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편지 80_강물아 흘러흘러 어디로 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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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 coophangang 등록일21-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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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편지 80
강물아 흘러흘러 어디로 가니
한강 선생님들께,

아침 출근길에 양화대교를 지납니다다리를 넘을 때면 전철 출입문 창에 가까이 서서 강물을 바라보곤 합니다어제는 망망한 한강 한가운데서 수면 가까이 붙어 부지런히 날개짓하며 날아가는 새를 보았지요저렇게 강을 지나려면 힘들지 않을까저 새는 어디까지 날아가려고 하나… 약간 걱정도 하고 응원도 하는 마음으로 지켜보았습니다.

요즘 한강에는 사람들이 모이고후원자들도 속속 모이고 있습니다어려운 코로나 시대 겨울을 지나면서도 수달을 지키려는 시민들자원봉사를 하러 나선 청년들에 더해이 사회의 희망이 되고자 하는 한강을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있습니다그래서 저는 요즘 종종 이 동요가 떠오릅니다.

냇물아 흘러흘러 어디로 가니
강물 따라 가고 싶어 강으로 간다

#냇물아 흘러흘러 – 수달언니들과 수달키큰아재들
1월을 지나며 50여 명의 수달언니들은 줌으로 네 차례에 걸친 교육을 받았습니다온라인 교육인데도 그 열기가 대단했습니다수달언니들은 이제 한강 지류 곳곳을 돌아다니며 수달 모니터링과 조사를 하게 됩니다그제 목요일에도 현장 조사 계획이 잡혔으나 눈이 많이 내려 미뤘습니다대신 내일 일요일(2.7)에 중랑천으로 언니들이 갑니다.

저희 한강만 한다면 이렇게 꾸리기 어려웠을 겁니다생태보전을 위해 현장에서 애써온 중랑천 환경센터와 고덕천을 지키는 사람들그리고 녹색미래를 비롯한 여러 단체와 개인들이 힘을 모았습니다고맙고 힘이 나는 일입니다.

수달언니들이 현장을 누비며 활동을 하려면 지원이 좀 필요합니다그래서 주변에 수달후원을 부탁드렸습니다벌써 많은 분들이 십시일반 마음을 모아주고 계신데매번 마음이 뭉클하네요.

조만간 아예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수달 키큰아재들’ (키다리 아저씨에서 따온 명칭입니다. ^^)을 모집하려고 합니다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공존의 소중함을 아시는 분들이 마음을 더해주실 거라 기대해봅니다.

#냇물아 흘러흘러 – 제주도의 한강조합 후원자들
최근에 새로이 가입한 한강조합의 정기후원자들 중에서 제주도민들이 여럿입니다강이라고는 없는 제주도민들이 왜 한강의 후원자가 되었을까요그건 바로 이번에 한강 이사장을 맡게 된 저의 가족들이라 그렇습니다. ^^

조은덕조은희조은애조은미조현욱조현철… 형제자매들에 더해 그 배우자들도 가입했습니다기왕에 후원해오던 조은덕과 조현욱은 증액을 신청했고요.

가족 이야기를 하려니 쑥스럽기도 하지만이런 마음들이 모여 한강을 힘차게 흐르게 하는게 아닌가 싶어요많은 분들이 응원하고 지켜봐 주시니 한강조합이 새로이 시도하는 일들이 사회이 희망을 만들겠다는 꿈은 반드시 이루어야 할 사명이 되었습니다.

한강조합이 샛강생태공원에서그리고 장항습지에서 하는 많은 환경보전과 숲 가꾸기 활동은 나서는 이들이 없으니 그저 우리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묵묵히 하고 있는 일들입니다수달이 돌아오는 한강을 만드는 일도 그러하고요그런 상황이라 한강 후원자들 한 분 한 분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냇물아 흘러흘러 – 디딜자리 인턴십
물적 자원도 중요하지만사람만한 자원이 어디 있을까 싶습니다영어로도 인적 자원을 ‘human resources’라고 하지요어제 한강에 두 분이 소중한 인적자원이 보강되었습니다서울시에서 주관하는 ‘2021 디딜자리 인턴십을 통하여 새로이 채용되신 분들인데올 연말까지 함께 일하게 됩니다.

그 중에 한 명은 작년 3개월 남짓 동일한 인턴십으로 참여한 김선영 과장입니다성실하고 배려심 깊은 그가 다시 한강에서 연속해서 일하게 되어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인턴십 합격자 45명 명단 중 순번에 있어우리끼리 1등이라고 더욱 기뻐했습니다가나다순은 아니었거든요. ^^).  

15일부터 출근하게 될 인턴십 두 분이 한강에서 펼칠 활약도 기대해주셔요.

#입춘봄을 기다리며
2월 3일 입춘이 지나고 다시 눈이 내렸지만 마음은 이미 봄입니다나날이 깊어가는 것은 매화를 비롯한 꽃의 향기이고뻗어 나오는 새순의 기운일 것입니다.

박준 시인의 시 중에서 삼월의 나무가 있습니다저희도 삼월의 나무를 기다리며 은근한 희망으로 또 이렇게 일상을 살아가겠습니다시를 붙이며 편지 가름합니다언제나 건강하세요.

삼월의 나무
          -      박준

불을 피우기
미안한 저녁이
삼월에는 있다

겨울 무를 꺼내
그릇 하나에는
어슷하게 썰어 담고

다른 그릇에는
채를 썰어
고춧가루와 식초를 조금 뿌렸다

밥상에는
다른 반찬인 양
올릴 것이다

내가 아직 세상을
좋아하는 데에는

우리의 끝이 언제나
한 그루 나무와
함께한다는 것에 있다

밀어도 열리고
당겨도 열리는 문이
늘 반갑다

저녁밥을 남겨
새벽으로 보낸다

멀리 자라고 있을
나의 나무에게도
살가운 마음을 보낸다

한결같이 연하고 수수한 나무에게
삼월도 따뜻한 기운을 전해주었으면 한다

2021.02.06
약동하는 샛숲의 생기를 담아
한강조합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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