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적협동조합 한강은
파주시 환경통합센터를 위탁 받아 9월 1일부터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파주에서의 활동을 기억하기 위해 조금 다르게 , 일성록의 형식을 빌려 '파주일성록'으로 기록해 보았습니다. 이 기록은 시간이 남아서 쓴 것이 아니라, 바쁜 하루 속에서 시간을 내어서 만들어 낸 오늘의 흔적입니다. 앞으로 더욱 분주해질 일상을 생각하면, 11월 본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오늘'을 더 의미 있고, 가치 있게 보내기를 바라며....
2025년 10월 30일
파주일성록 서문(序文)
파주는 예로부터 강과 들이 넓어, 바람이 머물고 새가 깃드는 고장이라 하였다. 이곳에 세워진 환경통합센터는, 사람과 자연이 더불어 사는 길을 모색하며 생명과 평화의 씨앗을 틔우고자 함이라.
세상사 빠르고 사람 마음은 바쁘니, 오늘의 일은 쉬 잊히고, 내일의 뜻은 미루어지기 쉽다. 그러나 한 걸음의 실천과 한 줄의 기록이 천년의 길을 여는 초석이 됨을 옛 성현이 이미 가르쳐 주었느니라.
이에 우리들은 뜻을 모아 『파주일성록(坡州日省錄)』이라 이름하고, 날마다의 일을 기록하고, 날마다의 마음을 살피기로 하였다. 이는 조선 선왕들이 날마다 자신을 반성하고 정사를 기록하던 『일성록(日省錄)』의 뜻을 이어받은 것이며, 오늘날 환경과 생명을 돌보는 마음을 그 정신에 더한 것이라.
파주일성록은 단지 업무 일지(日志)가 아니요, 사람과 자연, 민관협력으로 함께 엮은 마음의 연대기이다. 어느 날은 나무 한 그루를 심고, 어느 날은 아이의 웃음을 기록하며, 또 어느 날은 잘못된 길을 반성하고 새 방향을 세우리라.
그리하여 이 기록이 쌓여 훗날 누가 파주의 길을 묻거든, “그들은 날마다 자신을 살피며 자연과 더불어 걸었던 이들이다.” 이렇게 전해지기를 바란다.
을사년 시월에,
파주시 환경통합센터의 뜻을 모아 쓰다.
2025년 10월 31일
을사년 시월 삼십일일, 종일 흐림.
이 날 아침부터 하늘이 낮게 깔리고, 바람은 차갑지 않으되 묵직하게 흘렀다. 온종일 흐린 기운이 산천을 덮으니, 사람의 마음 또한 고요히 가라앉았다.
오전에는 경기도민의 기후위기 인식을 높이고, 정책의 뜻을 함께 나누고자 하는 ‘경기도 서부권 기후행동 지원’ 사업 협약을 위해 김포로 향하고자 하였으나,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으로부터 준비가 아직 덜 되었다는 연락이 있어 월요일로 일정을 미루었다. 비록 발걸음은 멈추었으나, 뜻은 여전히 앞을 향해 있었다.
오후에는 파주시 생태계 모니터링을 위한 사전 준비를 하고, ‘생명평화 습지투어’ 홍보를 위해 현수막을 내걸었다. 이어 ‘독수리 식당 프로젝트’를 논의하고자 여러 분야의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지역의 문제, 남북의 문제, 나아가 세계의 문제를 하늘을 나는 독수리의 눈으로 바라보며 뜻을 모으니, 작은 걸음 하나에도 미래의 기운이 서린 듯하였다.
한편, 파주시 환경정책과와 환경통합센터의 비전을 담은 명칭 공모전이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는데, 모인 이름이 이미 200여 건에 이른다 한다. 이는 시민들이 환경의 일에 마음을 보태고, 함께 길을 만들고자 하는 뜻이 모인 결과라 하겠다.
비록 하늘은 종일 흐렸으나, 사람들의 의지와 환경을 향한 마음은 더욱 밝게 빛났다.
이에 오늘의 성찰을 남긴다.
“하늘은 흐려도 뜻은 밝도다.”
2025년 11월 03일(월)
을사년 십일월 삼일, 날씨 맑음.
기후의 변화가 심하여, 비록 십일월 초라 하나 공기는 이미 영하에 닿았다. 그럼에도 하늘은 한없이 맑고 푸르러, 옛 사람이 이르던 ‘천고마비(天高馬肥)’의 뜻이 새삼 떠올랐다. 허나 이제는 하늘보다 손안의 작은 화면을 더 오래 바라보는 이가 많으니, 높은 하늘을 우러르는 마음이 점점 멀어지는 듯하였다.
월요일 아침, 파주팀이 모여 지난 주를 돌아보고 다가올 한 주의 뜻을 함께 세웠다. 이날부터는 누구 하나 빠짐없이 입을 열게 하였으니, 서로의 말이 물결이 되고, 그 흐름 속에서 길이 열렸다.
점심 무렵에는 파주시 주민자치회 회장과 마주 앉아 식사와 차를 함께하며 2026년의 앞날을 그려보았다. 파주의 변화는 행정의 손끝에서만이 아니라 시민의 마음에서 비롯되어야 함을 다시금 확인하였다.
오후에는 ‘2025년 경기도 서부권 기후행동 지원’ 사업 협약서에 도장을 찍고 마침내 준비를 마무리하였다. 내년 1월까지 달려갈 길의 초입에 선 셈이라, 마을을 새로이 다져졌다. 이를 거들 듯, 이정민 활동가는 명함을 총알처럼 든든히 마련하여 현장의 발걸음이 힘을 얻도록 하였다.
저녁에는 센터장이 ‘파주시 환경운동연합’과 만나 지역의 변화를 도모하고, 함께 결의를 굳게 다진다고 하였다. 사람의 뜻이 한마음이 되면 작은 모임이 큰 흐름이 되리라 믿었다.
오늘의 하늘은 유난히 맑고, 사람들의 마음 또한 밝았다.
이에 오늘의 성찰을 적노라.
“뜻이 합하면 일이 이뤄진다.”
2025년 11월 04일(화)
을사년 십일월 사일, 날씨 맑음.
오늘은 파주를 잠시 떠나 서울 성동의 중랑천으로 향하였다. ‘딜로이트 생물다양성 증진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함이었다.
비록 머무는 땅은 달랐으나, 마음은 여전히 한강의 흐름과 맞닿아 있었다. 이영원 선생, 민권식 선생, 이상원 선생, 김선영 팀장과 뜻을 모아 새로이 입사한 딜로이트 아흔세 사람에게 WWF와 함께 자연의 이치를 전하고 생태의 감수성을 일깨웠다.
햇살이 맑고 바람이 고요하니, 강가의 풀잎이 잔잔히 흔들리며 사람의 말을 듣는 듯하였다. 짧은 시간과 활동이었으나, 그 마음이 모이면 곧 생명과 배움의 숲이 되리라 믿었다.
이에 오늘의 성찰을 적노라.
“먼 길은 가까운 데서부터.”
2025년 11월 05일(수)
을사년 십일월 오일, 날씨 맑음.
하늘이 높고 바람이 맑았다. 공기의 결이 차가워졌으나, 햇살은 여전히 부드러웠다.
오전에는 운정호수공원에서 어류와 저서무척추동물의 생태모니터링을 시행하였다. 물결 사이를 헤치며 생명의 흔적을 살피니, 작은 물고기와 수서생물들이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사람의 발길이 잦아도 생명은 스스로의 질서를 품고 흐르니, 이를 바라보는 마음이 숙연하였다.
오후에는 ‘경기도 서부권 기후행동 프로그램’을 위한 행정 서류를 정비하였다. 문서 한 장, 도장 하나에도 내일의 기후가 스며 있음을 생각하니, 책상 위의 일이 곧 들판의 일과 다르지 않았다.
자연을 살피고, 제도를 다듬는 일이 하루의 두 축이 되어 맞물린 셈이었다.
이에 오늘의 성찰을 적노라.
“사물을 살피면 뜻을 얻는다.”
2025년 11월 06일(목)
을사년 십일월 육일, 날씨 맑음.
하늘은 높고 공기는 투명하였다. 아침에는 서늘한 바람이 불었으나 낮에는 햇살이 따뜻하여, 가을의 끝과 겨울의 첫머리가 맞닿는 것 같았다.
오전에는 파주의 새로운 활동을 모색하고자 박평수 이사님과 기획회의를 가졌다. 생태와 조류 그리고 미래의 길을 이야기 하다보니, 말마다 씨앗이 되고 생각마다 방향이 세워졌다. 작은 모의라 하나, 그 안에 내일의 변화가 깃들어 있음을 느꼈다.
오후에는 파주시 환경통합센터의 명칭 공모전 심사위원회를 열었다. 수많은 이름 가운데 바르고 깊은 뜻을 고르려 하니 힘들었다, 하지만 이름 하나에도 정신이 깃드는 법이라 모두가 심사숙고하였다.
저녁에는 통합센터 강사 선정 과정이 예정되어 있어, 함께 할 이들을 살피고 그 뜻을 헤아리고자 하였다. 사람을 세우는 일은 곧 뜻을 세우는 일이니, 오늘의 모든 과정이 하나의 맥락으로 이어졌다.
이에 오늘의 성찰을 적노라.
"이름이 바르면 일이 이루어지고, 사람이 화합하면 일이 흥한다.”
2025년 11월 07일(금)
을사년 십일월 칠일, 날씨 맑음.
오늘은 절기상 입동이라 하나, 하늘은 맑고 공기는 오히려 따뜻하였다. 마치 하늘도 내가 한강조합에 몸을 담은 지 삼 년째 되는 날임을 알고 조용히 축하해주는 듯하였다. 세 해의 날들이 쌓여 오늘에 이르렀으니, 그 길이 길지 않으나 결코 가볍지 않았다.
