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주 너는 뱀이 안 무서워?” 오랜만에 만난 친구에게 물었어요. 은주가 생물학과 출신이라는 것이 문득 은미씨의 한강편지 361 💌 뱀과 함께 살아가기 |
|
|
중랑천 강가에는 수달도, 원앙도, 뱀도 살아갑니다. ⓒ이고은 |
|
|
“은주 너는 뱀이 안 무서워?” 오랜만에 만난 친구에게 물었어요. 은주가 생물학과 출신이라는 것이 문득 생각났죠. 은주의 큰아들 동욱은 집에서 온갖 파충류를 키우기도 했고요. “뱀이 뭐가 무섭다냐? 귀엽제. ㅎㅎ” 은주가 웃으며 대답합니다. 웃는 눈이 뱀눈처럼 가늘게 작아지네요. |
|
|
은주와 은희 부부. 이십 대 시절 하숙집에서 만난 인연으로 지금껏 만나는 이 친구들을 지난 주말에 만났습니다. 저는 친구들에게도 한강 이야기, 중랑천 이야기 같은 것들을 하기 바빴죠. (고맙게도 친구들도 다 한강애인이라 귀를 기울여줍니다.) 그러다가 중랑천에 자주 출몰하는 뱀 이야기를 하게 되었어요. 올해는 뱀이 꽤 여러 번 나타났거든요. |
|
|
뱀이 아주 많았던 제주도에서 자란 저는 어떤가 하면 뱀을 싫어합니다. 무섭기도 하고 오싹한 기분이 들죠. 어릴 때는 집집마다 구렁이 한 마리씩은 있었는데, 집을 지켜주는 구렁이라며 신성시했어요. 구렁이가 마당에 나타나기라도 하면 느릿느릿 지나갈 때까지 숨을 죽이고 바라보았죠. 우리 마을엔 연못이 많았는데 여름엔 연못 가장자리에서 물뱀 여러 마리가 춤을 추듯이 엉켜 있는 것도 보았죠. 오뉴월에 야생 블루베리 같은 삼동 열매를 따먹곤 했는데, 열심히 따다 보면 관목 덩굴 아래서 뭔가 삐걱거리는 듯한 소리가 났어요. 우리는 그걸 뱀이 이빨 가는 소리라고 믿고 얼른 나무에서 떨어졌죠. (문득 궁금해서 제미나이에게 물었어요. 그랬더니 뱀은 이빨을 갈 수 없는 구강 구조이지만, 삼동나무 아래는 쇠살모사 같은 독사가 숨어있기에 딱 좋은 장소라고 말해주네요.) |
|
|
얼마 전에 만난 어떤 공무원 분들과도 뱀 이야기를 하게 되었어요. 한 분은 몇 년 전에 뱀을 죽여달라는 민원을 받는 적도 있다고 하셨죠.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니 잡아서 죽여달라고 했다네요. 아무리 그래도 죽일 수는 없지 않겠냐고 하시며 그는 웃으셨어요. |
|
|
동물운동과 환경운동의 철학적, 정서적 기반은 다르다. (중략) 그럼에도 운동은 다른 것보다 같은 게 더 많다. 다름을 확인하는 데 주력할 게 아니라 함께 발딛고 선 땅을 확인하는 게 더 생산적이다. 환경운동과 동물운동 그리고 동물권과 동물복지 모두 추구하는 가치는 동물보호(animal protection)이다. 이는 인간 중심, 개발 중심의 한국 사회에서 새로운 대안적 가치를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새파'와 '고양이파'는 적이 아닙니다. 어깨동무하고 싸워야 할 동지입니다. _ 남종영 기후변화와 동물연구소장님의 7월 27일 페이스북 글 부분 인용) |
|
|
요즘 새와 고양이 논쟁이 뜨거운 것 아시는지요? 새덕후가 촉발했고, 여기에 동물단체와 생태운동가들, 고양이 애호가과 조류 애호가들이 가세하여 격돌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새도 고양이도 다 좋아하는 저로서는 관심있게 사태를 지켜보고 있었죠. 사태는 급기야 무척 거칠어지는 것 같았는데, 마침 남종영 소장님 (이 분도 한강애인이십니다. ^^)이 사려깊고 공감가는 글을 올리셨습니다. 새파와 고양이파는 적이 아니라는 것, 함께 어깨동무하고 싸워야 할 동지이며 궁극적으로 우리 곁의 동물을 같이 보호하고 공존하자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
|
|
