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강편지가 왔어요! 은미씨의 한강편지 294_수달과 시민을 그만 쫓아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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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은 4월 13일 ‘약자와의 동행’ 상징 장소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었습니다. 그 소식을 듣고 여의도샛강생태공원에서 활동하는 시민들이 같은 장소에서 항의 기자회견을 하려고 준비했습니다. 그러나 오시장은 12일에 급작스럽게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며 대선 불출마를 선언합니다. 오시장은 당과 경선 후보들을 향해 “‘다시 성장’과 더불어 ‘약자와의 동행’을 대선의 핵심 어젠다로 내걸어주시길 바란다”고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약자와의 동행. 오시장이 그의 말마따나 시장 재임 동안 ‘핵심 어젠다’로 추진해왔다고 합니다. 그가 말하는 약자는 누구일까요? 통상적이라면 경제적, 사회적 약자들을 말할 터이고 장애인, 이주민, 저소득층, 노령층이 약자의 범주일 것입니디. 그러나 그가 진정으로 ‘약자와의 동행’을 해왔는지 의문입니다. 약자와의 동행을 하는 사람들 중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시민단체들이 있습니다. 인권, 장애인, 환경, 노동, 복지 등 여러 분야의 시민단체들의 약자를 위한 활동을 합니다. 오시장은 취임 때부터 ‘박원순 서울시가 시민단체의 ATM으로 전락’했다며 시민단체를 공격하고 박원순 지우기의 일환인지 시민단체들을 몰아냅니다. 그 중에 한 가지가 서울시 민간위탁에서 시민단체를 쫓아내고 직영으로 전환한 것입니다. 대표적으로는 서울숲, NPO센터, 서울로7017 고가공원, 서울혁신파크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그는 공격적으로 시민단체 ATM 운운했지만, 그 근거는 제시하지도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그의 집요한 공격에 시민단체들은 별 저항도 하지 못하고 물러났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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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민간위탁 취지는 행정에서 하기 어려운 부분에 민간 거버넌스로 성과를 거두기 위함입니다. 한강 생태공원 민간위탁도 마찬가지입니다. 생태공원의 생태보전과 생물다양성을 지키고, 전문성을 가진 단체들에게 프로그램 운영과 공원 운영을 맡기는 것입니다. 한강 새태공원은 민간위탁 예산은 적은 편인데, 5개의 생태공원의 연간 예산은 각각 1.5억 내외 수준입니다. 이 예산은 위탁운영 인원 3명의 인건비와 센터 공과금과 기본 수선 유지비 등이 대부분입니다. 그럼에도 시민단체들은 꽤 성과를 내왔는데, 생태공원의 가치를 지키고자 하는 헌신과 열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고덕수변생태공원의 경우 생태보전시민모임이라는 단체가 20년 동안 위탁 운영했습니다. 이 곳은 여건이 열악해서 매3년마다 위탁 공모가 나와도 생태보전시민모임 외에 지원하는 단체도 거의 없었습니다. 이윤도 일반관리비도 없고, 오히려 갖고 있는 인적 물적 자원을 더 투여해야 하는 위탁이기 때문입니다. 여의도샛강생태공원의 경우는 더 특별합니다. 제가 일하는 사회적협동조합 한강은 여의도 도심에 있는 샛강생태공원의 잠재성과 가치를 높게 봤습니다.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서 공유지를 관리하는 모델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자원봉사로 시작하여 민간위탁을 하게 되었는데, 6년 동안 놀랄만큼 변신합니다. 여의도 지역 주민들조차도 이전에는 우범지대 같아서 올 엄두를 내지 못하던 곳이었다고 합니다. 