오전에는 수달 활동가 김명숙 선생이 파주에 귤을 들고 찾아오셨다. 함께 나누어 먹으며 파주에서 연계할 수 있는 여러 생태 프로그램과 앞날의 협력 방안을 긴히 논의하였다. 귤의 향기와 이야기의 온기가 어우러져, 작은 사무실 안이 한결 따뜻해졌다.
오후에는 한 주 동안 쌓였던 문서를 정리하고, 다가오는 일요일의 행사와 새로운 한 주를 위한 업무 준비로 분주히 움직였다. 서류를 정돈하며 지난 시간을 돌아보니, 기록은 곧 발자취요, 발자취는 곧 마음의 길이었다.
오늘은 절기의 시작이자 또 다른 여정의 첫머리였다. 이에 오늘의 성찰을 적노라.
“세월이 쌓이면 뜻은 더욱 굳어진다.”
2025년 11월 10일(월)
을사년 십일월 십일, 날씨 맑음.
오늘은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식과 보행자의 날 등 여러 기념일이 한날에 겹친 날이었다. 나라를 위해 헌신한 이들을 기리는 마음이 하늘의 맑음과 더불어 고요히 번졌다. 파주는 경기도 북부라 그런지, 서울보다 한결 찬 기운이 돌았다.
오전에는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다가올 일을 함께 나누는 회의 시간을 가졌다. 흘러온 세월 속에서 우리가 걸어온 길을 헤아리니, 지나온 날들이 한결 또렷이 마음에 새겨졌다.
오후에는 새 공용차가 나왔기에 센터의 여러 이들이 함께 모여 고사를 지냈다. 차량이 무사히 다니고, 그 길 위의 모든 일이 순탄하기를 기원하였다. 비록 간단한 의식이었으나,
그 속에 서로의 안전과 무탈을 바라는 마음이 담겼다. 고사의 낭독은 음성으로도 남겼으니, 뜻이 궁금한 이들은 들어보아도 좋을 것이다.
하늘은 맑고 바람은 차가웠다. 추모의 마음과 새로운 출발의 다짐이 한자리에 어우러진 날이었다.
이에 오늘의 성찰을 적노라.
“공경으로 일을 시작하고, 화합으로 일을 이룬다.”
2025년 11월 11일(화)
을사년 십일월 십일일, 날씨 맑음.
오늘은 농업인의 날이라 하나, 세상은 ‘빼빼로 데이’라 하여 책상 위에 빼빼로가 소풍처럼 펼쳐졌다. 단맛이 지나치다 싶어 조심하려 하였으나, 결국 마음이 먼저 빼앗겨 한 봉지를 열고 말았다. 세월이 달라져도, 작은 선물 하나에 웃음이 피어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같다.
오후에는 휴가를 내어 한강조합 최연소 타이틀을 가진 아이의 유치원 입학 상담에 다녀왔다. 선발 인원이 적어 마음이 조마조마하나, 좋은 인연으로 이어지기를 바랄 뿐이다.
한편, 구두로 약속하신 분이 속히 조합의 새로운 막내 타이틀을 이어가기를 기원한다. 조합의 길이 세대를 넘어 이어지는 일은 가장 든든한 희망의 징표이니 말이다.
저녁에는 환경통합센터 강사선정 교육 과정의 마지막 강의와 수료식이 예정되어 있는데, 서른 명의 교육생이 모두 수료한다는 소식에 그 열정과 노고가 놀라울 따름이다. 배움의 끝은 곧 실천의 시작이라, 그들의 걸음이 파주의 새 바람이 되기를 바란다.
하루는 단맛으로 시작하여, 희망과 배움으로 마무리되었다. 이에 오늘의 성찰을 적노라.
“작은 일이 쌓여 큰 뜻을 이룬다.”
2025년 11월 12일(수)
을사년 십일월 십이일, 날씨 맑음.
하늘은 청명하고 바람은 고요하였다. 햇살이 부드럽게 내려앉아 하루의 시작을 맑게 열어주었다.
오전에는 생태모니터링 결과 보고서가 곳곳에서 속속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그동안의 노력이 결실로 드러나니 기쁘기도 하였으나, 후속 조치로 이어져야 하기에 마음 한켠이 무거워졌다. 이 와중에도 운영위원회 자료를 정리했기에 시간이 흘러가는 줄도 몰랐다.
오후에는 마침내 파주시 환경통합센터의 첫 번째 운영위원회가 열렸다. 부득이 한 분만 자리를 비우고 모든 위원이 참석하였으니, 첫 모임답게 서로의 얼굴에 기대와 긴장감이 함께 비쳤다.
보고 사항 두 건과 논의 사항 두 건이 있었는데, 첫 번째 안건인 2026년 사업계획은 의견 수렴을 받아 통과되었다. 이어 두 번째 안건이었던 명칭이 '파주환경센터 에코온’으로 확정되었다. '에코온’이라 함은 환경의 불빛을 켜고, 생명의 온기를 나누는 뜻이니 이날이 곧 새로운 이름이 세워진 날이 되었다.
회의를 마친 뒤에는 센터 직원 중 한명 빼고 모두 파주의 장단콩으로 만든 두부로 맛난 저녁을 함께하였다. 부드러운 맛 속에 서로의 노고를 위로하고, 앞으로의 길을 다짐했을 것이다.
오늘은 한 기관의 이름이 정해지고, 그 뜻이 세상에 드러난 날이었다. 이에 오늘의 성찰을 적노라.
“이름이 서면 길이 열린다.”
2025년 11월 13일(목)
을사년 십일월 십삼일, 날씨 흐린 뒤 맑음.
오늘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있는 날이라, 평소와 달리 거리가 한산하였다. 수험생들의 마음만큼이나 도시의 움직임도 잔잔히 가라앉아 있었다.
오전에는 주문해 두었던 모니터와 컴퓨터가 사무실에 도착하여 이를 정비하느라 분주하였다. 바꾸어놓고 보니 그동안 버벅거렸던 기계들이 이제는 제 역할을 다하리라는 생각에 잠시나마 미소가 지어졌다. 작은 개선이지만, 일이 막힘없이 흐른다는 것은 큰 보탬이 된다.
늦은 점심을 먹은 뒤에는 새롭게 정해진 이름에 맞추어 운영규정을 손보았다. 이름이 바뀌면 정신도 새로워지는 법이라, 문서 한 줄 한 줄에 마음을 다해 정비하였다.
이어 지난 한 달을 돌아보고자 10월 운영결과 보고서 초안을 작성하여 각 팀에 나누어 주었다. 기록을 통해 시간을 돌아보니 흘러간 날들이 한눈에 잡혀 작은 뜻도 다시금 자리를 찾는 듯하였다.
오후 늦게는 행정에서 찾아와 업무 관련 이야기들을 나누다 보니 시간이 화살처럼 흘러 사라졌다. 사람의 일은 늘 계획보다 빠르고, 시간은 그보다 더 빠른 법이다.
‘파주일성록’이라 이름하여 하루하루를 돌아보는 것은 주어진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기 위함이니, 혹 이 글을 읽는 이가 있다면 그 또한 반복되지 않는 오늘 하루를 의미 있게 보내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에 오늘의 성찰을 적노라.
“하루를 살피면, 나아갈 길이 보인다.”
2025년 11월 14일(금)
을사년 십일월 십사일, 날씨 맑음.
한 주의 시작이 엊그제 같더니 어느새 금요일이 되어 있었다. 시간의 흐름이 빠르다는 것을 새삼 느낀 날이었다.
오전에는 박찬희 팀장, 최승환 팀장과 함께 신규 홈페이지 기능을 면밀히 검토하였다. 이후에는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에서 드디어 준비가 되었다는 듯 사업비 신청 서류를 보내왔는데, 일곱 쪽에 이르는 양식을 어제 밤 늦게 보내고 오늘 14시까지 제출하라 하니 숨이 찰 만큼 빠듯하였다.
점심은 얼큰한 돼지국밥으로 하였는데, 얼큰함이 지나쳐 물잔을 여러 번 들이키지 않을 수 없었다. 파주는 서울보다 가격이 한결 착하고 반찬도 넉넉히 내어주니, 짧은 점심이 작은 행복이 되고 있다.
오후에는 협약서 문구를 다듬고, 운영위원회 회의록과 사무편람을 정리하고 있었더니 함정희 팀장께서 전화를 주셨다. 원앙 축제를 앞두고 사람 손이 더 필요하다 하기에 그 말에 화답하여 “그렇다면 원앙 종이 공예에 도전해 보겠습니다.” 하고 답하였다. 그런데 원앙 팔찌 만들기를 하라고 한다.
이어서 내일 있을 습지 투어 준비를 도우니 하루가 순식간에 흘러가 버렸다. 분주한 날이었으나 움직임마다 의미가 서려 있어 마음은 도리어 편안하였다.
오늘 하루를 이렇게 살았으니, 이 글을 읽는 이 또한 각자의 하루를 성실히 보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에 오늘의 성찰을 적노라.
“바쁨 속에도 맛이 있다.”
2025년 11월 17일(월)
을사년 십일월 십칠일, 날씨 추움.
오늘은 찬 기운이 유난히도 깊어 바람 끝마다 겨울의 기척이 스며 있었다.
오전에는 건강 검진으로 휴가를 내었다. 위의 상태가 깨끗하다 하니 마음이 놓였으나, 피를 많이 뽑은 탓인지 정신이 몽롱하여 오후에는 재택 근무하였다. 몸은 느슨하였으나 하루가 조용히 흐르는 데에는 그 나름의 의미가 있었다.
