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미씨의 한강편지 155_자연의 상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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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 hangang 등록일22-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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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미씨의 한강편지 155
자연의 상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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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상흔은 치유된다. 그러나 완전히 치유되는 것은 아니다. 뿌리 뽑힌 나무들은 다시 뿌리를 내리지 못하였고, 갈라진 언덕들에는 상흔이 남아 있다. 새로이 자라난 나무들은 결코 그 옛날의 나무가 아니며, 언덕을 뒤덮은 무성한 풀 아래에는 갈라졌던 과거의 흔적이 남아 있다. 과거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눈에는 완전한 복구란 있을 수 없다.

(조지 엘리엇 ‘플로스 강의 물방앗간’ 에필로그 중에서)

 

한강 선생님들께,

비 피해는 없으신지요?

정말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저희도 물의 난포함을 고스란히 느낀 한 주였습니다.

 

기후재난이 아니고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는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우리 사회의 저지대에 계신 분들이 먼저 피해를 입었습니다. 저도 젊은 시절 반지하에 살았던 경험이 있는 터라 남의 일 같지 않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언제나 곰팡이와 습기가 좁은 방안을 좀먹던 반지하방.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영화는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의 현실은 여전하네요.

 

샛강에 있다 보면 시시각각으로 물이 차오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저희는 매시간 단위로 안내 방송을 한다거나 안전 조치를 사전에 취하기 위해 폭우 속에서도 바쁘게 움직여야 했어요.

 

샛강문화다리 위에 서서 보면 평소에 느릿하게 거니는 아늑한 산책로나 길섶으로 곱게 피어난 쑥부쟁이 꽃들이 간 곳 없습니다. 황토 빛 물이 숲을 서서히 삼켜 나무들만 팔을 힘겹게 들고 버티고 선 듯합니다.


19세기 영국 소설가 조지 엘리엇이 썼듯이 홍수가 지나가고 나무들이 새로이 자라지만 그 나무들은 예전 그대로가 아니지요. 올 여름 샛강만 해도 서너 차례 큰물에 잠겼습니다. 그 탓에 굵은 버드나무 몇 그루 힘없이 쓰러지고 잘려 나갔습니다. 그 자리에 새로이 나무들이 자라겠지만 샛강에서 오랜 세월 함께 살아온 나무들이 홍수에 쓸려 무너지는 모습이 괜히 마음이 서걱거립니다.

 

완전한 복구란 없을지라도, 할 수 있는 것들은 해야 합니다. 묵묵히, 담담히. 자연이 하는 일에 항의할 수는 없으니까요. 인간이 자연에 하는 일에 항의하면 모를까. 지난 주말에도 버드나무 교실에 자원봉사자들이 많이 오셨습니다. 그들의 힘을 빌어 홍수가 휩쓸고 지난 자리 자연의 상흔을 부지런히 치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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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조합 4주년을 기다리는 마음

다음 주 8월 25일은 한강조합 창립 4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4주년 행사를 준비하며 시작하던 마음을 되짚어 봅니다. 저에게 한강은 무엇일까, 한강에서 하고 싶은 일, 만나고 싶은 사람, 나누고 싶은 꿈은 무엇이었을까…

 

정말 크고 작은 많은 일들이 펼쳐졌던 4년이었습니다. 그저 사랑 하나만 믿고 단칸방 살림을 시작한 신혼처럼, 강과 사람에 대한 사랑 하나만 믿고 시작한 한강의 여정이었습니다. 그 여정에 어려운 순간마다 기적처럼 도움을 주시는 손길이 있었고, 힘을 주시는 분들이 계셨습니다.

 

이 모든 고마운 분들을 모시고 8월 27일에는 작은 잔치를 열려고 합니다. 지난 몇 년 동안 코로나와 어려운 사회 경제적 현실 등으로 우리 다들 지치기도 했지요. 이 날은 편안하게 오셔서 서로 격려하고 힘을 받아가는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초대장도 아래 첨부합니다.

 

이번 주에도 비가 더 내린다고 하죠. 남들보다 더 부지런해서 일찍 꽃을 틔웠던 쑥부쟁이들이 안쓰럽습니다. 새로이 쑥부쟁이들이 곧 피어나긴 하겠지만요.

 

안전과 건강이 없다면 우리 일상이 송두리째 흔들린다는 것을 절감하는 요즘입니다.

안전 유의하시고, 건강하시길 바랄게요.

 

치유의 시간을 보내는 샛강에서

2022.08.16

한강 드림

 

사회적협동조합 한강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동로 48 여의도샛강생태공원 방문자센터
           Office. 02-6956-0596/ 010-9837-0825
후원 계좌사회적협동조합 한강우리은행 1005-903-602443
홈페이지 http://coophanga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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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을 누려요! 한강의 날에 초대합니다.

어기여차 신나게 흘러라 한강!
태백 검룡소에서 서해 하구까지
한강을 따라 생태와 문화를 가꾸며
행복한 기억을 차곡차곡 쌓아왔습니다.

강을 즐기고 강을 사랑하자는 한강조합의 꿈, 이제 4주년을 맞이합니다.
한강조합이 한강 유람으로 새로이 도약하고, 수달들과 사이좋게 살 수 있도록 힘을 더해주세요.
힘차게 흘러가는 한강, 4주년 도약을 축하해주세요. 

■ 접수 : https://forms.gle/jFnigcHHrGrn4dnD6
■ 일시 : 2022년 8월 27일 토요일 저녁 7시 ~ 9시
■ 샛강투어 : 10시, 14시, 17시 3회 운영, 점심 12시 ~ 1시
■ 기념행사 : 18시 
■ 프로그램 : 샛강 파티, 기부 옥션, 한강 사진 전시, 샛강 투어 등
■ 장소 : 여의샛강센터 하늘정원(옥상, 영등포구 여의동로 48)

4주년 후원 계좌 : 우리은행 1005-903-602443 사회적협동조합 한강

■ 문의 : 02-6956-0596
 
<한강人을 소개합니다. 송미자 조합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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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김영경 과장님의 소개로 한강에 가입하게 된 송미자입니다.

 

플로리스트로서 꽃집을 운영하며 원예 심리상담 강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Q. 한강 조합원이 되신 계기는요?

환경에 관한 활동은 문외한인지라 잘 모르지만, 여주인으로서 자연의 무한한 혜택을 누리며 살고 있지요~

하여 한강을 중심으로 생태계를 연구, 보존하고 자연을 아끼고 살리는 활동을 한다기에 조금씩이라도 공부해보자는 마음에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Q.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직업상 8월은 비수기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상반기를 열심히 살았기에 하반기를 준비하는 마음으로 조금 여유 있게 쉬어가며 지내고 있습니다.

 

Q. 한강 조합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해주세요.

적극적으로 활동하시는 조합원님들을 보면서 함께하지 못함에 늘 죄송한 마음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언젠가는 함께 하리라 생각하며 응원합니다.

 

사회적기업의 활동에 무지한 저 같은 사람도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영역에 들어올 수 있도록 문호를 열어 주심에 감사하고, 한강의 많은 생명의 번성과 한강 조합의 발전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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