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후기

중랑천, 생다진천, 여주 남한강에서는 시민들의 참여로
가꾸고 즐기는 프로그램과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강의집성장중독의 시대를 넘어, 진짜 '잘 사는 삶'을 고민하다 — 6월 한강살롱 김종걸 교수님 강의를 듣고

2026-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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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한강살롱의 초대 손님은 오랜 시간 사회연대경제와 지속가능 발전을 연구해 오신 한양대학교 김종걸 교수님이셨습니다.

‘행복국가로의 초대’라는 다소 거창해 보이는 제목 뒤에 어떤 이야기가 숨어있을지 무척 궁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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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 대한민국, 그런데 왜 우리는 행복하지 않을까?

교수님은 숫자로 증명되는 대한민국의 위상으로 이야기를 시작하셨습니다. “1인당 구매력평가(PPP) 기준 국민소득이 이미 일본과 영국, 이탈리아를 추월해 인구 5천만 명 이상 국가 중 손에 꼽히는 선진국이 된 대한민국에서, 왜 우리는 이토록 불행하고 불안한가?”를 화두로 던지셨습니다. 교수님은 이 모순의 원인을 오늘날 현대 사회를 잠식한 ‘성장 중독’과 ‘가치관의 붕괴’에서 찾으셨습니다.


내로남불과 소확행: 공공성의 상실이 가져온 비극

교수님은 지금의 시대를 상식과 예의염치가 사라진 ‘내로남불’의 시대, 정의란 그저 ‘강자의 이익’일 뿐이라는 가치상대주의가 팽배한 시대로 진단하셨습니다. 거대 담론과 올바름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자 사람들은 각자도생의 길을 택했고, 사회적 연대 대신 나만의 안락함을 쫓는 ‘소확행’의 세계로 숨어버렸습니다.

여기서 얻은 현대적 교훈은 뼈아픕니다. 사회적 정의와 상식이 무너진 공동체 속에서는 아무리 개인의 소득이 높아지고 소소한 행복을 쫓아도, 결코 ‘진짜 행복’에 도달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과연 이 시대에 옳음(정의)이라는 게 존재하긴 할까?"라는 질문은 우리 모두의 가슴을 먹먹하게 찔러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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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행복, "제비 한 마리로 봄은 오지 않는다"

이 혼돈의 대안으로 교수님이 소환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은 놀랍도록 현대적이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의 행복(에우다이모니아)이란 단순한 쾌락이나 감정이 아니라, 인간 고유의 탁월성을 공동체 속에서 ‘실천’하며 ‘잘 사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특히 마음에 남았던 구절은 실천의 중요성이었습니다. "건축을 해봐야 건축가가 되고, 올바른 행동을 해야 올바른 사람이 된다"는 말처럼, 행복과 중용의 미덕은 하루아침에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제비 한 마리가 날아온다고 하루아침에 봄이 오지 않는다"*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표현처럼, 길고 꾸준한 실천과 수련만이 우리를 진짜 행복으로 이끈다는 말씀에 깊은 울림을 받았습니다.


가장 가난한 이들의 눈높이에서 바라본 '역량'과 '생존권'

이날 강의가 이론에만 그치지 않고 심장을 울렸던 이유는 교수님이 직접 겪은 현장의 이야기 덕분이었습니다. 성수동의 발달장애인 사업장 '베어베터'와 쪽방촌 주민들의 일화는 감동적이었습니다. 단순한 '생산성'의 지표로 보면 부족해 보일지 몰라도,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존감을 느끼며 스스로 무언가를 기획하고 참여할 때 인간의 '역량'은 증진된다는 통찰이었습니다.

나아가 현대 사회에서 인간다운 삶을 위한 '생존권 보장'과 '불평등 제어'가 왜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이고 강력한 토대인지 뜨겁게 역설하셨습니다. 생존권을 환경과 생태의 영역까지 확장하여 생각해야 한다는 대목에서는, 개발이라는 유령을 쫓느라 파괴되었던 우리 한강과 자연의 모습이 겹쳐지며 깊은 반성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살롱을 나서며: 나만의 '리라'를 연주하는 삶을 향해

질의응답과 토론 시간까지 꽉 채운 130여 분의 시간은 한순간도 지루할 틈이 없었습니다. 거시적인 경제 담론에서 시작해 고대 철학과 좁은 쪽방촌의 현실을 넘나들며, 교수님은 합리적이면서도 가슴 따뜻한 대안들을 짚어주셨습니다.

"리라를 연주해 봐야 리라 연주자가 된다" 단순한 진리가 유독 길게 여운이 남는 밤이었습니다.

시대를 탓하고 정치와 이웃을 냉소하기는 쉽습니다. 하지만 이번 강의가 준 가장 큰 교훈은, 냉소의 자리에 '작은 실천'을 채워 넣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행복국가란 어쩌면 정부가 뚝딱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모여 숙의하고 참여하는 우리들의 작은 실천 속에서 비로소 시작되는 것 아닐까요?


나 혼자만의 소확행을 넘어, 우리 공동체의 생존과 올바름을 위해 내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행동은 무엇일까 고민하게 됩니다. 맑은 이성과 따뜻한 가슴으로 현대 사회의 갈 길을 비춰주신 김종걸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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