오후에는 오전에 요청한 업무들에 대한 피드백이 차례로 도착하고, 검토 자료도 함께 보내왔다. 공간은 멀리 떨어져 있으나 전화와 톡이 이어지니
마음만큼은 가까운 곳에서 함께 일하는 듯하였다. 일은 사람의 거리보다 뜻의 거리로 이어지는 법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팀원들이 모니터를 두 대나 쓰게 된 탓인지 유난히 속도가 붙는 듯하여 웃음이 지어졌다. 작은 장비 하나가 마음의 효율까지 높여주는 것이니, 일에는 물리적 도구도 큰 몫을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오늘의 성찰을 적노라.
“몸은 멀어도 마음은 가깝다.”
2025년 11월 18일(화)
을사년 십일월 십팔일, 날씨 맑음.
오늘도 어제에 이어 찬 기운이 매서웠다. 허나 파주에 오래 사는 이들은 “아직 추위는 멀었다”며 이를 시원하다 하고 웃어 넘기니, 땅과 더불어 사는 이들의 담담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오전에는 파주팀 회의와 팀장 회의가 연이어 있었다. 이야기가 오가고 안건이 이어지다 보니 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 점심에는 뜨끈한 국물로 속을 데우니 잠시나마 몸과 마음에 온기가 돌아왔다.
오후에는 ‘독수리 식당’ 프로젝트와 관련하여 지역의 여러 분들과 만나 향후 일정과 방향을 나누었다. 하늘을 나는 독수리처럼 이 일이 멀리, 그리고 높이 뻗어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저녁에는 강사선정위원회 1차 시연이 있었다. 기대보다 더 능숙하게 해내니 마치 물 만난 고기처럼 떨림 속에서도 기량을 펼쳐 보였다. 기회와 무대가 주어지기를 기다려온 이들의 마음이 한순간 빛을 발하는 듯하였다.
이에 오늘의 성찰을 적노라.
“재주는 때를 만나야 빛난다.”
2025년 11월 19일(수)
을사년 십일월 십구일, 날씨 맑음.
하늘은 맑았으나 공기는 서늘하여 겨울의 발자취가 가까운 듯하였다.
오전에는 생태습지투어 2회차를 운정호수공원에서 시립 해봄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진행하였다. 박경화 선생과 김명숙 선생이 강사로 나서 새봄어린이집 아이들과 함께 버드케이크를 만들어 새들을 위한 작은 밥상을 차려주니, 아이들의 손놀림 속에 생명을 향한 마음이 담겨 있었다.
강사 분들과 함께 점심을 나누고 싶었으나 다음 일정들이 있어서, 파주팀이 늘 오가던 길을 따라 조용히 돌아갔다고 한다. 팀원들이 오기를 기다렸다가 늦은 점심을 함께하였다. 날씨가 추워 따뜻한 국물이 생각났는데, ‘맛있는 중국집’이라는 이름의 가게에 들렀다. 이름처럼 음식이 참으로 맛있어서 춥던 몸이 조금이나마 녹아내렸다.
오후에는 금주 중으로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의 사업비가 입금될 것이라 했기에 생태모니터링 보고서 초안 작업과 교구 제작 관련 용역 준비에 힘을 기울였다. 페이퍼 작업은 끝이 없으니 잠시도 마음을 놓기 어려웠다.
그러던 중 이번 주말 예정이던 ‘성동 원앙축제’가 서울시 서대문구에서 발견된 기러기 사체에서 조류 인플루엔자가 확인됨에 따라 탐조 및 생태·교육 행사를 중단 또는 연기하라는 공문이 접수되었다. 부득이하게 12월로 미루게 되었다 하니, 이를 준비하던 이들의 아쉬운 얼굴이 떠올라 마음이 저릿하였다.
기쁨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하루였으나, 모든 일은 자연의 흐름 속에서 순리대로 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오늘의 성찰을 적노라.
“때를 따라 걸어야 한다.”
2025년 11월 20일(목)
을사년 십일월 이십일, 날씨 흐리다가 맑음.
이른 아침에는 하늘이 흐렸으나 한낮이 가까워질수록 조금씩 빛이 열렸다.
오전에는 탄소중립팀이 교육 현장으로 나갔고, 환경교육팀은 저녁에 있을 2차 강사선정위원회를 준비하느라 바삐 움직였다. 각 팀의 움직임 속에 하루가 조용히, 그러나 단단하게 흘러갔다.
늦게 도착한다 하던 염형철 센터장이 뜻밖에 일찍 도착하여 함께 점심을 고민하였다. 어제 들렀던 가게가 맛이 좋아 다시 그곳을 찾았다. 간짜장 · 짜장면 · 울면 사이에서 의견이 오갔고, 옆 테이블 사람이 무척 맛있게 먹는 음식을 물어보니 ‘해물짜장’이라 하여 다음엔 그것으로 하자는 데에 마음이 모였다. 작은 점심이었으나 웃음과 대화가 있어 한결 따뜻했다.
오후에는 센터 홈페이지 구축을 논의하는 회의와 내부 업무를 처리하다가 강사선정위원회 준비를 위해 먼저 자리를 옮겼다.
이번에는 진행팀에서 김밥을 준비해 주어 허기를 달래며 시연을 보았다. 저녁 18시 30분부터 21시 30분까지 29명의 시연을 모두 보니, 춥기도 하고 집중력이 떨어지기도 하였다. 그러나 각자의 떨림 속에서도 그동안 갈고닦은 기량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심사위원들은 다양한 관점에서 평가하여 스무 명을 최종 선정하였다. 함께하지 못한 이들이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센터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가 스무 자리뿐임을 생각하니 마음 한켠이 무거웠다.
그 탓인지 열 시가 넘어 파주를 떠나 돌아오는 길은 유난히 깊고 조용하였다.
이에 오늘의 성찰을 적노라.
“재주를 고르는 일도 어렵고, 그 재주를 쓰는 일은 더욱 어렵다.”
2025년 11월 21일(금)
을사년 십일월 이십일일, 날씨 맑음.
어제 일이 늦게 끝난 탓에 유연근무를 시행하라는 대표의 승인이 있었으나, 나는 평소와 다름없이 정시에 출근하였다.
2층 탕비실에서 따뜻한 차를 타면서 작년 겨울에 혼례를 올린 보경 주임에게 종이로 만든 원앙 한 쌍을 전하였다. 집에 잘 가져가겠다 하니 작은 정성이 전해진 듯 보람이 느껴졌다.
이어서 승환 팀장이 가장 먼저 출근하고, 윤주 쌤, 정민 쌤이 도착하였다. 찬희 팀장은 병원에 들렀다 온다하여 조금 늦었다. 팀원들이 하나둘 모여드는 모습을 보니 사무실 아침 공기가 한결 따뜻해졌다.
점심은 다들 몸을 보하려 곰탕을 먹었고, 나는 육회비빔밥을 택하였다. 참기름이 한 방울 더해졌더라면 더욱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스쳐 지나갔다. 파주의 밥상은 언제나 소박하나 든든하여 잠시나마 마음까지 채워준다.
오후에는 주민자치회 간담회 자료를 살펴보고, ‘율곡별시’ 운영계획 초안을 다듬었다. 그리고 어제 마무리된 강사 선정 결과 보고서를 검토하고, 결재하였다. 이어 대상자들에게 보낼 문구를 하나하나 정성스레 손보는 모습에 숟가락 하나를 얹는 마음이 아니라, 온기를 더하고자 하였다.
사소한 일 하나도 허투루 지나지 않고 사람과 일에 마음을 담았으니 오늘 하루가 조용히 빛났다.
이에 오늘의 성찰을 적노라.
“일은 작아도 마음을 다해야 한다.”
2025년 11월 24일(월)
을사년 십일월 이십사일, 날씨 맑음.
한 주의 시작이건만 이번 주는 어느 때보다 긴장이 되는 주였다. 아내가 오송으로 이박삼일 교육을 가기 때문이니, 집안의 작은 일들이 모두 나에게로 기울어졌다. 그 때문인지 아이도 평소보다 이른 아침에 눈을 떴다.
부지런히 파주로 향하였으나 마음과 달리 몸은 더뎠다. 세상사는 마음이 앞서도 걸음은 제 속도로만 움직이는 법이다.
오전에는 파주팀회의를 하고, 독수리 쉼터 관련 자료를 아카이빙하니 어느새 점심시간이 되었다. 오늘의 점심은 새로 문을 연 콩나물국밥집이었으나 반찬이 다소 아쉬웠다. 새 식당이란 기대와 달리 시작이 더딜 때도 있는 법이다.
오후에는 생태 모니터링 강사비를 집행하고, 본격적인 사업 지출 준비에 착수하였다. 행정에서는 홈페이지 관련 논의가 필요한 듯 자주 올라와 의견을 구하였다. 여러 일들이 얽혀 분주히 움직이다 보니 어느새 퇴근 시간이 되어 있었다.
돌아오는 길 또한 가는 길만큼 멀고 길었다. 그러나 긴 하루를 채워 왔다는 생각에 마음은 묵직하되 흐트러짐이 없었다.
이에 오늘의 성찰을 적노라.
“마음은 급하나 걸음은 천천히 가는 법이다.”
2025년 11월 25일(화)
을사년 십일월 이십오일, 날씨 비 오고 흐림.
아침에는 부슬비가 내리더니, 함께 차를 타고 파주로 향할 즈음에는 빗줄기가 굵어지기 시작하였다. 오늘 저서무척추동물 모니터링이 예정되어 있어 걱정이 앞섰으나 오후로 일정을 미루었다 하니 다행이었다.