우리는 샛강에서 버드나무와 참느릅나무, 뽕나무와 팽나무 어린 것들을 캐어 양지바른 곳에 심었습니다. 소음이 심한 88로변에는 사철나무들을 2만 그루 이상 심었습니다. 강의 쓰레기를 걷어내고, 야트막한 강의 모래와 돌을 재배치해서 여울을 만들고 습지를 늘렸습니다. 그러자 21년부터 수달이 돌아와서 살기 시작했습니다. 수달 보호 목책을 세우고, 새집을 달고, 비오톱과 둠벙을 만들어 생물서식지를 늘리자, 동식물들도 늘었습니다. 그렇게 몇 년이 흐르자 샛강은 아름답고 쾌적해졌습니다. 시민들로부터 도심 속 비밀의 숲, 원시 자연이 살아있는 곳이라는 찬사를 받습니다. 그런 아름다운 샛강숲에서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생애주기별 프로그램과 교육이 제공됩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장애인이나 외국인,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있다면 얼마나 멋질까 생각했습니다. 도심 안에 있어 접근성이 좋고, 손쉽게 자연을 누릴 수 있는 곳이니까요. 장애인들을 위하여 산책로를 정비하고,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22년 가을부터는 일자리 사업도 시작했습니다. 장애인들이 환경지킴이가 되었습니다. 외국인들이 와서 자원봉사를 하고, 치매 어르신들이 꽃구경을 하며 환하게 웃습니다. 종종 작은 영화제가 열리고, 사진들이 걸리고, 클래식 연주회가 열리기도 합니다. 다양한 주제로 활동하는 시민모임들이 생겨나고, 샛강 때문에 자신의 삶이 달라졌다고 고백하는 사람들이 늘어갑니다. 한강조합이라는 시민단체가 오시장이 주장하는 ‘약자와의 동행’을 샛강에서 하고 있는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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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장의 서울시는 서울시 민간위탁에서 시민단체를 쫓아내기를 계속하며 직영으로 전환했는데, 한강 생태공원까지 손을 뻗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예산 규모가 너무나 작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서울시는 22년부터 샛강생태공원도 직영을 검토합니다. 24년에도 한강생태공원 5개소에 직영과 민간위탁 비교 원가계산 용역을 하기도 합니다. 당연히 직영이 예산이 훨씬 더 드는지라, 민간위탁으로 방향을 정하고 공고를 냅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동서로 40km가 넘는 다섯 개 생태공원을 한 업체가 운영하게 하려고 하다가 거리가 너무 멀다고 하여 두 권역으로 나눕니다. 이렇게 되어 그동안 각 생태공원의 장소적 특성에 맞게 운영해온 단체들의 장점을 살리기가 어렵고,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공원들에서 프로그램만 잘 운영하는 업체를 뽑겠다고 된 것입니다. 공모 결과는 그동안 숲해설 위주로 했던 소규모 업체가 다섯 개 생태공원을 전부 맡게 되었습니다. 여의도샛강생태공원의 경우 우리 한강조합은 프로그램 운영만이 아니라 자부담 비용으로 공원관리와 대규모 자원봉사 운영, 장애인과 어르신들을 위한 일자리 운영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프로그램 업체가 샛강에 와서 프로그램만 하게 되면 공원관리와 사회적일자리 운영이 어렵게 됩니다. 당장 샛강에 돌아와 살고 있는 수달 가족들의 삶도 위태로워졌습니다. 우리는 13일 오세훈 시장이 출마선언 시 동시에 진행하려던 기자회견문에서 수달의 목소리를 이렇게 담으려고 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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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한강에 돌아와 살고 있는 수달이다. 여의도샛강생태공원, 난지수변, 암사생태공원, 고덕수변생태공원 같은 곳에 돌아와 자리를 잡고 살아가고 있다. 