오늘 아침도 여느 때처럼 고양이들이 저를 깨워서 일찍 일어났습니다. 아시다시피 두 마리 중에서 랑랑이는 중랑천에 버려진 고양이었죠. 랑랑이가 구조되지 않았으면 중랑천에서 새를 잡았을까, 아니면 굶어서 시름시름 죽었을까? 가끔 그런 상상을 하면 슬퍼집니다. 이토록 경이롭고 아름다운 존재가 제 곁에서 가족으로 살아간다는 것에 감사하기도 하고요. 침대 아래로 늘어뜨린 제 손에 코를 비벼대는 고양이의 축축하고 부드러운 촉감. 그 순간 남종영 소장님의 글이 떠올랐어요 이 생각을, 마음을, 한강편지에 전해야겠다 싶어서 벌떡 일어났습니다. |
|
|
우리 곁의 생명들을 아끼고 돌보는 일. 특히 중랑천에서 그 일을 오랫동안 해오신 분이 김향희 국장님입니다. 지난 주 한강살롱에서는 그를 청하여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그는 중랑천에서 환경운동과 환경교육을 해왔습니다. 결국 그 두 가지는 별개가 아니라 하나의 흐름이라는 말도 수긍이 갔습니다. 함께 배우고, 함께 행동하고, 함께 변화시키는 일.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자연 속 생명들과도 관계를 만들고, 그런 속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가는 일, 그것이 향희 국장님이 해온 일이었어요. |
|
|
저는 그의 패기, 열정, 그리고 사랑하는 존재들을 지키려는 마음에 뭉클했습니다. 강의를 듣던 정희 국장님을 쳐다보니 눈물이 글썽하더군요. 그간 고생한 생각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서 그럴까요. 그렇게 향희와 정희의 마음은 하나의 흐름으로 흐르는 중랑천에 다름없었습니다. |
|
|
날은 여전히 무덥지만, 중랑천에서는 자원봉사자들도 우중가도 정희도 웅도 쉬지 않습니다. 풀과 나무들 관리도 일이 많지만, 특히 우중가 선생님들은 동부간선도로 위 사철나무를 돌보는 일을 하고 있어요. “이제 잘 자리잡아가는데 덥다고 안 할 수는 없지요. (홍반장님)” |
|
|
특별히 8월에는 수해입은 수달 집을 복구해주는 자원봉사도 한다고 하는군요. 여름 휴가를 잘 다녀오셨다면, 중랑천에서 봉사하며 이열치열 여름을 나는 건 어떠신지요? |
|
|
생기 있게, 건강하게 여름 잘 나시기 바랍니다. 2026.07.30 한강 드림 |
|
|
|
은미씨의 한강편지 361 💌 뱀과 함께 살아가기
“은주 너는 뱀이 안 무서워?”
오랜만에 만난 친구에게 물었어요. 은주가 생물학과 출신이라는 것이 문득 생각났죠. 은주의 큰아들 동욱은 집에서 온갖 파충류를 키우기도 했고요.
“뱀이 뭐가 무섭다냐? 귀엽제. ㅎㅎ”
은주가 웃으며 대답합니다. 웃는 눈이 뱀눈처럼 가늘게 작아지네요.
은주와 은희 부부. 이십 대 시절 하숙집에서 만난 인연으로 지금껏 만나는 이 친구들을 지난 주말에 만났습니다. 저는 친구들에게도 한강 이야기, 중랑천 이야기 같은 것들을 하기 바빴죠. (고맙게도 친구들도 다 한강애인이라 귀를 기울여줍니다.) 그러다가 중랑천에 자주 출몰하는 뱀 이야기를 하게 되었어요. 올해는 뱀이 꽤 여러 번 나타났거든요.
뱀이 아주 많았던 제주도에서 자란 저는 어떤가 하면 뱀을 싫어합니다. 무섭기도 하고 오싹한 기분이 들죠. 어릴 때는 집집마다 구렁이 한 마리씩은 있었는데, 집을 지켜주는 구렁이라며 신성시했어요. 구렁이가 마당에 나타나기라도 하면 느릿느릿 지나갈 때까지 숨을 죽이고 바라보았죠. 우리 마을엔 연못이 많았는데 여름엔 연못 가장자리에서 물뱀 여러 마리가 춤을 추듯이 엉켜 있는 것도 보았죠. 오뉴월에 야생 블루베리 같은 삼동 열매를 따먹곤 했는데, 열심히 따다 보면 관목 덩굴 아래서 뭔가 삐걱거리는 듯한 소리가 났어요. 우리는 그걸 뱀이 이빨 가는 소리라고 믿고 얼른 나무에서 떨어졌죠. (문득 궁금해서 제미나이에게 물었어요. 그랬더니 뱀은 이빨을 갈 수 없는 구강 구조이지만, 삼동나무 아래는 쇠살모사 같은 독사가 숨어있기에 딱 좋은 장소라고 말해주네요.)