오전에는 한강조합 주간업무회의를 마치고, 여러 서류를 정리하다 보니 어느새 점심 시간이 되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새로 문을 연 모밀집을 찾았으나, 또 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지는 않았다. 무릇 가게도 사람의 첫 인상과 같이 첫 맛이 깊어야 오래 남지 않을까 싶다.
오후에는 육아 때문에 휴가를 내어 토론회에 참석하시는 염대표님과 동행하였다. 이동하는 사이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활동가라 하나 관리자급은 경영의 마음을 함께 품어야 함을 다시금 느끼는 시간이었다.
어린이집에서 딸을 하원 시켜야 하는데, 짬이 나서 도서관에 들렀다. 가방이 터질 만큼 책을 빌려 나오니 어깨는 무거웠으나 마음은 풍성했다. 집에 들려 가방만 내려놓고, 예전에 서울시에서 함께 일했던 박성제 팀장님께 들렀다. 사무관 퇴직 후 사무실을 열고 또 다른 가능성을 찾아가는 모습이 반가우면서도 멋있었다. 응원의 마음을 보태고자 딸과 함께 찾아뵈었다.
아내가 내일까지 교육이라 저녁에는 처가에 들러 함께 식사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비 내린 하루였으나 사람과 인연, 가족과 일상이 조용히 빛난 날이었다.
이에 오늘의 성찰을 적노라.
“비 속을 걸어도 길은 있다.”
2025년 11월 26일(수)
을사년 십일월 이십육일, 날씨 맑음.
어제는 비가 내려 걱정이 되었으나, 오늘은 센터의 여러 활동을 아는 듯 하늘이 맑게 갰다. 뿌연 기운이 걷히고 파란 하늘이 드러나니 일하기 좋은 하루가 되었다.
오전에는 운정호수공원에서 유치원을 대상으로 한 습지투어 3차가 진행되었고, 이어 생태모니터링(어류편)을 이완옥 박사님과 성무성 소장이 함께 실시하였다. 비가 내린 뒤라 물이 차가워서인지 물고기들은 더 깊은 곳으로 숨어든 듯, 첫 회차보다 눈에 띄는 개체가 적었다.
모니터링을 마칠 무렵 수달의 흔적으로 보이는 분변을 발견하였으나 기존 모니터링에 참여한 분의 견해를 들은 끝에 새의 분비물로 판별하였다. 수달의 흔적이었다면 큰 발견이 되었을 터라 아쉬움이 남았다.
현장을 떠나던 길에 박경화 선생님과 김명숙 선생님이 리드하는 어린이집 아이들을 만나 방금 관찰한 작은 물고기를 보여주고, 살짝 만져볼 수 있게 해주었다. 이때 너무 힘을 주지 않도록 하고 “예쁘다”라고 다정히 말하는 것이 중요했다. 아이들의 눈이 반짝이고 작은 손끝이 조심스레 움직이니 생명을 마주한 순간의 순수함이 전해졌다.
점심은 습지투어 팀과 함께했다. 박경화 선생은 오전 휴가로 왔기에 함께하지 못하였다. 지난번에 이어 들렀던 보리밥집은 여전히 담백하고 맛이 있었다. 법인카드를 가져오지 못해 개인카드로 결제하였으나, 함께하는 이들에게 먼저 착한 가겨의 메뉴를 고르고 “드시고 싶은 것을 고르라” 하니 잠시나마 웃음꽃이 피었다.
오후에는 탄소중립팀이 운정동 주민자치회와 간담회가 있어 팀을 둘로 나누어 활동하였다. 교육 수요가 높다는 1차 평가 결과에 따라 교육팀의 박찬희 팀장도 함께 참석하였다.
윤주쌤과 사무실로 먼저 복귀해 업무를 보고 있는데, 센터장님과 팀원들이 뒤이어 돌아왔다. 이어 센터장님과 함께 바로 아래층에 있는 파주시 자원순환과 과장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협력 방안을 논의하였다. 시간이 흐를수록 짐과 일감이 늘어나는 듯하여 마음 한켠이 무거워지기도 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지하철에서는 눈이 감기기도 했다. 어젯밤 자주 깨어 잠이 부족한 탓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오늘은 2박 3일의 교육을 마치고 아내가 집으로 돌아오니 육아의 짐이 조금은 덜어질 것 같아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심지어 호두과자까지 사왔으니 더없이 고마웠다.
이에 오늘의 성찰을 적노라.
“수고에는 반드시 보답이 있다.”
2025년 11월 27일(목)
을사년 십일월 이십칠일, 날씨 비 오고 흐림.
아침부터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쏟아졌다. 이 비가 그치면 더 추워질 것 같은데, 파주에서 맞는 첫 겨울이 걱정되었다. 그러나 왕년에 혹한기를 두 차례나 버텼던 몸이니 이번 겨울도 잘 견뎌 보자는 다짐을 했다. 비록 현역에서 예비군으로, 예비군에서 민방위까지 모두 끝나 그 시절의 유효기간은 이미 지났지만 말이다.
오전에는 어제 아내가 사온 호두과자를 가지고 왔다. 비가 오기에 최승환 팀장은 정민쌤과 함께 나가 지난번 내기에서 진 커피를 사 와서 함께 나누어 먹었다. 그 즈음 문구 배송이 와서 다들 새로운 문구들에 관심이 쏠렸다. 특히나 원목으로 된 모니터 받침대에 말이다.
나에게는 노트북 쿨 거치대를 설치해 주었는데, ‘노트북으로 열나게 일해도 무탈하라’는 뜻이 아닐까 싶다. 무탈은 노트북인지, 내 몸인지 잘 모르겠다. 심지어 불도 들어오는 제품이라 전기요금이 더 나오지 않을까 걱정되었다. 예전에 여의도샛강생태공원 민간위탁을 담당하며 전기세만 월 200만 원 가까이 납부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기 때문이다.
점심에는 지난번 윤주쌤이 휴가로 함께하지 못했던 ‘금대패’라는 식당에 갔다. 주문하자마자 모두 집게를 들고 샐러드바로 향했고, 접시 위로 야채가 산처럼 쌓였다. 종업원은 이러한 우리를 기억한 듯 “어, 지난번에 오신 분들이군요” 하며 인사를 했다. 그리고 오늘도 고기를 추가로 주문했다. 이 점이 그녀들이 우리를 기억한 것은 아닌가 싶기도 했다. 더욱이 추가분은 내가 계산하겠다 하니 최승환 팀장은 “복권이라도 당첨되셨나요?” 하고 웃었다. 함께 맛있게 먹으면 그만인데 말이다. 사실은 아이도 이제 분유와 기저귀를 쓰지 않을 나이가 되고, 어제 유치원에 선발되어 마음에 조금은 여유가 생긴 덕분이었다. 점심을 실컷 먹었는데, 뒤에서 공동 1등은 윤주쌤과 정민쌤이었다.
사무실에 돌아와서는 사회적협동조합 동행 ‘후원의 밤’ 행사에서 발표를 맡은 박찬희 팀장의 리허설을 함께 보았다. 모두가 피드백을 보탰고, 그 의견을 행사에서 잘 반영한다면 최고의 발표자가 될 것이라 다들 입을 모았다. 윤주쌤은 이후 전화 통화를 하면서도 잊지 말라고 강조했다.
이후에는 ‘파주시민과 함께하는 율곡별시’ 운영계획을 작성하였는데, 생각보다 챙겨야 할 일이 많았다. 하지만 재미있고 의미 있게 해내고 싶은 마음이 컸다. 이것이야말로 내가 파주에 남길 수 있는 흔적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에 오늘의 성찰을 적노라.
“부지런하되 게으르지 않는다.”
2025년 11월 28일(금)
을사년 십일월 이십팔일, 날씨 맑음.
아침에는 탄소중립을 위하여 카풀을 시도하였으나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각자 서울에서 파주로 향하게 되었다. 경의중앙선 대곡역에서 정민쌤을 만나 이를 축하하고자 캔커피를 쏘았는데, 2+1 행사여서 하나가 남았다. 가장 먼저 사무실에 도착한 이에게 주기로 하였고, 문을 연 이는 최승환 팀장이었으므로 그가 오늘의 행운권을 얻었다. 이어서 진천에서 올라온 배추를 맛보았는데 아주 달고 신선하여 금세 동이 나 버릴 정도였다.
오전에는 지역사회와 긴밀히 연계하고자 ‘파주맘’과 첫 업무협약을 맺었다. 대표님이 파주에 산 지 30여 년이 되었다 하니 지역에 대한 애정이 깊이 느껴졌다. 이렇듯 관심과 애착을 가진 이들이 모이면 지역 변화의 주체가 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점심은 시래기국을 먹으려 했으나 만석이라 다른 식당으로 발길을 돌렸다. 손님이 한 명도 없어 처음엔 불안했으나 반찬이 하나같이 맛이 좋았고, 메인으로 시킨 동태탕과 고등어 김치찜은 더욱 훌륭하였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배부르게 먹으니 살이 찌지 않을까 고민이 들기도 했다.
오후에는 센터 명칭 공모전 결과가 시 홈페이지에 게시되자 여러 문의가 이어졌다. 이제 다음 절차들을 밟아야 한다 생각하니 조금 걱정도 앞섰다. 독수리 쉼터 활동을 위한 ‘먹이 주기’ 참여 홍보 웹자보도 진행되었고, 한 해의 마지막 달에 마무리 하기 위한 송년회 준비 또한 착착 이루어졌다.
이에 오늘의 성찰을 적노라.
“마음을 합하면 힘이 모인다.”