우리는 하천의 최상위 포식자이지만, 콘크리트 축대가 쌓이고 깊이 준설된 한강 구간에서는 살아가지는 못한다. 당신의 한강 르네상스니, 그레이트 한강 따위의 번지르르한 한강 개발은 실상 우리 수달과 야생동물들을 쫓아내왔다. 당신이 유람선을 띄우고, 수상호텔과 리버 버스를 꿈꿀 때마다 우리는 불안하다. 강의 자연성을 회복하고 우리 수달들이 살 수 있는 한강을 만든 것은 오세훈 시장 당신이 아니고, 묵묵히 자연을 가꿔 온 시민들이다.’ 또한 사회적 일자리 관련해서는 이렇게 호소합니다. ‘약자와의 동행은 선언으로 되는 게 아니다. 여의도샛강생태공원에서는 공원 운영 맡은 사회적협동조합 한강이 장애인, 어르신, 중장년들이 일하게 하고, 어린이, 치매어르신, 장애인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약자들의 자긍심 넘치는 일과 삶이 지켜지고, 그야말로 동행하는 공동체였다. 그러나 당신은 시민단체가 미워서 이들을 전부 내몰려고 한다.’ 물론 서울시는 이런 문제제기에 대해 걱정말라고 합니다. 사회적 일자리 유지하겠다는 것입니다. 지난 4월 7일 서울시가 영등포장애인복지관에 공문을 보냈습니다. 공문 내용에는 ‘중증발달장애인 환경지킴이 여의도샛강생태공원 일자리사업 지속을 승인하고자 하며, 운영에 있어 근로자의 안전에 만전을 기해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고 쓰고 있습니다. 장애인 일자리 사업을 지속하려면 운영인력이 있어야 된다고 그렇게 말해도 모르쇠입니다. 오세훈 시장은 지금이라도, 시민단체 쫓아내기를 중단하십시오. 그리고 선언만이 아니라 진심어린 ‘약자와의 동행’을 시작하십시오. 샛강에서 시작된 시민들의 약자와의 동행과 공동체 지키기는 거대한 저항의 강물이 될 것임을 명심하기 바랍니다. 기자회견문 말미에 시민들의 마음을 담아 수달의 목소리로 이렇게 말합니다. “수십 년 만에 한강에 돌아왔다. 우리는 못 떠난다. 아니, 안 떠난다.” 2025.04.16 한강 드림 (이번 한강편지는 오마이뉴스에 기고한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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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은 4월 13일 ‘약자와의 동행’ 상징 장소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었습니다. 그 소식을 듣고 여의도샛강생태공원에서 활동하는 시민들이 같은 장소에서 항의 기자회견을 하려고 준비했습니다. 그러나 오시장은 12일에 급작스럽게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며 대선 불출마를 선언합니다. 오시장은 당과 경선 후보들을 향해 “‘다시 성장’과 더불어 ‘약자와의 동행’을 대선의 핵심 어젠다로 내걸어주시길 바란다”고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약자와의 동행. 오시장이 그의 말마따나 시장 재임 동안 ‘핵심 어젠다’로 추진해왔다고 합니다. 그가 말하는 약자는 누구일까요? 통상적이라면 경제적, 사회적 약자들을 말할 터이고 장애인, 이주민, 저소득층, 노령층이 약자의 범주일 것입니디. 그러나 그가 진정으로 ‘약자와의 동행’을 해왔는지 의문입니다.
약자와의 동행을 하는 사람들 중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시민단체들이 있습니다. 인권, 장애인, 환경, 노동, 복지 등 여러 분야의 시민단체들의 약자를 위한 활동을 합니다. 오시장은 취임 때부터 ‘박원순 서울시가 시민단체의 ATM으로 전락’했다며 시민단체를 공격하고 박원순 지우기의 일환인지 시민단체들을 몰아냅니다. 그 중에 한 가지가 서울시 민간위탁에서 시민단체를 쫓아내고 직영으로 전환한 것입니다. 대표적으로는 서울숲, NPO센터, 서울로7017 고가공원, 서울혁신파크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그는 공격적으로 시민단체 ATM 운운했지만, 그 근거는 제시하지도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그의 집요한 공격에 시민단체들은 별 저항도 하지 못하고 물러났습니다.