얼마 전에 만난 어떤 공무원 분들과도 뱀 이야기를 하게 되었어요. 한 분은 몇 년 전에 뱀을 죽여달라는 민원을 받는 적도 있다고 하셨죠.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니 잡아서 죽여달라고 했다네요. 아무리 그래도 죽일 수는 없지 않겠냐고 하시며 그는 웃으셨어요.
# 새와 고양이와 살아가기
동물운동과 환경운동의 철학적, 정서적 기반은 다르다. (중략)
그럼에도 운동은 다른 것보다 같은 게 더 많다. 다름을 확인하는 데 주력할 게 아니라 함께 발딛고 선 땅을 확인하는 게 더 생산적이다. 환경운동과 동물운동 그리고 동물권과 동물복지 모두 추구하는 가치는 동물보호(animal protection)이다. 이는 인간 중심, 개발 중심의 한국 사회에서 새로운 대안적 가치를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새파'와 '고양이파'는 적이 아닙니다. 어깨동무하고 싸워야 할 동지입니다. _ 남종영 기후변화와 동물연구소장님의 7월 27일 페이스북 글 부분 인용)
요즘 새와 고양이 논쟁이 뜨거운 것 아시는지요? 새덕후가 촉발했고, 여기에 동물단체와 생태운동가들, 고양이 애호가과 조류 애호가들이 가세하여 격돌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새도 고양이도 다 좋아하는 저로서는 관심있게 사태를 지켜보고 있었죠. 사태는 급기야 무척 거칠어지는 것 같았는데, 마침 남종영 소장님 (이 분도 한강애인이십니다. ^^)이 사려깊고 공감가는 글을 올리셨습니다. 새파와 고양이파는 적이 아니라는 것, 함께 어깨동무하고 싸워야 할 동지이며 궁극적으로 우리 곁의 동물을 같이 보호하고 공존하자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오늘 아침도 여느 때처럼 고양이들이 저를 깨워서 일찍 일어났습니다. 아시다시피 두 마리 중에서 랑랑이는 중랑천에 버려진 고양이었죠. 랑랑이가 구조되지 않았으면 중랑천에서 새를 잡았을까, 아니면 굶어서 시름시름 죽었을까? 가끔 그런 상상을 하면 슬퍼집니다. 이토록 경이롭고 아름다운 존재가 제 곁에서 가족으로 살아간다는 것에 감사하기도 하고요. 침대 아래로 늘어뜨린 제 손에 코를 비벼대는 고양이의 축축하고 부드러운 촉감. 그 순간 남종영 소장님의 글이 떠올랐어요 이 생각을, 마음을, 한강편지에 전해야겠다 싶어서 벌떡 일어났습니다.
# 향희와 정희의 중랑천
우리 곁의 생명들을 아끼고 돌보는 일. 특히 중랑천에서 그 일을 오랫동안 해오신 분이 김향희 국장님입니다. 지난 주 한강살롱에서는 그를 청하여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그는 중랑천에서 환경운동과 환경교육을 해왔습니다. 결국 그 두 가지는 별개가 아니라 하나의 흐름이라는 말도 수긍이 갔습니다. 함께 배우고, 함께 행동하고, 함께 변화시키는 일.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자연 속 생명들과도 관계를 만들고, 그런 속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가는 일, 그것이 향희 국장님이 해온 일이었어요.
저는 그의 패기, 열정, 그리고 사랑하는 존재들을 지키려는 마음에 뭉클했습니다. 강의를 듣던 정희 국장님을 쳐다보니 눈물이 글썽하더군요. 그간 고생한 생각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서 그럴까요. 그렇게 향희와 정희의 마음은 하나의 흐름으로 흐르는 중랑천에 다름없었습니다.
날은 여전히 무덥지만, 중랑천에서는 자원봉사자들도 우중가도 정희도 웅도 쉬지 않습니다. 풀과 나무들 관리도 일이 많지만, 특히 우중가 선생님들은 동부간선도로 위 사철나무를 돌보는 일을 하고 있어요. “이제 잘 자리잡아가는데 덥다고 안 할 수는 없지요. (홍반장님)”
특별히 8월에는 수해입은 수달 집을 복구해주는 자원봉사도 한다고 하는군요. 여름 휴가를 잘 다녀오셨다면, 중랑천에서 봉사하며 이열치열 여름을 나는 건 어떠신지요?
생기 있게, 건강하게 여름 잘 나시기 바랍니다.
2026.07.30
한강 드림
사회적협동조합 한강
Office. 02-6956-0596/ 010-9837-0825
후원 계좌: 사회적협동조합 한강, 우리은행 1005-903-602443
수신거부 Unsubscri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