#사회적협동조합한강 #파주시환경통합센터 #파주일성록
사회적협동조합 한강은
파주시 환경통합센터를 위탁 받아 9월 1일부터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파주에서의 활동을 기억하기 위해 조금 다르게 , 일성록의 형식을 빌려 '파주일성록'으로 기록해 보았습니다. 이 기록은 시간이 남아서 쓴 것이 아니라, 바쁜 하루 속에서 시간을 내어서 만들어 낸 오늘의 흔적입니다. 앞으로 더욱 분주해질 일상을 생각하면, 11월 본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오늘'을 더 의미 있고, 가치 있게 보내기를 바라며....
2025년 10월 30일
파주일성록 서문(序文)
파주는 예로부터 강과 들이 넓어, 바람이 머물고 새가 깃드는 고장이라 하였다. 이곳에 세워진 환경통합센터는, 사람과 자연이 더불어 사는 길을 모색하며 생명과 평화의 씨앗을 틔우고자 함이라.
세상사 빠르고 사람 마음은 바쁘니, 오늘의 일은 쉬 잊히고, 내일의 뜻은 미루어지기 쉽다. 그러나 한 걸음의 실천과 한 줄의 기록이 천년의 길을 여는 초석이 됨을 옛 성현이 이미 가르쳐 주었느니라.
이에 우리들은 뜻을 모아 『파주일성록(坡州日省錄)』이라 이름하고, 날마다의 일을 기록하고, 날마다의 마음을 살피기로 하였다. 이는 조선 선왕들이 날마다 자신을 반성하고 정사를 기록하던 『일성록(日省錄)』의 뜻을 이어받은 것이며, 오늘날 환경과 생명을 돌보는 마음을 그 정신에 더한 것이라.
파주일성록은 단지 업무 일지(日志)가 아니요, 사람과 자연, 민관협력으로 함께 엮은 마음의 연대기이다. 어느 날은 나무 한 그루를 심고, 어느 날은 아이의 웃음을 기록하며, 또 어느 날은 잘못된 길을 반성하고 새 방향을 세우리라.
그리하여 이 기록이 쌓여 훗날 누가 파주의 길을 묻거든, “그들은 날마다 자신을 살피며 자연과 더불어 걸었던 이들이다.” 이렇게 전해지기를 바란다.
을사년 시월에,
파주시 환경통합센터의 뜻을 모아 쓰다.
2025년 10월 31일
을사년 시월 삼십일일, 종일 흐림.
이 날 아침부터 하늘이 낮게 깔리고, 바람은 차갑지 않으되 묵직하게 흘렀다. 온종일 흐린 기운이 산천을 덮으니, 사람의 마음 또한 고요히 가라앉았다.
오전에는 경기도민의 기후위기 인식을 높이고, 정책의 뜻을 함께 나누고자 하는 ‘경기도 서부권 기후행동 지원’ 사업 협약을 위해 김포로 향하고자 하였으나,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으로부터 준비가 아직 덜 되었다는 연락이 있어 월요일로 일정을 미루었다. 비록 발걸음은 멈추었으나, 뜻은 여전히 앞을 향해 있었다.
오후에는 파주시 생태계 모니터링을 위한 사전 준비를 하고, ‘생명평화 습지투어’ 홍보를 위해 현수막을 내걸었다. 이어 ‘독수리 식당 프로젝트’를 논의하고자 여러 분야의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지역의 문제, 남북의 문제, 나아가 세계의 문제를 하늘을 나는 독수리의 눈으로 바라보며 뜻을 모으니, 작은 걸음 하나에도 미래의 기운이 서린 듯하였다.
한편, 파주시 환경정책과와 환경통합센터의 비전을 담은 명칭 공모전이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는데, 모인 이름이 이미 200여 건에 이른다 한다. 이는 시민들이 환경의 일에 마음을 보태고, 함께 길을 만들고자 하는 뜻이 모인 결과라 하겠다.
비록 하늘은 종일 흐렸으나, 사람들의 의지와 환경을 향한 마음은 더욱 밝게 빛났다.
이에 오늘의 성찰을 남긴다.
“하늘은 흐려도 뜻은 밝도다.”
2025년 11월 03일(월)
을사년 십일월 삼일, 날씨 맑음.
기후의 변화가 심하여, 비록 십일월 초라 하나 공기는 이미 영하에 닿았다. 그럼에도 하늘은 한없이 맑고 푸르러, 옛 사람이 이르던 ‘천고마비(天高馬肥)’의 뜻이 새삼 떠올랐다. 허나 이제는 하늘보다 손안의 작은 화면을 더 오래 바라보는 이가 많으니, 높은 하늘을 우러르는 마음이 점점 멀어지는 듯하였다.
월요일 아침, 파주팀이 모여 지난 주를 돌아보고 다가올 한 주의 뜻을 함께 세웠다. 이날부터는 누구 하나 빠짐없이 입을 열게 하였으니, 서로의 말이 물결이 되고, 그 흐름 속에서 길이 열렸다.
점심 무렵에는 파주시 주민자치회 회장과 마주 앉아 식사와 차를 함께하며 2026년의 앞날을 그려보았다. 파주의 변화는 행정의 손끝에서만이 아니라 시민의 마음에서 비롯되어야 함을 다시금 확인하였다.
오후에는 ‘2025년 경기도 서부권 기후행동 지원’ 사업 협약서에 도장을 찍고 마침내 준비를 마무리하였다. 내년 1월까지 달려갈 길의 초입에 선 셈이라, 마을을 새로이 다져졌다. 이를 거들 듯, 이정민 활동가는 명함을 총알처럼 든든히 마련하여 현장의 발걸음이 힘을 얻도록 하였다.
저녁에는 센터장이 ‘파주시 환경운동연합’과 만나 지역의 변화를 도모하고, 함께 결의를 굳게 다진다고 하였다. 사람의 뜻이 한마음이 되면 작은 모임이 큰 흐름이 되리라 믿었다.
오늘의 하늘은 유난히 맑고, 사람들의 마음 또한 밝았다.
이에 오늘의 성찰을 적노라.
“뜻이 합하면 일이 이뤄진다.”
2025년 11월 04일(화)
을사년 십일월 사일, 날씨 맑음.
오늘은 파주를 잠시 떠나 서울 성동의 중랑천으로 향하였다. ‘딜로이트 생물다양성 증진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함이었다.
비록 머무는 땅은 달랐으나, 마음은 여전히 한강의 흐름과 맞닿아 있었다. 이영원 선생, 민권식 선생, 이상원 선생, 김선영 팀장과 뜻을 모아 새로이 입사한 딜로이트 아흔세 사람에게 WWF와 함께 자연의 이치를 전하고 생태의 감수성을 일깨웠다.
햇살이 맑고 바람이 고요하니, 강가의 풀잎이 잔잔히 흔들리며 사람의 말을 듣는 듯하였다. 짧은 시간과 활동이었으나, 그 마음이 모이면 곧 생명과 배움의 숲이 되리라 믿었다.
이에 오늘의 성찰을 적노라.
“먼 길은 가까운 데서부터.”
2025년 11월 05일(수)
을사년 십일월 오일, 날씨 맑음.
하늘이 높고 바람이 맑았다. 공기의 결이 차가워졌으나, 햇살은 여전히 부드러웠다.
오전에는 운정호수공원에서 어류와 저서무척추동물의 생태모니터링을 시행하였다. 물결 사이를 헤치며 생명의 흔적을 살피니, 작은 물고기와 수서생물들이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사람의 발길이 잦아도 생명은 스스로의 질서를 품고 흐르니, 이를 바라보는 마음이 숙연하였다.
오후에는 ‘경기도 서부권 기후행동 프로그램’을 위한 행정 서류를 정비하였다. 문서 한 장, 도장 하나에도 내일의 기후가 스며 있음을 생각하니, 책상 위의 일이 곧 들판의 일과 다르지 않았다.
자연을 살피고, 제도를 다듬는 일이 하루의 두 축이 되어 맞물린 셈이었다.
이에 오늘의 성찰을 적노라.
“사물을 살피면 뜻을 얻는다.”
2025년 11월 06일(목)
을사년 십일월 육일, 날씨 맑음.
하늘은 높고 공기는 투명하였다. 아침에는 서늘한 바람이 불었으나 낮에는 햇살이 따뜻하여, 가을의 끝과 겨울의 첫머리가 맞닿는 것 같았다.
오전에는 파주의 새로운 활동을 모색하고자 박평수 이사님과 기획회의를 가졌다. 생태와 조류 그리고 미래의 길을 이야기 하다보니, 말마다 씨앗이 되고 생각마다 방향이 세워졌다. 작은 모의라 하나, 그 안에 내일의 변화가 깃들어 있음을 느꼈다.
오후에는 파주시 환경통합센터의 명칭 공모전 심사위원회를 열었다. 수많은 이름 가운데 바르고 깊은 뜻을 고르려 하니 힘들었다, 하지만 이름 하나에도 정신이 깃드는 법이라 모두가 심사숙고하였다.
저녁에는 통합센터 강사 선정 과정이 예정되어 있어, 함께 할 이들을 살피고 그 뜻을 헤아리고자 하였다. 사람을 세우는 일은 곧 뜻을 세우는 일이니, 오늘의 모든 과정이 하나의 맥락으로 이어졌다.
이에 오늘의 성찰을 적노라.
"이름이 바르면 일이 이루어지고, 사람이 화합하면 일이 흥한다.”
2025년 11월 07일(금)
을사년 십일월 칠일, 날씨 맑음.