(김정순 선생님 ⓒ.정성후)
서울시 민간위탁 취지는 행정에서 하기 어려운 부분에 민간 거버넌스로 성과를 거두기 위함입니다. 한강 생태공원 민간위탁도 마찬가지입니다. 생태공원의 생태보전과 생물다양성을 지키고, 전문성을 가진 단체들에게 프로그램 운영과 공원 운영을 맡기는 것입니다. 한강 새태공원은 민간위탁 예산은 적은 편인데, 5개의 생태공원의 연간 예산은 각각 1.5억 내외 수준입니다. 이 예산은 위탁운영 인원 3명의 인건비와 센터 공과금과 기본 수선 유지비 등이 대부분입니다. 그럼에도 시민단체들은 꽤 성과를 내왔는데, 생태공원의 가치를 지키고자 하는 헌신과 열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고덕수변생태공원의 경우 생태보전시민모임이라는 단체가 20년 동안 위탁 운영했습니다. 이 곳은 여건이 열악해서 매3년마다 위탁 공모가 나와도 생태보전시민모임 외에 지원하는 단체도 거의 없었습니다. 이윤도 일반관리비도 없고, 오히려 갖고 있는 인적 물적 자원을 더 투여해야 하는 위탁이기 때문입니다.
여의도샛강생태공원의 경우는 더 특별합니다. 제가 일하는 사회적협동조합 한강은 여의도 도심에 있는 샛강생태공원의 잠재성과 가치를 높게 봤습니다.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서 공유지를 관리하는 모델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자원봉사로 시작하여 민간위탁을 하게 되었는데, 6년 동안 놀랄만큼 변신합니다. 여의도 지역 주민들조차도 이전에는 우범지대 같아서 올 엄두를 내지 못하던 곳이었다고 합니다.
우리는 샛강에서 버드나무와 참느릅나무, 뽕나무와 팽나무 어린 것들을 캐어 양지바른 곳에 심었습니다. 소음이 심한 88로변에는 사철나무들을 2만 그루 이상 심었습니다. 강의 쓰레기를 걷어내고, 야트막한 강의 모래와 돌을 재배치해서 여울을 만들고 습지를 늘렸습니다. 그러자 21년부터 수달이 돌아와서 살기 시작했습니다. 수달 보호 목책을 세우고, 새집을 달고, 비오톱과 둠벙을 만들어 생물서식지를 늘리자, 동식물들도 늘었습니다. 그렇게 몇 년이 흐르자 샛강은 아름답고 쾌적해졌습니다. 시민들로부터 도심 속 비밀의 숲, 원시 자연이 살아있는 곳이라는 찬사를 받습니다.
그런 아름다운 샛강숲에서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생애주기별 프로그램과 교육이 제공됩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장애인이나 외국인,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있다면 얼마나 멋질까 생각했습니다. 도심 안에 있어 접근성이 좋고, 손쉽게 자연을 누릴 수 있는 곳이니까요. 장애인들을 위하여 산책로를 정비하고,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22년 가을부터는 일자리 사업도 시작했습니다. 장애인들이 환경지킴이가 되었습니다. 외국인들이 와서 자원봉사를 하고, 치매 어르신들이 꽃구경을 하며 환하게 웃습니다. 종종 작은 영화제가 열리고, 사진들이 걸리고, 클래식 연주회가 열리기도 합니다. 다양한 주제로 활동하는 시민모임들이 생겨나고, 샛강 때문에 자신의 삶이 달라졌다고 고백하는 사람들이 늘어갑니다. 한강조합이라는 시민단체가 오시장이 주장하는 ‘약자와의 동행’을 샛강에서 하고 있는 것입니다.
