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미씨의 한강편지 158_태풍전야에 샛강 버드나무에게

페이지 정보

등록자 hangang 등록일22-10-06

본문

은미씨의 한강편지 158
태풍전야에 샛강 버드나무에게
28773_1662368136.png

며칠 전 산책하다가 여의교 인근 샛강변의 네군도단풍나무를 보았습니다.

 

비슷한 몸집의 버드나무와 함께 샛강을 내려다보며 수십 년을 살아온 네군도단풍나무는 둘이서 오랜 친구처럼 자리를 지켜온 나무입니다. 세월의 더께만큼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을 것 같은 이 나무는 그러나 밑동과 뿌리를 드러낸 속절없이 쓰러져 있었습니다. 저는 그 자리에 한참 서서 아직은 숨을 쉬고 있을 것만 같은 나무에 손을 대고 나무의 온기를 찾으려 했습니다.

 

나무들에게도 힘든 여름이었습니다. 여러 차례에 걸친 폭우와  홍수로 나무들은 기력이 약해졌습니다. 몇몇은 네군도단풍처럼 무너졌고, 몇몇은 기우뚱 기울어져 옆의 나무에 의탁하고 있습니다. 어린 팽나무나 벚나무 몇몇은 죽어 버렸고, 멀리 뻗은 굵은 가지가 부러진 나무들도 있었습니다.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왔습니다. 기어이 다시 피어난 쑥부쟁이와 벌써 꽃을 피운 갈대, 그리고 여기저기서 생기 넘치는 인사를 건네는 나무의 새잎들을 봅니다.

 

살다 보민 살아 진다.” (살다 보면 살아갈 수 있다).

제주도 어머니들이 하던 말을 숲에서 떠올립니다. 어려움이 있지만 그래도 부여잡고 살다 보면 살아갈 수 있다는, 꾸역꾸역 희망을 일깨우는 말… 샛강 버드나무에게도 이 말을 하고 싶습니다.

 

태풍 힌남노, 제주도를 지나며 북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무시무시한 태풍이 오고 있다고 합니다. 오늘 샛강에는 종일 줄기찬 비가 내리며 태풍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저는 나무들을 걱정하며 마음을 종종거립니다.

 

잦은 침수로 인해 뿌리도 약해지고 기력이 쇠해진 나무들… 이제 차차 기지개를 켜보고 땅의 기운을 모아 발돋움하기 바쁜데, 거대한 태풍이 온다고 합니다. 태풍이 숲을 할퀴고 지나가면 나무들은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요? 거칠게 나무의 팔과 다리, 몸통과 뿌리를 흔들어 댈 태풍 앞에서 나무들은 얼마나 잘 견딜 수 있을까요.

 

샛강 나무들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때로 어려운 일들은 몰려오기도 한다고. 그렇지만 땅을 단단히 부여잡고, 옆의 나무들과 손을 잡고 잘 버텨 달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우리 잘 견디고, 휘엉청 달이 높이 솟는 한가위 밤을 맞이했으면 좋겠습니다. 풀벌레 소리, 갈대 스치는 소리 들으며 달빛 아래 아늑한 잠을 잤으면 좋겠습니다.

28773_1662367680.png
28773_1662367669.jpg

#샛강놀자와 한강유람단

샛강숲은 계속 복구와 치유의 시간입니다. 지난 주에는 유한양행 ESG 팀이 와서 망가진 산책로에 흙을 돋우어 보수하기도 했습니다. 주말마다 자원봉사자들이 와서 목책을 손보고, 풀을 정리하고, 나뭇가지를 줍고 있습니다.

 

태풍이 지나가고 나면 행여 있을 피해 복구에 또 전념할 것입니다. 그리고 나서는 가을의 샛강을 한껏 즐길 수 있도록 할 생각입니다.

 

여름 내내 진행되었던 <여의샛강 시민참여단 샛강놀자> 상반기가 마무리 단계입니다. 24일 시민축제의날에서 상반기 샛강놀자 팀들을 만나실 수 있을 텐데요. 바로 연이어 하반기 샛강놀자 팀을 모집합니다.

 

생태, 인문 예술, 자원봉사, 시민참여, 교육 등 다양한 주제와 대상으로 샛강에서 활동을 하시면 됩니다. 좋은 팀들을 선정하여 지원금을 드리고 활동을 도와드리는 것이 바로 샛강놀자입니다. 샛강을 사랑하고, 의미있는 활동을 같이 하고 싶으신 분이라면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아울러, 한강을 즐기고 누리자는 ‘한강유람단’이 한강 발원지 태백 검룡소에서 창립 행사를 가집니다. 가을에 가보는 한강의 발원지에서 우리 산과 강의 생기를 느껴 보세요. 강길을 걸으며 강의 이야기, 우리 삶의 이야기를 나눌 분들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곧 다가오는 추석 명절도 행복하게 보내시길 빕니다.