오늘은 절기상 입동이라 하나, 하늘은 맑고 공기는 오히려 따뜻하였다. 마치 하늘도 내가 한강조합에 몸을 담은 지 삼 년째 되는 날임을 알고 조용히 축하해주는 듯하였다. 세 해의 날들이 쌓여 오늘에 이르렀으니, 그 길이 길지 않으나 결코 가볍지 않았다.
오전에는 수달 활동가 김명숙 선생이 파주에 귤을 들고 찾아오셨다. 함께 나누어 먹으며 파주에서 연계할 수 있는 여러 생태 프로그램과 앞날의 협력 방안을 긴히 논의하였다. 귤의 향기와 이야기의 온기가 어우러져, 작은 사무실 안이 한결 따뜻해졌다.
오후에는 한 주 동안 쌓였던 문서를 정리하고, 다가오는 일요일의 행사와 새로운 한 주를 위한 업무 준비로 분주히 움직였다. 서류를 정돈하며 지난 시간을 돌아보니, 기록은 곧 발자취요, 발자취는 곧 마음의 길이었다.
오늘은 절기의 시작이자 또 다른 여정의 첫머리였다. 이에 오늘의 성찰을 적노라.
“세월이 쌓이면 뜻은 더욱 굳어진다.”
2025년 11월 10일(월)
을사년 십일월 십일, 날씨 맑음.
오늘은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식과 보행자의 날 등 여러 기념일이 한날에 겹친 날이었다. 나라를 위해 헌신한 이들을 기리는 마음이 하늘의 맑음과 더불어 고요히 번졌다. 파주는 경기도 북부라 그런지, 서울보다 한결 찬 기운이 돌았다.
오전에는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다가올 일을 함께 나누는 회의 시간을 가졌다. 흘러온 세월 속에서 우리가 걸어온 길을 헤아리니, 지나온 날들이 한결 또렷이 마음에 새겨졌다.
오후에는 새 공용차가 나왔기에 센터의 여러 이들이 함께 모여 고사를 지냈다. 차량이 무사히 다니고, 그 길 위의 모든 일이 순탄하기를 기원하였다. 비록 간단한 의식이었으나,
그 속에 서로의 안전과 무탈을 바라는 마음이 담겼다. 고사의 낭독은 음성으로도 남겼으니, 뜻이 궁금한 이들은 들어보아도 좋을 것이다.
하늘은 맑고 바람은 차가웠다. 추모의 마음과 새로운 출발의 다짐이 한자리에 어우러진 날이었다.
이에 오늘의 성찰을 적노라.
“공경으로 일을 시작하고, 화합으로 일을 이룬다.”
2025년 11월 11일(화)
을사년 십일월 십일일, 날씨 맑음.
오늘은 농업인의 날이라 하나, 세상은 ‘빼빼로 데이’라 하여 책상 위에 빼빼로가 소풍처럼 펼쳐졌다. 단맛이 지나치다 싶어 조심하려 하였으나, 결국 마음이 먼저 빼앗겨 한 봉지를 열고 말았다. 세월이 달라져도, 작은 선물 하나에 웃음이 피어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같다.
오후에는 휴가를 내어 한강조합 최연소 타이틀을 가진 아이의 유치원 입학 상담에 다녀왔다. 선발 인원이 적어 마음이 조마조마하나, 좋은 인연으로 이어지기를 바랄 뿐이다.
한편, 구두로 약속하신 분이 속히 조합의 새로운 막내 타이틀을 이어가기를 기원한다. 조합의 길이 세대를 넘어 이어지는 일은 가장 든든한 희망의 징표이니 말이다.
저녁에는 환경통합센터 강사선정 교육 과정의 마지막 강의와 수료식이 예정되어 있는데, 서른 명의 교육생이 모두 수료한다는 소식에 그 열정과 노고가 놀라울 따름이다. 배움의 끝은 곧 실천의 시작이라, 그들의 걸음이 파주의 새 바람이 되기를 바란다.
하루는 단맛으로 시작하여, 희망과 배움으로 마무리되었다. 이에 오늘의 성찰을 적노라.
“작은 일이 쌓여 큰 뜻을 이룬다.”
2025년 11월 12일(수)
을사년 십일월 십이일, 날씨 맑음.
하늘은 청명하고 바람은 고요하였다. 햇살이 부드럽게 내려앉아 하루의 시작을 맑게 열어주었다.
오전에는 생태모니터링 결과 보고서가 곳곳에서 속속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그동안의 노력이 결실로 드러나니 기쁘기도 하였으나, 후속 조치로 이어져야 하기에 마음 한켠이 무거워졌다. 이 와중에도 운영위원회 자료를 정리했기에 시간이 흘러가는 줄도 몰랐다.
오후에는 마침내 파주시 환경통합센터의 첫 번째 운영위원회가 열렸다. 부득이 한 분만 자리를 비우고 모든 위원이 참석하였으니, 첫 모임답게 서로의 얼굴에 기대와 긴장감이 함께 비쳤다.
보고 사항 두 건과 논의 사항 두 건이 있었는데, 첫 번째 안건인 2026년 사업계획은 의견 수렴을 받아 통과되었다. 이어 두 번째 안건이었던 명칭이 '파주환경센터 에코온’으로 확정되었다. '에코온’이라 함은 환경의 불빛을 켜고, 생명의 온기를 나누는 뜻이니 이날이 곧 새로운 이름이 세워진 날이 되었다.
회의를 마친 뒤에는 센터 직원 중 한명 빼고 모두 파주의 장단콩으로 만든 두부로 맛난 저녁을 함께하였다. 부드러운 맛 속에 서로의 노고를 위로하고, 앞으로의 길을 다짐했을 것이다.
오늘은 한 기관의 이름이 정해지고, 그 뜻이 세상에 드러난 날이었다. 이에 오늘의 성찰을 적노라.
“이름이 서면 길이 열린다.”
2025년 11월 13일(목)
을사년 십일월 십삼일, 날씨 흐린 뒤 맑음.
오늘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있는 날이라, 평소와 달리 거리가 한산하였다. 수험생들의 마음만큼이나 도시의 움직임도 잔잔히 가라앉아 있었다.
오전에는 주문해 두었던 모니터와 컴퓨터가 사무실에 도착하여 이를 정비하느라 분주하였다. 바꾸어놓고 보니 그동안 버벅거렸던 기계들이 이제는 제 역할을 다하리라는 생각에 잠시나마 미소가 지어졌다. 작은 개선이지만, 일이 막힘없이 흐른다는 것은 큰 보탬이 된다.
늦은 점심을 먹은 뒤에는 새롭게 정해진 이름에 맞추어 운영규정을 손보았다. 이름이 바뀌면 정신도 새로워지는 법이라, 문서 한 줄 한 줄에 마음을 다해 정비하였다.
이어 지난 한 달을 돌아보고자 10월 운영결과 보고서 초안을 작성하여 각 팀에 나누어 주었다. 기록을 통해 시간을 돌아보니 흘러간 날들이 한눈에 잡혀 작은 뜻도 다시금 자리를 찾는 듯하였다.
오후 늦게는 행정에서 찾아와 업무 관련 이야기들을 나누다 보니 시간이 화살처럼 흘러 사라졌다. 사람의 일은 늘 계획보다 빠르고, 시간은 그보다 더 빠른 법이다.
‘파주일성록’이라 이름하여 하루하루를 돌아보는 것은 주어진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기 위함이니, 혹 이 글을 읽는 이가 있다면 그 또한 반복되지 않는 오늘 하루를 의미 있게 보내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에 오늘의 성찰을 적노라.
“하루를 살피면, 나아갈 길이 보인다.”
2025년 11월 14일(금)
을사년 십일월 십사일, 날씨 맑음.
한 주의 시작이 엊그제 같더니 어느새 금요일이 되어 있었다. 시간의 흐름이 빠르다는 것을 새삼 느낀 날이었다.
오전에는 박찬희 팀장, 최승환 팀장과 함께 신규 홈페이지 기능을 면밀히 검토하였다. 이후에는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에서 드디어 준비가 되었다는 듯 사업비 신청 서류를 보내왔는데, 일곱 쪽에 이르는 양식을 어제 밤 늦게 보내고 오늘 14시까지 제출하라 하니 숨이 찰 만큼 빠듯하였다.
점심은 얼큰한 돼지국밥으로 하였는데, 얼큰함이 지나쳐 물잔을 여러 번 들이키지 않을 수 없었다. 파주는 서울보다 가격이 한결 착하고 반찬도 넉넉히 내어주니, 짧은 점심이 작은 행복이 되고 있다.
오후에는 협약서 문구를 다듬고, 운영위원회 회의록과 사무편람을 정리하고 있었더니 함정희 팀장께서 전화를 주셨다. 원앙 축제를 앞두고 사람 손이 더 필요하다 하기에 그 말에 화답하여 “그렇다면 원앙 종이 공예에 도전해 보겠습니다.” 하고 답하였다. 그런데 원앙 팔찌 만들기를 하라고 한다.
이어서 내일 있을 습지 투어 준비를 도우니 하루가 순식간에 흘러가 버렸다. 분주한 날이었으나 움직임마다 의미가 서려 있어 마음은 도리어 편안하였다.
오늘 하루를 이렇게 살았으니, 이 글을 읽는 이 또한 각자의 하루를 성실히 보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에 오늘의 성찰을 적노라.
“바쁨 속에도 맛이 있다.”
2025년 11월 17일(월)
을사년 십일월 십칠일, 날씨 추움.
오늘은 찬 기운이 유난히도 깊어 바람 끝마다 겨울의 기척이 스며 있었다.
오전에는 건강 검진으로 휴가를 내었다. 위의 상태가 깨끗하다 하니 마음이 놓였으나, 피를 많이 뽑은 탓인지 정신이 몽롱하여 오후에는 재택 근무하였다. 몸은 느슨하였으나 하루가 조용히 흐르는 데에는 그 나름의 의미가 있었다.