오시장의 서울시는 서울시 민간위탁에서 시민단체를 쫓아내기를 계속하며 직영으로 전환했는데, 한강 생태공원까지 손을 뻗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예산 규모가 너무나 작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서울시는 22년부터 샛강생태공원도 직영을 검토합니다. 24년에도 한강생태공원 5개소에 직영과 민간위탁 비교 원가계산 용역을 하기도 합니다. 당연히 직영이 예산이 훨씬 더 드는지라, 민간위탁으로 방향을 정하고 공고를 냅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동서로 40km가 넘는 다섯 개 생태공원을 한 업체가 운영하게 하려고 하다가 거리가 너무 멀다고 하여 두 권역으로 나눕니다. 이렇게 되어 그동안 각 생태공원의 장소적 특성에 맞게 운영해온 단체들의 장점을 살리기가 어렵고,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공원들에서 프로그램만 잘 운영하는 업체를 뽑겠다고 된 것입니다. 공모 결과는 그동안 숲해설 위주로 했던 소규모 업체가 다섯 개 생태공원을 전부 맡게 되었습니다.
여의도샛강생태공원의 경우 우리 한강조합은 프로그램 운영만이 아니라 자부담 비용으로 공원관리와 대규모 자원봉사 운영, 장애인과 어르신들을 위한 일자리 운영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프로그램 업체가 샛강에 와서 프로그램만 하게 되면 공원관리와 사회적일자리 운영이 어렵게 됩니다. 당장 샛강에 돌아와 살고 있는 수달 가족들의 삶도 위태로워졌습니다. 우리는 13일 오세훈 시장이 출마선언 시 동시에 진행하려던 기자회견문에서 수달의 목소리를 이렇게 담으려고 했습니다.
‘우리는 한강에 돌아와 살고 있는 수달이다. 여의도샛강생태공원, 난지수변, 암사생태공원, 고덕수변생태공원 같은 곳에 돌아와 자리를 잡고 살아가고 있다. 우리는 하천의 최상위 포식자이지만, 콘크리트 축대가 쌓이고 깊이 준설된 한강 구간에서는 살아가지는 못한다.
당신의 한강 르네상스니, 그레이트 한강 따위의 번지르르한 한강 개발은 실상 우리 수달과 야생동물들을 쫓아내왔다. 당신이 유람선을 띄우고, 수상호텔과 리버 버스를 꿈꿀 때마다 우리는 불안하다. 강의 자연성을 회복하고 우리 수달들이 살 수 있는 한강을 만든 것은 오세훈 시장 당신이 아니고, 묵묵히 자연을 가꿔 온 시민들이다.’
또한 사회적 일자리 관련해서는 이렇게 호소합니다.
‘약자와의 동행은 선언으로 되는 게 아니다. 여의도샛강생태공원에서는 공원 운영 맡은 사회적협동조합 한강이 장애인, 어르신, 중장년들이 일하게 하고, 어린이, 치매어르신, 장애인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약자들의 자긍심 넘치는 일과 삶이 지켜지고, 그야말로 동행하는 공동체였다. 그러나 당신은 시민단체가 미워서 이들을 전부 내몰려고 한다.’
물론 서울시는 이런 문제제기에 대해 걱정말라고 합니다. 사회적 일자리 유지하겠다는 것입니다. 지난 4월 7일 서울시가 영등포장애인복지관에 공문을 보냈습니다. 공문 내용에는 ‘중증발달장애인 환경지킴이 여의도샛강생태공원 일자리사업 지속을 승인하고자 하며, 운영에 있어 근로자의 안전에 만전을 기해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고 쓰고 있습니다. 장애인 일자리 사업을 지속하려면 운영인력이 있어야 된다고 그렇게 말해도 모르쇠입니다.
오세훈 시장은 지금이라도, 시민단체 쫓아내기를 중단하십시오. 그리고 선언만이 아니라 진심어린 ‘약자와의 동행’을 시작하십시오. 샛강에서 시작된 시민들의 약자와의 동행과 공동체 지키기는 거대한 저항의 강물이 될 것임을 명심하기 바랍니다. 기자회견문 말미에 시민들의 마음을 담아 수달의 목소리로 이렇게 말합니다.
“수십 년 만에 한강에 돌아왔다. 우리는 못 떠난다. 아니, 안 떠난다.”
2025.04.16
한강 드림
(이번 한강편지는 오마이뉴스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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