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조합은 강길을 걷습니다. 창립 이후 강길을 계속 걸었습니다만, 작년부터 코로나로 인해 여럿이 함께 걷는 일이 점점 어려워졌어요. 그래도 저희는 경관이 아름답고 이야기가 있는 강길을 계속 발굴하고 걸어보고 있어요.
애초에 시민들과 함께 걷는 강길 트레킹 여행을 준비했습니다. 오랜 역사와 살아있는 생태가 있는 여강길, 천혜의 비경이 아름다운 영월 동강 어라연길, 현무암 협곡과 주상절리가 경이로운 경관을 펼치는 한탄강 계곡길, 평화롭게 두 물이 합쳐지고 넉넉하게 흐르는 양평 두물머리길, 그리고 서울 한강의 역사와 도심 속 비밀의 숲이 있는 선유도와 샛강길.
이 모든 길들을 선생님들과 같이 걸으려고 준비했습니다. 그러나 당장 모여서 같이 걷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대신 영상으로 이 길들을 촬영하며 먼저 걷겠습니다. 영상을 보시고 같은 길을 따라 걸어보셔요. 길 안내자로 특별한 분들을 모시고 영상에 담습니다. 지난 주에는 여강길에서 유별남 사진작가와 여강길 박희진 국장이 안내자로 나섰고, 이번 주 선유도와 샛강에서는 김기창 소설가와 제가 함께 안내합니다.
함께 걸었다 목적 없는 것처럼 정말로 없었으니까
걷는 건 우리의 의식이었다 갈 곳 없이 갈 데까지 가 보는 일 도시 건물의 그림자가 우리 어깨를 덮을 때 우리는 우리가 있던 농촌을 생각하며 눈 감았다 눈 뜨면 거기에 성장 중인 푸른 벼들이 있었으니까 (‘천막에서/축사로’ 송승언 시 일부)
가을을 걸으며 평온한 날 되시길 바랍니다.
2021.09.28 한강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