오후에는 오전에 요청한 업무들에 대한 피드백이 차례로 도착하고, 검토 자료도 함께 보내왔다. 공간은 멀리 떨어져 있으나 전화와 톡이 이어지니
마음만큼은 가까운 곳에서 함께 일하는 듯하였다. 일은 사람의 거리보다 뜻의 거리로 이어지는 법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팀원들이 모니터를 두 대나 쓰게 된 탓인지 유난히 속도가 붙는 듯하여 웃음이 지어졌다. 작은 장비 하나가 마음의 효율까지 높여주는 것이니, 일에는 물리적 도구도 큰 몫을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오늘의 성찰을 적노라.
“몸은 멀어도 마음은 가깝다.”
2025년 11월 18일(화)
을사년 십일월 십팔일, 날씨 맑음.
오늘도 어제에 이어 찬 기운이 매서웠다. 허나 파주에 오래 사는 이들은 “아직 추위는 멀었다”며 이를 시원하다 하고 웃어 넘기니, 땅과 더불어 사는 이들의 담담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오전에는 파주팀 회의와 팀장 회의가 연이어 있었다. 이야기가 오가고 안건이 이어지다 보니 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 점심에는 뜨끈한 국물로 속을 데우니 잠시나마 몸과 마음에 온기가 돌아왔다.
오후에는 ‘독수리 식당’ 프로젝트와 관련하여 지역의 여러 분들과 만나 향후 일정과 방향을 나누었다. 하늘을 나는 독수리처럼 이 일이 멀리, 그리고 높이 뻗어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저녁에는 강사선정위원회 1차 시연이 있었다. 기대보다 더 능숙하게 해내니 마치 물 만난 고기처럼 떨림 속에서도 기량을 펼쳐 보였다. 기회와 무대가 주어지기를 기다려온 이들의 마음이 한순간 빛을 발하는 듯하였다.
이에 오늘의 성찰을 적노라.
“재주는 때를 만나야 빛난다.”
2025년 11월 19일(수)
을사년 십일월 십구일, 날씨 맑음.
하늘은 맑았으나 공기는 서늘하여 겨울의 발자취가 가까운 듯하였다.
오전에는 생태습지투어 2회차를 운정호수공원에서 시립 해봄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진행하였다. 박경화 선생과 김명숙 선생이 강사로 나서 새봄어린이집 아이들과 함께 버드케이크를 만들어 새들을 위한 작은 밥상을 차려주니, 아이들의 손놀림 속에 생명을 향한 마음이 담겨 있었다.
강사 분들과 함께 점심을 나누고 싶었으나 다음 일정들이 있어서, 파주팀이 늘 오가던 길을 따라 조용히 돌아갔다고 한다. 팀원들이 오기를 기다렸다가 늦은 점심을 함께하였다. 날씨가 추워 따뜻한 국물이 생각났는데, ‘맛있는 중국집’이라는 이름의 가게에 들렀다. 이름처럼 음식이 참으로 맛있어서 춥던 몸이 조금이나마 녹아내렸다.
오후에는 금주 중으로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의 사업비가 입금될 것이라 했기에 생태모니터링 보고서 초안 작업과 교구 제작 관련 용역 준비에 힘을 기울였다. 페이퍼 작업은 끝이 없으니 잠시도 마음을 놓기 어려웠다.
그러던 중 이번 주말 예정이던 ‘성동 원앙축제’가 서울시 서대문구에서 발견된 기러기 사체에서 조류 인플루엔자가 확인됨에 따라 탐조 및 생태·교육 행사를 중단 또는 연기하라는 공문이 접수되었다. 부득이하게 12월로 미루게 되었다 하니, 이를 준비하던 이들의 아쉬운 얼굴이 떠올라 마음이 저릿하였다.
기쁨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하루였으나, 모든 일은 자연의 흐름 속에서 순리대로 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오늘의 성찰을 적노라.
“때를 따라 걸어야 한다.”
2025년 11월 20일(목)
을사년 십일월 이십일, 날씨 흐리다가 맑음.
이른 아침에는 하늘이 흐렸으나 한낮이 가까워질수록 조금씩 빛이 열렸다.
오전에는 탄소중립팀이 교육 현장으로 나갔고, 환경교육팀은 저녁에 있을 2차 강사선정위원회를 준비하느라 바삐 움직였다. 각 팀의 움직임 속에 하루가 조용히, 그러나 단단하게 흘러갔다.
늦게 도착한다 하던 염형철 센터장이 뜻밖에 일찍 도착하여 함께 점심을 고민하였다. 어제 들렀던 가게가 맛이 좋아 다시 그곳을 찾았다. 간짜장 · 짜장면 · 울면 사이에서 의견이 오갔고, 옆 테이블 사람이 무척 맛있게 먹는 음식을 물어보니 ‘해물짜장’이라 하여 다음엔 그것으로 하자는 데에 마음이 모였다. 작은 점심이었으나 웃음과 대화가 있어 한결 따뜻했다.
오후에는 센터 홈페이지 구축을 논의하는 회의와 내부 업무를 처리하다가 강사선정위원회 준비를 위해 먼저 자리를 옮겼다.
이번에는 진행팀에서 김밥을 준비해 주어 허기를 달래며 시연을 보았다. 저녁 18시 30분부터 21시 30분까지 29명의 시연을 모두 보니, 춥기도 하고 집중력이 떨어지기도 하였다. 그러나 각자의 떨림 속에서도 그동안 갈고닦은 기량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심사위원들은 다양한 관점에서 평가하여 스무 명을 최종 선정하였다. 함께하지 못한 이들이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센터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가 스무 자리뿐임을 생각하니 마음 한켠이 무거웠다.
그 탓인지 열 시가 넘어 파주를 떠나 돌아오는 길은 유난히 깊고 조용하였다.
이에 오늘의 성찰을 적노라.
“재주를 고르는 일도 어렵고, 그 재주를 쓰는 일은 더욱 어렵다.”
2025년 11월 21일(금)
을사년 십일월 이십일일, 날씨 맑음.
어제 일이 늦게 끝난 탓에 유연근무를 시행하라는 대표의 승인이 있었으나, 나는 평소와 다름없이 정시에 출근하였다.
2층 탕비실에서 따뜻한 차를 타면서 작년 겨울에 혼례를 올린 보경 주임에게 종이로 만든 원앙 한 쌍을 전하였다. 집에 잘 가져가겠다 하니 작은 정성이 전해진 듯 보람이 느껴졌다.
이어서 승환 팀장이 가장 먼저 출근하고, 윤주 쌤, 정민 쌤이 도착하였다. 찬희 팀장은 병원에 들렀다 온다하여 조금 늦었다. 팀원들이 하나둘 모여드는 모습을 보니 사무실 아침 공기가 한결 따뜻해졌다.
점심은 다들 몸을 보하려 곰탕을 먹었고, 나는 육회비빔밥을 택하였다. 참기름이 한 방울 더해졌더라면 더욱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스쳐 지나갔다. 파주의 밥상은 언제나 소박하나 든든하여 잠시나마 마음까지 채워준다.
오후에는 주민자치회 간담회 자료를 살펴보고, ‘율곡별시’ 운영계획 초안을 다듬었다. 그리고 어제 마무리된 강사 선정 결과 보고서를 검토하고, 결재하였다. 이어 대상자들에게 보낼 문구를 하나하나 정성스레 손보는 모습에 숟가락 하나를 얹는 마음이 아니라, 온기를 더하고자 하였다.
사소한 일 하나도 허투루 지나지 않고 사람과 일에 마음을 담았으니 오늘 하루가 조용히 빛났다.
이에 오늘의 성찰을 적노라.
“일은 작아도 마음을 다해야 한다.”
2025년 11월 24일(월)
을사년 십일월 이십사일, 날씨 맑음.
한 주의 시작이건만 이번 주는 어느 때보다 긴장이 되는 주였다. 아내가 오송으로 이박삼일 교육을 가기 때문이니, 집안의 작은 일들이 모두 나에게로 기울어졌다. 그 때문인지 아이도 평소보다 이른 아침에 눈을 떴다.
부지런히 파주로 향하였으나 마음과 달리 몸은 더뎠다. 세상사는 마음이 앞서도 걸음은 제 속도로만 움직이는 법이다.
오전에는 파주팀회의를 하고, 독수리 쉼터 관련 자료를 아카이빙하니 어느새 점심시간이 되었다. 오늘의 점심은 새로 문을 연 콩나물국밥집이었으나 반찬이 다소 아쉬웠다. 새 식당이란 기대와 달리 시작이 더딜 때도 있는 법이다.
오후에는 생태 모니터링 강사비를 집행하고, 본격적인 사업 지출 준비에 착수하였다. 행정에서는 홈페이지 관련 논의가 필요한 듯 자주 올라와 의견을 구하였다. 여러 일들이 얽혀 분주히 움직이다 보니 어느새 퇴근 시간이 되어 있었다.
돌아오는 길 또한 가는 길만큼 멀고 길었다. 그러나 긴 하루를 채워 왔다는 생각에 마음은 묵직하되 흐트러짐이 없었다.
이에 오늘의 성찰을 적노라.
“마음은 급하나 걸음은 천천히 가는 법이다.”
2025년 11월 25일(화)
을사년 십일월 이십오일, 날씨 비 오고 흐림.
아침에는 부슬비가 내리더니, 함께 차를 타고 파주로 향할 즈음에는 빗줄기가 굵어지기 시작하였다. 오늘 저서무척추동물 모니터링이 예정되어 있어 걱정이 앞섰으나 오후로 일정을 미루었다 하니 다행이었다.
