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미씨의 한강편지 161_샛강은 축제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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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 hangang 등록일22-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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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미씨의 한강편지 161
샛강은 축제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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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우리 동네에도 가끔 마을 잔치가 있었습니다. 때는 70년대 후반에서 80년대 초반 즈음이었어요. 추석 지나고 지금과 같은 청명한 가을날이었습니다.

 

노래자랑대회가 기억에 남습니다. 저는 언니들과 함께 출전했어요. 언니들이 무슨 노래를 불렀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고 제가 나름 열심히 연습하고 불렀던 노래만 떠오르네요. 저는 ‘노란 샤쓰 입은 사나이’를 불렀습니다. ^^

 

언니는 그나마 대회 선물로 플라스틱 휴지통을 받았던 것 같은데 워낙 음치인 저는 아무 선물도 못 받았어요. 노란 스카프를 목에 두르고 불렀는데도 떨어졌어요. 그래도 언니들과 같이 노래자랑대회를 준비하며 많이 웃고 떠들었던 시간은 행복한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저녁이면 도시에서 온 영사기가 어둑한 시골밤을 밝히며 영화를 틀어줬습니다. 영화 상영은 시골에서만 자란 어린 저에게 아득히 멀리 있는 것 같은 바깥 세계를 상상하고 만나는 기회였습니다.  

 

지난 토요일 샛강에서도 잔치가 열렸습니다. 어린 시절 운동회 날처럼 하늘은 파랗고 바람은 선선하게 불었으며 더없이 화창한 날씨였어요.

 

오전에는 <샛강 수달 건강 어린이 그림대회>가 열렸습니다. 수많은 어린이들과 가족들이 참여했는데요. 콩쥐팥쥐 자연놀이팡과 여의못 수달광장을 중심으로 공원 곳곳에 돗자리를 펴고 그림을 그렸습니다.

 

염키호테 (또는 염수달) 대표님과 안산 시화호 지킴이 최종인 선생님이 수달 투어를 진행해서 인기를 끌었습니다. 한쪽에서는 윤바다 님이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자 어린이 관객들이 짝짝짝 박수를 치며 신청곡을 청하기도 했습니다. 수달책방에서는 다양한 그림책들을 갖춰 놓고 어린이 독자들에게 책을 직접 읽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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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상으로 유명한 김운성 김서경 작가님이 이 날을 위하여 특별히 제작한 수달 가족 동상은 수달광장을 지키며 포토존으로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 엄마 수달과 아기 수달 두 마리가 나란히 서 있는 청동상이 미소를 자아냅니다. (저는 엄마를 바라보는 아기 수달이 특히 맘에 들었어요.)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엄마나 아빠들은 아이가 그림을 그리는 동안 음료수를 건네 주기도 하고, 집에서 싸온 김밥을 아이 입에 집어넣어 주기도 합니다. 이날만큼은 공원에서 가벼운 도시락을 먹는 것을 눈감았습니다. 누구 하나 쓰레기를 버리지 않았으며 나무나 풀을 훼손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여름 동안 수해를 잘 견딘 나무들을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고, 도심 속에 있는 아름다운 숲에 감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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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는 이어서 <샛강놀자 시민축제>가 펼쳐졌습니다. 올 상반기에 활동한 여의샛강 시민참여단 샛강놀자 팀들이 그들의 활동을 시민들과 나누는 자리였어요. 저희가 샛강에서 지향하는 것은 서로 만나고, 배우고, 나누고, 실천하는 공동체 문화입니다. 그렇다 보니 올해 처음으로 샛강놀자 시민축제의 날을 기획해보았습니다. 그런데 준비할 시간도 짧고 각 팀에 준비를 맡기다 보니 과연 이름처럼 시민축제가 잘 될지 걱정도 없지 않았어요.

 

결과적으로 걱정이 무색하게 흥겨운 잔치 한마당이 되었습니다. 그림그리기 대회에 왔던 가족들도 연이어 있는 축제를 즐겼고, 샛강에 나들이 나왔던 시민들이 샛강놀자 부스를 찾아 다양한 체험을 했어요.

 

하람 전통무용단의 진도북춤과 부채춤이 펼쳐지고, 다올 사회적협동조합이 준비한 샛강에서 만나는 세계문화체험도 있었습니다. (염키호테 님은 키르키즈스탄 모자를 빌려 쓰고 돌아다니는데 키르기스 사람인 줄 알았습니다.) 올해 잦은 침수에도 좌절하지 않고 계속 꽃을 심고 또 심었던 정원미화나눔회는 꽃차 시음회와 메리골드 나눔을 했습니다. 저도 메리골드 차와 맨드라미 차를 마셨는데 꽃향기가 제 몸에 스며드는 것 같아 아주 기분이 좋았습니다.

