 지난해 겨울부터 본격적으로 수달을 지키는 활동에 나선 한강조합에선 지난 3월 물의 날을 맞아 1000여 명이 참여해 하천을 청소하기도 했죠. 식생이 잘 갖춰져 먹이가 충분한, 자연성이 회복된 한강을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이는 수달뿐 아니라 다른 야생동물, 나아가 인간의 삶을 위해서도 중요한 일이죠.
IUCN은 수달에 대해 “수달이 지구에서 사라진다는 것은 모든 하천이 오염되고, 열대 우림도 남아 있지 않으며, 자연 습지가 훼손됐다는 의미”라고 했죠. 소중 학생기자단은 수달과 함께하는 삶터를 지키기 위해 작은 것부터 실천할 것을 다짐했어요.


소중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TV나 온라인으로만 봤던 수달을 직접 볼 수 있어서 너무 신나고 흥분되는 취재였습니다. 귀여운 동물이라고만 생각했지, 어떻게 살아왔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우리가 어떻게 지켜나가야 하는지 잘 알지 못했죠. 수달센터에서 전문가를 만나고 취재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수달을 위협하는 천적이 굳이 고르자면 사람이라고 말씀하신 게 가장 기억에 남고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수달이 좋아하는 먹이 중 하나가 장어라고 하는데, 이것만큼은 저랑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개구리도 먹고 곤충도 먹는다는 게 제일 신기했죠. 직접 보니 생각보다 더 귀엽고 사랑스러웠던 수달. 우리가 수달 같은 멸종위기 동물들을 위해 무엇을 실천해야 할지 곰곰이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노윤채(서울 명덕초 5) 학생모델

수달을 직접 본 적은 한 번도 없어서 어떻게 생겼고, 어떤 특징이 있는지 인터넷으로 찾아보았음에도 불구하고 수달연구센터에서 보게 되니 너무나 신기했죠. 수달의 재능과 지능은 놀라웠습니다. 수달이 약을 먹기 싫어해서 벌어진 이야기를 들으며 생각보다 아주 똑똑하다는 인상을 받았죠. 이렇게 너무나 귀엽고 똑똑하고, 우리 생활과 생태계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맡은 수달이 멸종될 수 있다니 아쉽습니다. 이번 취재를 통해 배운 수달의 중요성과 특징을 잘 기억해두었다가 수달을 찾아보고 싶고, 친구들에게 수달의 특징을 잘 알려주고 싶습니다.
-박시은(서울 여의도초 5) 학생기자

귀여운 얼굴에 반대되는 성격을 가진 수달, 이번 취재를 계기로 더 자세히 알게 되었습니다. 수달의 종류와 살아가는 방법은 다양한데요. 종류는 13종이며 사는 환경과 기후에 따라 생존 방법 또한 각각 다르죠. 귀여운 얼굴로 맑은 물속에서 가족 또는 친구들과 뒤엉켜 노는 수달을 실제로 바라보니 갑자기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수달이 살아가기 위해 맑은 물이 중요한데 빠른 발전과 편안함만 추구하느라 환경오염이 심각해졌기 때문이었죠. 연구원님 또한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나 분리수거 등등 잘 지켜주길 바란다고 하셔서 저 또한 앞으로 가장 기본적인 생활수칙으로 여기기로 했습니다. 소중 독자 여러분도 수달을 위해! 환경을 위해! 같이 노력해주세요.
-오주연(서울 숭인중 1)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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