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미씨의 한강편지189_한강의 작은 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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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 hangang 등록일23-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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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미씨의 한강편지 189_한강의 작은 주민
숲의 나무들은 나날이 푸르러지는데 봄날의 날씨는 변덕스럽기만 합니다. 요 며칠은 반갑지 않은 황사바람과 미세먼지가 가슴을 답답하게 하네요. 

어제는 비와 함께 바람이 많이 불어 나무들이 온통 몸을 뒤채고 더러 가지들이 부러지기도 했습니다. 선영팀장은 ‘강풍에 부러진 나뭇가지 조심’하라는 안내문을 서둘러 출력하고 있었습니다. 넓은 샛강생태공원에서 작은 안내문 몇 장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마는 시민들의 안전을 생각하는 그 배려가 고마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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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 산막이옛길 한반도 지형. c. 신석원)  
#마크롱과 함께 한강유람을?
“다음에는 마크롱을 꼭 초대하고 싶어요.” 

지난 주말 (4.8) 괴산 산막이 옛길로 한강유람단 여행을 갔던 크리스 씨가 소감을 말했습니다. 다음 한강유람단에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초대하고 싶다는 말이었어요. 내막을 듣고는 사람들이 하하 웃었습니다. 

은실과장님의 친구인 크리스 씨는 ‘가벼운’ 트레킹이려니 해서 새 운동화를 신고 왔습니다. 그런데 산막이 옛길은 그림 같은 절경을 내려다보며 산을 오르락내리락 하는 코스가 있었어요. 새 신발을 신은 발은 아파오고… 그는 기회가 되면 마크롱에게 새 신발을 신게 하고 같이 트레킹을 해서 자기처럼 고생 좀 하게 하고 싶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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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을 누려요. 한강유람단이 괴산 산막이옛길로 잘 다녀왔습니다. c. 신석원)  
올해 석락희 단장님을 필두로 멤버십이 단단해지고 있는 한강유람단에는 배움과 재미, 보람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한강을 누리자’자는 모토로 아름다운 강길을 걷고, 강에서 만난 사람들에게서 배움을 이어갑니다. 강의 자연을 누리고, 지역에서 오래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들 들으며, 또 맛있는 음식을 함께 먹습니다. 3월 섬진강 기행에서는 김용택 시인님을 만났으며, 4월 유람에서는 흙살림연구소 이태근 소장님을 만났습니다. 오가는 버스에서는 인문학자 김영 교수님이 노자 강의를 들려주시기도 합니다. 서로 가진 것들을 나누며 풍성해지는 한강유람단은 5월에 한강 발원지 검룡소를 간다고 하니 기대하셔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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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가 샛강에 와서 그린 수달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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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강생태공원 인근 윤중초 가족들이 야생화를 심었습니다.)  
#어린 왕자의 그림
“수달 한 마리 그려주세요.” 
어느 날 어린 왕자가 다가와서 그런 부탁을 한다면 어떨까요? 양 한 마리 그림을 부탁했을 때, 조종사는 결국 양이 들어 있는 상자 그림을 그려주었죠. 그렇다면 수달 그림을 그리려면 수달이 살고 있는 강가 집을 상상하여 그릴 수 있을까요? 

요즘 샛강에서는 아이들도 어른들도 자연을 그리곤 합니다. 매주 화요일에는 ‘자연 드로잉’ 수업이 있어 어른들이 샛강을 산책하고 그림을 그리고 있어요. 또 지난 주말에는 윤중초 어린이들과 부모님들이 오셔서 수달 투어와 야생화 심기, 샛강 자연 그리기를 했습니다. 가족이 함께 모여 완성한 그림을 보면 버드나무도 보이고, 까치와 수달도 있네요. 아이들은 수달을 직접 두 눈으로 보지는 못해도, 이 곳에 살고 있는 수달을 상상하여 슥슥 그려냅니다. 

샛강에 살고 있는 동식물 식구들이 늘어나니 그릴 대상도 많아집니다. 그림을 그리려면 대상을 오래 바라보고 애정을 가져야 그릴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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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1일 수달보호포럼이 열렸습니다.)  
#수달언니들, 만나다
중랑천, 청계천, 탄천, 성내천, 여의샛강, 홍제천… 한강 지류 곳곳에서 활동하는 수달언니들이 모였습니다. 어제 열린 수달보호포럼에서 그간 활동해온 단체들이 그들이 지키는 강과 수달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서울시는 공식적으로 현재 15마리의 수달이 한강에 살고 있다고 발표했는데요. 자연의벗연구소 오창길 이사장님은 ‘서울수달 살만한가요? 온통 자동차길 사람길. 인간은 1000만, 수달은 15마리’라고 포럼 참가 소회를 말했습니다. 몇 마디 단어에 수달을 사랑하고 공존을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한강에 수달이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적극 알릴 것인지, 반대로 시민들이 수달이 사는 서식지 부근을 알면 위협을 줄 수도 있으니 비밀로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토론이 오갔습니다. 서울시에 각종 하천 개발에 대한 대책과 계획을 묻기도 했고요. 포럼이 끝나고 수달언니들은 함께 외쳤습니다. 

“한강의 작은 주민, 수달을 보호해요.” , “한강을 사랑하는 우리, 함께 수달을 지켜요.” 

수달을 사랑하는 마음들이 이렇게 모이고 있습니다. 야생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서울 그리고 한강! 그런 한강을 만들어나갈 수 있어 행복합니다. 건강하시고 평안한 날들 보내시기 바랍니다. 
 
2023.04.12 한강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