 

50플러스 창업단인 참사랑회에서는 다양한 업사이클링 제품들과 환경 생태 분야 저술들도 선보였습니다. 이 분들은 샛강에서 배움과 봉사를 열정적으로 했던 팀이었어요. 작년부터 꾸준히 샛강놀자에 참여해온 ‘꿈을 그린 영장이’ 팀은 장애인들이 만든 작품들을 전시했습니다. 샛강의 나뭇잎들을 이용하여 만든 작품들에 눈길이 갔습니다. 어린이들을 위한 생태 프로그램을 운영했던 ‘얘들아 어디로 샛강’팀은 아이들이 쉽게 할 수 있는 체험거리를 준비해서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외에도 모든 팀들이 정성껏 마련한 축제에 이날 샛강에 나온 시민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축제가 있던 토요일 하루 동안 천 명 가까운 사람들이 다녀갔습니다. 처음 해보는 큰 축제였는데 성공적으로 잘 끝나서 기뻤습니다. 이날을 위해서 한강조합의 전직원이 출근해서 준비부터 정리까지 했는데요. 가족들도 와서 도움의 손길을 보태서 뭉클했습니다. 정희 과장님 남편께서는 짐을 날라줬고, 권무 팀장님 가족들은 아침 일찍 와서 응원해줬습니다. 용태 팀장님 아들 준이는 온종일 아빠 곁을 지키며 오가는 사람들을 미소짓게 했어요.

 

샛강에서의 축제는 계속 이어집니다. 이번 주 일요일까지 샛강유람극장이 진행되고요. 특히 토요일에는 ‘에코 토크’ 이벤트도 준비되어 있어요. 걷기 좋은 가을 저녁, 샛강에서 단편영화도 보시고 가을 풀벌레 소리도 들어보세요. 혹시 운이 좋으면 물가에서 놀고 있는 수달과 조우할지 누가 알겠습니까.

 

9월의 마지막 주입니다. 이 가을 잘 여물어가는 알곡처럼 알차고 좋은 일들 만들어가시고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2022.09.26

한강 드림


사회적협동조합 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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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에서 생태분야 전문 활동가로 일할 분을 모십니다.

 

한강의 생태를 가꾸고 문화를 일구는 사회적협동조합 한강에서 생태분야 전문 활동가(연구자)를 모십니다.


하천 생태계 보호 활동 담당자로서 특히 수달 보호 캠페인의 기획네트워크 운영교육사업 등을 담당하게 됩니다.



 

우리의 강을 더 아름답게 만들고새로운 강문화로 시민들의 행복하게 하고하천 분야 전문가로 성장하려는 분들의 도전을 부탁드립니다


 모집 요강

  • 직무 : 한강조합 수달 보호 활동 총괄 (수달 캠페인 기획 및 운영, 수달 교육, 서울 수달네트워크 지원 등), 한강조합 생태모니터링 지원 등
  • 자격 : 관련 분야 5년 이상 경력자 또는 관련 분야 석사 학위 이상
  • 보수 : 연봉 3,000-3,400원 내외
  • 지원 : 이력서 및 자기소개서 이메일 접수 (이메일 [email protected] )
  • 서류 마감 : 9월 30일 자정 도착분
  • 문의 : 02-6956-05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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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강을 가꾸고 누리고 상상하는 여강시민포럼 1차 생태 답사 및 여강 정화활동 참가 신청

여강의 친환경적 보호와 친시민적 관리를 위해 시민과 전문가들이 함께 토론하고 상상하는 포럼을 운영합니다. 1차 포럼에서는 여강을 직접 답사하고 환경정화 활동을 펼치며 여강에 대해 알아보고 생각하는 시간으로 계획했습니다. 명성로터리클럽의 인터렉티브 소속(세종고) 학생 20여명도 함께할 예정입니다. 

◎ 행사 일시 : 28일(수) 14시 도리섬 입구(강천보 주차장에서 1시 40분 출발) 

◎ 접수 : https://forms.gle/6m7p8ey8F4rwmCSC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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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생태문화영화제 "샛강유람극장"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우리나라 최초 생태공원인 여의샛강생태공원에서 제 1회 생태문화영화제 <샛강유람극장>이 열립니다!
 
현대자동차그룹과 사랑의열매의 후원으로 진행되는
이번 <샛강유람극장>에서는 쉽게 보기 힘들었던
국내외 작품들은 물론 재밌는 이벤트들도 준비되어 있으니
많이 놀러오세요^^

영화리인업 보러가기 ▶▶▶https://youtu.be/GkByg9CGpuw
 
일시 9월 15일~10월 2일 매주 목,금,토,일
오후 6시 30분~8시
 
장소 여의샛강생태공원 (1주차 콩쥐팥쥐 자연놀이팡/ 2주차 여의못과 수달광장 / 3주차 방문자센터 샛하늘마당)
-> 1,2주차 장소들은 샛강생태공원 방문자센터와 아주 가깝습니다!
문의 02-6956-0596

사회적협동조합 한강의 조합원이 되어 
강문화를 시민과 함께 즐기는 사회를 만들어요!
후원자가 되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