가족과 이웃, 친구들과 좋은 시간도 보내시고, 가을 산책과 달님 마중 길에도 넉넉한 마음 누리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드리며.

태풍전야에 나무들 곁에서

 

2022.09.05

한강 드림


사회적협동조합 한강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동로 48 여의도샛강생태공원 방문자센터
           Office. 02-6956-0596/ 010-9837-0825
후원 계좌사회적협동조합 한강우리은행 1005-903-602443
홈페이지 http://coophangang.kr
28773_1662357900.jpg

[2022년 여의샛강 시민참여단 – 샛강 놀자] 공모사업 하반기 모집

 

우리나라 1호 생태공원인 여의샛강생태공원은 시민참여로 만들어가는 곳입니다. 2021년부터 현대자동차그룹/공동모금회 후원으로 시작된 ‘여의샛강 시민참여단 샛강 놀자’가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확대 모집합니다.

 

‘샛강 놀자’는 시민들이 샛강에서 생태, 문화, 예술, 자원봉사, 교육 등을 주제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도록 지원합니다. 누구라도 좋습니다. 시민들이 직접 만드는 샛강의 미래, 상상과 실천을 맘껏 펼치세요.

 

<신청접수>

  • 사업 기간 : 2022년 10월 ~ 2023년 1월 (4개월)  
  • 지원 대상 : 시민모임 16개팀 (단체, 동아리, 신규 모임, 사회적 기업 등 전부 가능)
  • 신청 기간 : 2022년 9월 5일 ~ 26일 (이메일 도착분에 한함)
  • 선정발표 일시 : 2022년 9월 30일 18:00 예정
  • 신청서류 : 한강 홈페이지에서 다운
  • 신청 방법 : 이메일 접수 [email protected]

*상반기 샛강놀자 팀들의 공유회인 시민 축제의 날은 9월 24일 진행됩니다.

 

<지원 내용>

지원비 : 1팀당 200만원 (하반기 16개팀)

 

주관 : 사회적협동조합 한강 여의샛강센터

후원 : 현대자동차그룹, 공동모금회

문의 : 070-4647-0829 / 010-9837-0825

Email. [email protected]

28773_1661768616.jpg

한강이 한 방울의 물로 시작하는 최상류의 길.
태백산국립공원의 두문동재에서 시작해 마타리, 노란물봉선 등의 가을 꽃들을 실컷 보며 한강의 발원지 검룡소에 이르는 코스입니다.
어디서부터가 강인지, 어디까지가 산인지도 생각해보는 신비로운 트레킹입니다.
한강을 즐기며 배우자는 ‘한강유람단’의 창립을 기념하는 뜻깊은 행사에 초대합니다. 


◎ 참여 대상 : 한강조합원 및 가족
◎ 일시 : 2022. 9. 17(토). 07:00-19:30
◎ 집결 : 잠실역(2,8호선) 9번 출구 앞
◎ 접수 : https://forms.gle/WrZcctfWzG2hgyyWA

  • 모집인원 : 40명
  • 참가비  : 조합원 55,000원 / 비조합원 65,000원 (우리은행 1005-503-602257)
  • 포함사항 : 아침(김밥), 도시락(국립공원 도시락 서비스), 저녁(지역식당), 교통비(단체버스), 여행자보험
  • 준비물 : 간편한 트레킹 복장,  물(텀블러), 즐거운 마음.
  • 문의 : 02-2039-1502
<한강人을 소개합니다. 이은희 조합원님>
28773_1662360080.png

Q.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여의샛강생태공원 방문자센터에서 센터마스터로 샛강센터 안내를 하는 이은희입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2년에 걸쳐 근무하고 있고, 샛강에 애정이 많은 사람입니다.

Q. 한강 조합원이 되신 계기는요?

작년 한강수야단으로 근무하며 조합에서 하는 일들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조합에 대해서 가장 잘 알 방법이 조합원이 되는 거였어요.

다양한 지식을 전해주는 여러 프로그램에 대하여 자세히 알 수 있고 좋은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어 좋습니다.


Q.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샛강 덕분에 행복한 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일주일에 두 번은 보람일자리로 근무하러 나오고, 화요일에 시민과학자 동아리, 격주로 수요일에는 샛강디자이너, 목요일엔 무해한 하루 수강 등등 주중에는 샛강에서 살다시피 합니다.

 

Q. 한강 조합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해주세요.

이렇게 건강한 자연친화적인 공원이 가까이 있어 너무 좋고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애정이 쌓여서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가 더없이 귀하게 보입니다. 우리 조합원들의 관심으로 샛강의 모든 생명체가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한강 조합이 잘 이끌어 갈 수 있도록 많은 응원 바랍니다.


사회적협동조합 한강의 조합원이 되어 
강문화를 시민과 함께 즐기는 사회를 만들어요!
후원자가 되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