오전에는 한강조합 주간업무회의를 마치고, 여러 서류를 정리하다 보니 어느새 점심 시간이 되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새로 문을 연 모밀집을 찾았으나, 또 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지는 않았다. 무릇 가게도 사람의 첫 인상과 같이 첫 맛이 깊어야 오래 남지 않을까 싶다.
오후에는 육아 때문에 휴가를 내어 토론회에 참석하시는 염대표님과 동행하였다. 이동하는 사이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활동가라 하나 관리자급은 경영의 마음을 함께 품어야 함을 다시금 느끼는 시간이었다.
어린이집에서 딸을 하원 시켜야 하는데, 짬이 나서 도서관에 들렀다. 가방이 터질 만큼 책을 빌려 나오니 어깨는 무거웠으나 마음은 풍성했다. 집에 들려 가방만 내려놓고, 예전에 서울시에서 함께 일했던 박성제 팀장님께 들렀다. 사무관 퇴직 후 사무실을 열고 또 다른 가능성을 찾아가는 모습이 반가우면서도 멋있었다. 응원의 마음을 보태고자 딸과 함께 찾아뵈었다.
아내가 내일까지 교육이라 저녁에는 처가에 들러 함께 식사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비 내린 하루였으나 사람과 인연, 가족과 일상이 조용히 빛난 날이었다.
이에 오늘의 성찰을 적노라.
“비 속을 걸어도 길은 있다.”
2025년 11월 26일(수)
을사년 십일월 이십육일, 날씨 맑음.
어제는 비가 내려 걱정이 되었으나, 오늘은 센터의 여러 활동을 아는 듯 하늘이 맑게 갰다. 뿌연 기운이 걷히고 파란 하늘이 드러나니 일하기 좋은 하루가 되었다.
오전에는 운정호수공원에서 유치원을 대상으로 한 습지투어 3차가 진행되었고, 이어 생태모니터링(어류편)을 이완옥 박사님과 성무성 소장이 함께 실시하였다. 비가 내린 뒤라 물이 차가워서인지 물고기들은 더 깊은 곳으로 숨어든 듯, 첫 회차보다 눈에 띄는 개체가 적었다.
모니터링을 마칠 무렵 수달의 흔적으로 보이는 분변을 발견하였으나 기존 모니터링에 참여한 분의 견해를 들은 끝에 새의 분비물로 판별하였다. 수달의 흔적이었다면 큰 발견이 되었을 터라 아쉬움이 남았다.
현장을 떠나던 길에 박경화 선생님과 김명숙 선생님이 리드하는 어린이집 아이들을 만나 방금 관찰한 작은 물고기를 보여주고, 살짝 만져볼 수 있게 해주었다. 이때 너무 힘을 주지 않도록 하고 “예쁘다”라고 다정히 말하는 것이 중요했다. 아이들의 눈이 반짝이고 작은 손끝이 조심스레 움직이니 생명을 마주한 순간의 순수함이 전해졌다.
점심은 습지투어 팀과 함께했다. 박경화 선생은 오전 휴가로 왔기에 함께하지 못하였다. 지난번에 이어 들렀던 보리밥집은 여전히 담백하고 맛이 있었다. 법인카드를 가져오지 못해 개인카드로 결제하였으나, 함께하는 이들에게 먼저 착한 가겨의 메뉴를 고르고 “드시고 싶은 것을 고르라” 하니 잠시나마 웃음꽃이 피었다.
오후에는 탄소중립팀이 운정동 주민자치회와 간담회가 있어 팀을 둘로 나누어 활동하였다. 교육 수요가 높다는 1차 평가 결과에 따라 교육팀의 박찬희 팀장도 함께 참석하였다.
윤주쌤과 사무실로 먼저 복귀해 업무를 보고 있는데, 센터장님과 팀원들이 뒤이어 돌아왔다. 이어 센터장님과 함께 바로 아래층에 있는 파주시 자원순환과 과장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협력 방안을 논의하였다. 시간이 흐를수록 짐과 일감이 늘어나는 듯하여 마음 한켠이 무거워지기도 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지하철에서는 눈이 감기기도 했다. 어젯밤 자주 깨어 잠이 부족한 탓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오늘은 2박 3일의 교육을 마치고 아내가 집으로 돌아오니 육아의 짐이 조금은 덜어질 것 같아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심지어 호두과자까지 사왔으니 더없이 고마웠다.
이에 오늘의 성찰을 적노라.
“수고에는 반드시 보답이 있다.”
2025년 11월 27일(목)
을사년 십일월 이십칠일, 날씨 비 오고 흐림.
아침부터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쏟아졌다. 이 비가 그치면 더 추워질 것 같은데, 파주에서 맞는 첫 겨울이 걱정되었다. 그러나 왕년에 혹한기를 두 차례나 버텼던 몸이니 이번 겨울도 잘 견뎌 보자는 다짐을 했다. 비록 현역에서 예비군으로, 예비군에서 민방위까지 모두 끝나 그 시절의 유효기간은 이미 지났지만 말이다.
오전에는 어제 아내가 사온 호두과자를 가지고 왔다. 비가 오기에 최승환 팀장은 정민쌤과 함께 나가 지난번 내기에서 진 커피를 사 와서 함께 나누어 먹었다. 그 즈음 문구 배송이 와서 다들 새로운 문구들에 관심이 쏠렸다. 특히나 원목으로 된 모니터 받침대에 말이다.
나에게는 노트북 쿨 거치대를 설치해 주었는데, ‘노트북으로 열나게 일해도 무탈하라’는 뜻이 아닐까 싶다. 무탈은 노트북인지, 내 몸인지 잘 모르겠다. 심지어 불도 들어오는 제품이라 전기요금이 더 나오지 않을까 걱정되었다. 예전에 여의도샛강생태공원 민간위탁을 담당하며 전기세만 월 200만 원 가까이 납부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기 때문이다.
점심에는 지난번 윤주쌤이 휴가로 함께하지 못했던 ‘금대패’라는 식당에 갔다. 주문하자마자 모두 집게를 들고 샐러드바로 향했고, 접시 위로 야채가 산처럼 쌓였다. 종업원은 이러한 우리를 기억한 듯 “어, 지난번에 오신 분들이군요” 하며 인사를 했다. 그리고 오늘도 고기를 추가로 주문했다. 이 점이 그녀들이 우리를 기억한 것은 아닌가 싶기도 했다. 더욱이 추가분은 내가 계산하겠다 하니 최승환 팀장은 “복권이라도 당첨되셨나요?” 하고 웃었다. 함께 맛있게 먹으면 그만인데 말이다. 사실은 아이도 이제 분유와 기저귀를 쓰지 않을 나이가 되고, 어제 유치원에 선발되어 마음에 조금은 여유가 생긴 덕분이었다. 점심을 실컷 먹었는데, 뒤에서 공동 1등은 윤주쌤과 정민쌤이었다.
사무실에 돌아와서는 사회적협동조합 동행 ‘후원의 밤’ 행사에서 발표를 맡은 박찬희 팀장의 리허설을 함께 보았다. 모두가 피드백을 보탰고, 그 의견을 행사에서 잘 반영한다면 최고의 발표자가 될 것이라 다들 입을 모았다. 윤주쌤은 이후 전화 통화를 하면서도 잊지 말라고 강조했다.
이후에는 ‘파주시민과 함께하는 율곡별시’ 운영계획을 작성하였는데, 생각보다 챙겨야 할 일이 많았다. 하지만 재미있고 의미 있게 해내고 싶은 마음이 컸다. 이것이야말로 내가 파주에 남길 수 있는 흔적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에 오늘의 성찰을 적노라.
“부지런하되 게으르지 않는다.”
2025년 11월 28일(금)
을사년 십일월 이십팔일, 날씨 맑음.
아침에는 탄소중립을 위하여 카풀을 시도하였으나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각자 서울에서 파주로 향하게 되었다. 경의중앙선 대곡역에서 정민쌤을 만나 이를 축하하고자 캔커피를 쏘았는데, 2+1 행사여서 하나가 남았다. 가장 먼저 사무실에 도착한 이에게 주기로 하였고, 문을 연 이는 최승환 팀장이었으므로 그가 오늘의 행운권을 얻었다. 이어서 진천에서 올라온 배추를 맛보았는데 아주 달고 신선하여 금세 동이 나 버릴 정도였다.
오전에는 지역사회와 긴밀히 연계하고자 ‘파주맘’과 첫 업무협약을 맺었다. 대표님이 파주에 산 지 30여 년이 되었다 하니 지역에 대한 애정이 깊이 느껴졌다. 이렇듯 관심과 애착을 가진 이들이 모이면 지역 변화의 주체가 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점심은 시래기국을 먹으려 했으나 만석이라 다른 식당으로 발길을 돌렸다. 손님이 한 명도 없어 처음엔 불안했으나 반찬이 하나같이 맛이 좋았고, 메인으로 시킨 동태탕과 고등어 김치찜은 더욱 훌륭하였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배부르게 먹으니 살이 찌지 않을까 고민이 들기도 했다.
오후에는 센터 명칭 공모전 결과가 시 홈페이지에 게시되자 여러 문의가 이어졌다. 이제 다음 절차들을 밟아야 한다 생각하니 조금 걱정도 앞섰다. 독수리 쉼터 활동을 위한 ‘먹이 주기’ 참여 홍보 웹자보도 진행되었고, 한 해의 마지막 달에 마무리 하기 위한 송년회 준비 또한 착착 이루어졌다.
이에 오늘의 성찰을 적노라.
“마음을 합하면 힘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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