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에 대하여
발리우드 음악에 맞춘 밸리 선생님의 몸놀림, 그 경쾌함을 회상하여 귀가 버스에서 내렸습니다. 그리고 문득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발목 절단이라는 사고, 그 끔찍한 사고가 나의 경우라면, 만약 얼마의 돈을 준다면 보상이라고 여겨질까? 불경한 생각이지만 나도 모르게 돈을 헤아려 보았습니다.
1억이라면? 이건 생각조차 할 필요가 없는 금액이지요. 그럼 10억은? 한때 사람들에겐 ‘10억 모아 부자되기’가 유행이었던 적이 있지요. 저에겐 10억의 재산이 없지만, 설령 10억을 준다 해도 발목에 대한 보상이 될 수가 없습니다. 그럼 100억은? 1000억은?
아무리 숫자를 키워봐도 불의의 사고에 대한 보상은 될 수 없다고 여겨졌습니다. 100억이 생긴다면 좋은 집을 살 수도 있고, 노후 걱정은 없겠지요. 그러나 강변을 달리고 싶을 때 달릴 수 있는 몸, 흥이 날 때 춤을 출 수 있는 몸, 그런 것을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돈과 마음
장항습지 지뢰 사고로 다치신 분을 위해 후원금을 모으고 있습니다. 그저 저희 한강조합 네트워크에 알려드린 정도로 조용히 모금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연일 보내주시는 마음에 울컥 감동하게 됩니다. 한동안 소식이 뜸하던 분들도 멀리서 또 가까이서 돈을 보내주셨습니다. 누구에게나 돈은 쓸 데도 많고, 아쉽기도 할 텐데, 어려움에 처한 피해자를 위해 돈을 보내십니다.
한강을 아껴주시는 조합원과 친구들의 돈, 그 의미 하나하나를 따져보고, 그 마음 하나하나를 헤아려봅니다. 그리고 생각합니다. 인생을 살아가는 게 끝없이 신세를 지는 일이구나 하고요.
귀한 돈, 피해자의 지원을 위해 소중히 쓰겠습니다. 한 푼도 허투루 쓰이지 않고 고스란히 다치신 분을 위로하고 앞으로의 날에 보탬에 되는 일에만 쓰겠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