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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미씨의 한강편지 351 💌 노들섬 나무들과 스타벅스

2026-05-26
조회수 61
비가 내리고 세찬 바람은 우산을 뒤집기도 하더군요. 심통이라도 부리는 사춘기 소년처럼 말이죠.

은미씨의 한강편지 351 💌 노들섬 나무들과 스타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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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리고 세찬 바람은 우산을 뒤집기도 하더군요심통이라도 부리는 사춘기 소년처럼 말이죠

하필 저는 오늘 반팔을 입고 다녔어요비 예보는 들었지만 견딜 만하다고 생각했어요사실 지난 며칠 더워서 힘들었거든요갑자기 30도를 웃도는 날씨였잖아요어쩌다 보니 그 더위 속에서 강을 돌아다녔어요하루는 중랑천 답사하루는 금강으로 여행그리고 어제는 미호강을 돌아다녔어요그 중에서 금강 트레킹은 더없이 좋았지만 더위는 만만치 않았어요한낮에 모래밭에서 맨발로 호기롭게 걷다가 화상을 입는 줄 알았죠앗 뜨거 앗 뜨거소리치다가 얼른 신발을 신었답니다

시골 아낙네마냥 붉어진 팔을 드러내고시원한 비가 때이른 더위를 식혀주기를 바랐죠하지만 비는 차갑기 짝이 없어 팔에 소름이 돋더군요저녁이 들며 빗줄기는 더 굵어졌는데 설희 경화 형철 선영 정원 같은 한강애인들 몇몇 분들은 노들섬으로 갔어요베어질 위기에 처한 나무들을 구해야 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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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뒤로 보이는 숲 절반에 달하는 326그루의 나무가 베어질 위기에 처했다

끝도 없이 한강을 개발하려 드는 서울시가 한강버스에 이어 이제는 노들섬을 건드리고 있다는 것을 아시나요서울시가 무려 4,400억원을 들여 노들섬에 글로벌 예술섬을 만들려고 한다네요지금도 수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아름다운 섬인데 이상한 조형물을 만드느라 돈을 쓴다는군요당장 노들섬 나무의 절반이 넘는 326 그루를 베고공중정원을 떠받칠 기둥과 조형물을 세울 계획을 세웠어요

마치 살생부라도 작성하듯이 326 그루 나무들이 정해졌습니다. 영문을 모르는 나무들은 죽음을 앞두고 바들바들 떨고 있지는 않을까요탄식을 강물에 흘려보내고 있지는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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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표식이 될 흔적을 남기는 염키호테

저는 선약이 있어 노들섬에 가지 못했습니다대신 집에 오는 길에 문득 생각이 나서 스타벅스에 갔습니다일전에 선물받은 스타벅스 카드에 잔액이 몇 천원 남았던 게 떠올랐습니다카페가 한산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품고 들어섰지만여전히 젊은이들이 많이 보이더군요한쪽 벽에는 깊은 사죄의 말씀드립니다.’라는 사과문이 붙어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지난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탱크 데이’ 이벤트를 했거든요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을 연상할 수 있는 책상에 탁이란 문구도 있었고요사과문에는 해당 콘텐츠가 내부에서 철저하게 검수 되지 못해’ 물의를 일으키게 되었다고 써 있네요과연 내부 검수의 문제였을까요

5.18에 대하여 이렇게 조롱하고 혐오하는 이들을 보면 저는 4.3 희생자인 우리 할아버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어요경찰의 총에 맞아 억울하게 죽은 스물아홉 꽃다운 청년을 누가 감히 조롱하는가그로 인하여 평생 비극의 그림자를 지고 산 우리 아버지의 억울함은 누가 풀어주나

어둑해진 길을 따라 집으로 오며 생각했습니다노들섬의 나무들을 껴안는 일과 스타벅스 카드를 환불하는 일은 맞닿아 있다고 말이죠폭력에더러운 자본에 저항하거나 목소리를 내는 일생명의 편에 서는 일그런 일이 한강이 하는 일이고, 4.3 유족인 제가 해야 하는 일이라는 것을… 


은방울 꽃 성장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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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미호강을 건너는 은여울 아이들 ⓒ박비호

어릴 적 저는 친구들과의 관계가 좋지 않아 늘 혼자 지내곤 했습니다그만큼 학교폭력도 많이 겪었고여러 번 신고도 했습니다하지만 신고를 하면 할수록아이들의 폭력은 점점 교묘하고 악랄해졌습니다그 시절의 저는 늘 두렵고 외로웠습니다.” (김범준)

나는 결핍 속에서 자랐고편견의 눈빛 속에 서 있었다그 모든 바람과 돌부리에 맞서며 나는 세워졌다은여울은 나에게 단순한 학교가 아니라나를 찾아낸 강이었다.’(최서원

인생이란 쉽지 않다하지만 태어났고 살고 있으니한 번 사는 인생은여울에 다니면서 나에 대해 더 잘 알고 성장하면 좋지 않을까?’ (한창희

*<2025 은여울고등학교 인턴십 내러티브 글쓰기 -은방울 꽃 성장일기>에 수록된 은여울 학생들의 글입니다


은미가 은여울에게

안녕 여러분?

안녕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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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은여울학교를 찾았습니다선생님과 학생들이 나누는 인사가 발랄하네요저도 따라했어요안녕 여러분

3년째 은여울에서 프로젝트 수업을 하고 있어요아이들과 함께 자연을 관찰하고 모니터링하고 자원봉사하고 생태와 기후에 대한 공부를 해오고 있답니다그래서 이참에 협약까지 체결하게 되었습니다이름하여 지역과 자연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는 은여울중고 - 사회적협동조합 한강 업무협약식이었어요은여울은 국내 유일 치유형 공립학교라고 해요치유와 배움이 필요한 아이들이 자라는 곳이죠아이들을 보면 그들 나이 때 저의 모습이 오버랩되기도 하죠우울과 불안이라는 그림자를 노상 달고 다니고 조용히 책만 읽던 아이였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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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은여울 아이들을 강과 숲으로 안내합니다자연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게 돕죠아이들과 같이 염키호테 대표님의 강의를 들었습니다옆에 앉은 소년은 자꾸만 자기를 봐달라고 말을 거네요씩씩하게 인사하는 아이들, ‘여울이라는 선물을 받기 위해 저요저요 질문하는 아이들그리고 칭찬을 들으면 활짝 꽃처럼 웃은 아이들… 

이 아이들이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나무와 생명의 편에 서서 

2026.05.20

한강 드림 


프로그램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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