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미씨의 한강편지 117_자연은 때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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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 coophangang 등록일21-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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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미씨의 한강편지 117
자연은 때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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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쥐팥쥐 생태놀이팡 ⓒ김현섭
오늘 아침에 있던 일이었습니다친구이자 이웃인 김찬호 교수님이 이런 카톡 메시지를 보내왔어요.

체벌에 관한 강의를 준비하다가 떠오른 질문... 은미 님은 아버지로부터 많이 맞았다고 하셨는데그 응어리가 자녀에게 대물림되지 않은 비결은 무엇일까요?’

선뜻 대답이 떠오르지 않아 출근 준비를 하며 질문을 곰곰이 되씹어 보았습니다나는 아이를 체벌하지 않는 좋은 엄마였던가 하는 질문부터체벌은 몇 손가락 꼽을 정도로 적었지만 아이에게 감정적으로 대했던 순간은 얼마나 많았던가 하는 반성도 했어요.

아버지만이 아니었습니다열 살 때는 담임 선생님도 본보기를 삼기 위해’ 매 타작을 한 적이 있어요제가 대학생 때 우연히 우리 아버지를 만났던 옛 담임은 저를 무척 흐뭇하게 회고하셨다지요. (마치 본인의 엄한 체벌 덕에 잘 커서 서울에 대학까지 갔다고 믿었나 봅니다.)

매를 자주 맞았던 어린 아이였던 저의 벗은 책이었어요저는 언제나 책을 읽었고일기장에 구박받는 콩쥐 마냥 서러운 마음을 꼬박꼬박 적어내려 갔어요한편 저에겐 다정한 언니들이 있었어요그리고 동네 친구들우리는 해가 저물도록 오징어게임도 하고 숨바꼭질도 하며 팽나무 아래에서 놀았습니다.

제주도 중산간 마을에서 자라며 저는 언제나 팽나무에 기대어 호흡을 가다듬었고제비꽃 피어나는 들에서 아무렇게나 드러누워 낮잠을 자기도 했어요사시사철 삶의 터전이었던 자연그 품에서 자라며 행복했고저 역시도 낙낙한 품을 가진 사람으로 컸습니다.

#콩쥐야 팥쥐야 같이 놀자
어릴 때 하던 오징어 게임은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었죠사금파리나 물로 금을 그어 놓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았습니다그러니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얼마나 끔찍하고 참담하던지요

죽음의 게임이 아닌상생과 삶의 놀이우리가 사는 지금 세계에서는 어려운 일일까요아무려나저희는 샛강에 콩쥐팥쥐 생태놀이팡을 만들었습니다.

거친 풀들을 베어내고 땅을 고르고 부드러운 모래를 깔았습니다몇 년 전 쓰러진 버드나무들은 잔가지를 정리하고 둥치 아래는 버팀목을 세워 나무를 오르락내리락 할 수 있게 만들었어요튼튼한 밧줄로 아이들이 놀 수 있는 다리를 만들었고이팝나무 두 그루 사이엔 그네를 맸어요.

콩쥐팥쥐 생태놀이팡 가운데는 샛강 상상 안내도도 만들어 아이들이 계속 상상을 표현하도록 했고요나무조각과 나뭇가지들 같은 자연물도 넉넉히 옆에 두었습니다저희가 어렸을 때 놀듯이요즘 아이들도 자연에서 나는 것들만 가지고 재미있게 놀 수 있을까요아마 그럴 것입니다벌써 아이들이 뱁새 떼 마냥 모여들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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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달 커플에게
한창 사랑에 빠져 연애질 하느라 몰랐지요곳곳에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다는 것 말이예요.

우리는 카메라를 설치하고 관리하는 한강 사람들이랍니다근래 당신들이 하도 여기저기서 흔적을 보여 카메라 대수를 늘렸어요그래서 봤더니 며칠 전 영상에 당신 커플이 다정하게 데이트 하는 게 보이더군요얼마 뒤엔 너구리 아저씨가 같은 길을 지나가는 것도 봤어요.

저는 남들이 연애하는 거 여전히 부럽네요때로 아이고 배야하는 시기심도 들고요ㅎㅎ 그래도 당신들은 이사를 잘 왔어요이 곳 샛강이 허니문을 보내고 아가들을 낳아 키우기 좋다는 것을 알아봤으니까요선견지명이 있는 똑똑한 수달들이군요당신들은.

우리가 도와줄 게 있다면 기꺼이 도와줄게요부디 사랑하는 마음서로 위하는 마음 잘 간직하고 샛강에서 행복하게 살길 바라요당신들이 먹기 좋은 물고기도 요즘 풍성해요뒹굴고 놀기 좋은 모래와 흙물도 넉넉하고요.

혹시 저녁 어스름에 마주치게 된다면 모른 척 길을 비켜 줄게요이제 이곳까지 어렵게 찾아왔으니 자식들 잘 키우며 알콩달콩 살아가세요.

그대들이 행복하면 우리도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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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수능을 치르는 한강 수험생들에게
수능이 내일로 다가왔습니다한강 조합원과 조합원 자녀 중에도 내일 시험을 치르는 수험생들이 있어요그동안 정말 애썼다고고맙다고 말하고 싶어요.

내일 차분히 최선을 다해 수능을 보고 좋은 결과 있기를 응원합니다수능을 마친 한강 가족들은 특별히 샛강 투어에 초대합니다제가 안내해드리고 맛있는 점심을 준비할게요.

고맙습니다.

콩쥐팥쥐가 놀고 수달들이 살아가는 샛강에서
2021.11.17
한강 드림 
사회적협동조합 한강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동로 48 여의도샛강생태공원 방문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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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지 http://coophangang.kr
<한강人을 소개합니다. 세번째 - 배은덕님>
한강인이 되신 멋진 조합원님들을 한 분씩 만나봅니다. 
고양지부 배은덕님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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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자기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저는 고양시에 살고 있는 배은덕입니다저를 소개하는 일이 가장 어려운 것 같아요종종 저에게 무슨 일을 하는 분이세요?”라고 질문을 하시는 분들이 계세요그만큼 다양한 일을 하고 있어요청소년들을 지도하는 청소년지도사로 활동하고 있고우리 지역 소식을 전하는 기자로도 활동하고 있고라디오 팟캐스트를 진행하기도 했었고꿀벌이 좋아 도시양봉을 하기도 했었고지구환경을 위해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에 앞장서고자 고양시민햇빛발전사회적협동조합에서 사무국장으로 활동하기도 했어요한마디로 저를 소개하자면 다음 세대들에게 아름다운 지구를 물려주고 싶은 한 사람 정도로 소개하면 어떨까 싶어요.  

Q. 한강 조합원이 되신 계기가 뭔가요?
장항습지 버드나무들이 가시박으로 뒤덮여 말라죽어가는 끔찍한 모습을 뉴스에서 보게 되었어요조금이라도 힘을 보태고 싶어 장항습지 환경보전활동모니터링 활동에 참여하게 되었는데그 곳에서 염키호테 염형철 대표님과 소녀같은 조은미 이사장님을 알게 되었어요마치 정해진 운명처럼 자연스럽게 한강의 조합원이 되었어요.

Q.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여름까지는 꿀벌들을 돌보느라 벌보다 바쁜 삶을 살았어요매일 벌통을 살피고벌들과 교감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요즘은 플레이고양이라는 스튜디오에서 문화예술관련 플랫폼 기획 일을 하고 있어요틈틈이 청소년들과 환경수업도 진행하고 있고요다양한 분야의 많은 분들을 만나며 활기차게 지내고 있습니다.

Q. 한강에 바라는 점을 말씀해주세요.
한강 1주년 생일 날 선유도에서 샛강까지 걸었던 날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요혼자서 뻘쭘하지 않을까 염려를 하며 갔는데괜한 걱정이었어요그날의 노을바람풀벌레 소리함께 했던 분들소나기를 피하며 대나무 숲에서 들었던 노래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어요올해로 3주년이 된 한강이 신규 조합원들에게 편안함으로기존 조합원들에게는 신선함으로 다가오면 좋겠어요워낙에 제 맘처럼 잘하고 계셔서 한강에 특별히 바라는 점이 없어요조합원들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제공해주시는데그 좋은 기회를 매번 다른 일로 놓쳐서 아쉬울 뿐이지요하늘아래 모두가 행복한 샛강을 만들어주세요바라는 게 없다고 해놓고 너무 큰 것을 바랬나요?

Q. 한강 조합원들께 하고 싶은 말씀은?
글 솜씨도 없는 제가 한강人을 소개합니다.’ 소개 글 부탁에 바로 승낙을 한 건한강 직원 분의 수고를 덜어드리기 위함이었어요활동이 저조한 반쪽짜리 조합원으로서 이거라도 하자는 심정으로 부끄럽지만 제 소개를 해보았어요직접 만날 수는 없지만 한강편지를 통해서 조합원 한분 한분을 알아가고 싶기도 했고요지난 3년 동안 한강에 많은 일이 있었지요조합원분들 모두 저와 같은 마음으로 한강과 함께 하고 있을 거라 생각해요기쁜 일은 함께 기뻐하고어려운 일에는 함께 힘을 보태고안타까운 일은 함께 슬퍼하며 천천히 오래도록 한강과 함께 걸어가면 좋겠어요한강 조합원님들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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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자 모집] 한강물길트레킹-선유도 & 샛강 삼삼오오 가을 트레킹

한강을 온전히 만나는 삼삼오오 가을 투어 
코로나는 멀리 자연은 가까이. 자연은 묵묵히 제 일을 하고 서로 기대어 생명을 보듬고 살아갑니다. 강물은 더욱 깊이 흐르고 단풍이 든 나무들은 잎을 떨구고 겨울을 준비합니다. 한강의 역사와 숨결을 가늠해보는 선유도에서 도심 속 비밀의 숲 샛강까지, 온전히 자연을 만나고 교감하는 여행으로 초대합니다.

11월 27일(토) & 28일(일) 
선유도 공원에서 여의샛강생태공원까지 걷습니다.
■ 장소 : 선유도에서 여의샛강생태공원에 이르는 약 5km 구간 
■ 참가 방식 : 구간을 걸으며 미션 수행. 미션 완료 후 기념품 수령 
■ 참가인원 : 하루 최대 100명
신청 : https://www.hanriver.or.kr/ecology/20210_choice.php
한강유역 환경청 생태체험 통합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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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물길 영상 트레킹-여주 여강길 
첫 코스는 경기도 여주시 여강길 Ⅱ 코스입니다.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유별남 작가와 함께한 유별난 사진찍기 좋은 여강길 코스!! 
다양한 수생태계와 멋진 경관을 온라인에서 함께 즐겨 보세요!
사회적협동조합 한강의 조합원이 되어 
강문화를 시민과 함께 즐기는 사회를 만들어요!
후원자가 되어주세요.
한강편지를 전하는 우체부가 되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