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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미씨의 한강편지 298_한강애인들과 다시 일어서는 힘

2025-05-15
조회수 77
어제 수요일도 밤늦게 귀가했습니다. 온종일 바쁘게 보낸 날이었죠.
(금강 길 걷다 ⓒ.정성후)

어제 수요일도 밤늦게 귀가했습니다.  

온종일 바쁘게 보낸 날이었죠아침엔 한강 전직원이 모여 회의를 했어요회의를 마치곤 5월에 태어난 분들 생일 축하도 하고 점심도 먹었어요오후에는 한강 활동 공유회가 있었고옥상에서 푸짐한 밥상을 차려 대접했어요연이어 공자와 샛숲을 거닐다’ 논어 강의가 열렸고 모든 정리를 마치고 샛강센터를 나서니 밤 10시를 넘겼군요

 

밤늦게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를 타고 가다 보면집이 한없이 멀게 느껴져요지친 몸을 창가에 기대어 졸다 깨다 하며 가요덥고 갑갑한 기분이 들어 창문을 살짝 열었어요어느 순간 열린 창문으로 달콤한 아까시 꽃향기가 물씬 풍기네요시원한 밤공기에 실려오는 아까시 향기에 취해 문득 돌아가신 장영희 선생님을 떠올렸어요사실 지난 주부터 내내 선생님 생각을 했어요선생님은 5 9일에 돌아가셨고또 오늘은 스승의 날이니까요선생님은 대학 시절 저를 아껴주시고문학의 기쁨과 힘을 가르쳐주신 분이죠선생님이 가르치던 서강대 뒤편 노고산에도 이 즈음에는 아까시나무들이 향기로운 꽃을 가득 피우곤 했어요

(한강 공유회를 마치고 ⓒ.김명숙) 


#다시 일어설 힘 

그러나 신은 다시 일어서는 법을 가르치기 위해 넘어뜨린다고 나는 믿는다. 넘어질 때마다 나는 번번히 죽을 힘을 다해 다시 일어났고, 넘어지는 순간에도 다시 일어설 힘을 모으고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많이 넘어져 봤기에 내가 조금 더 좋은 사람이 되었다고 난 확신한다.’ 

(장영희 책 <문학의 숲을 거닐다> 샘터 P.316)  

지난 토요일엔 한강유람단과 금강 무주 강길을 걸었어요일기예보와는 달리 온종일 비가 내렸죠가랑비와 부슬비가 번갈아 내리고 바람도 불었어요남쪽이라 따뜻하겠지 싶어 얇은 옷만 입고 갔던 터라 비바람 속을 걸을 때는 추웠어요신발은 이내 젖어 축축해지고 말았어요그래도 내내 밝은 미소로 길을 이끌어준 최수경 소장님 덕에 기분좋게 걸었어요가까이 강을 끼고 둘러선 산에는 신령한 안개구름이 허리를 감싸고 있고강물은 명랑하게 여울지며 흐르고사방에는 꽃들이 피어났어요걸어갈수록 눈앞에 펼쳐지는 비경에 숨을 멈추고 걸음을 쉬었죠꽃향기가 숲에 가득하고 신록이 깊어진 나무들 때문에 우리 몸에 초록 물이 드는 것 같았죠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저는 이렇게 소감을 말했어요

종일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어 춥고 불편했어요보세요신발도 다 젖었어요그런데 한강유람단 분들이 함께 하니 이런 궂은 날에 온종일 강길을 걸어봤어요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거예요혼자라면 절대 하기 어려운 경험이죠이렇게 비가 내리니 숲의 나무들은 더욱 짙은 향기를 내뿜었어요우리는 자연을 더욱 깊이 느끼고 오롯이 집중할 수 있었어요

 

인생이란 그런 것 같아요좋기만 한 것도 나쁘기만 한 것도 없어요어떤 나쁜 상황이 있으면 또 그 안에 좋은 일들이 생기기도 하죠오늘 궂은 날씨 덕에 우리는 더욱 내밀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누렸으니까요우리 한강조합이 여의도샛강생태공원에서 겪는 일들도 마찬가지라고 봐요올해 민간위탁에서 당연히 될 줄 알았거든요그런데 민간위탁이 안 된 이런 상황이 되고 보니 비로소 샛강의 가치를 새로이 보게 되었어요샛강을 아끼고 지키려는 한강애인들의 힘을 매일 느끼고 있어요우리 한강이 만들어온 공동체가 얼마나 멋진 공동체인지 알게 되었죠그래서 저는 앞으로 샛강에서 서울시와 싸울 것이 아니라한강애인들과 즐겁게 잘 사는 일을 하겠습니다.” 

(선유도에서 우중 자원봉사 ⓒ.박찬희)


#다정한 한강애인들과 

샛강에서 아무런 사업비가 없는 우리는 선유도공원과 여의도공원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시작했습니다샛강이 서울시 직영으로 운영되는 4월부터 재학찬희병언정민과 같은 생태공원팀이 수시로 선유도와 여의도를 드나들며 할 일을 찾았어요그리고는 자원봉사자를 모집하기도 하고 기업들과 봉사활동을 시작했어요

 

지난 금요일에는 온종일 비가 내렸는데도 선유도에서 자원봉사를 했어요이영원 선생님과 이원락 선생님이 오후에 달려와 주셨어요비옷을 입었지만 다 젖고 말았는데도 몇 시간 내내 쓰레기를 치우고 생태교란종 마른 덩굴을 걷어냈어요이원락 선생님은 옷은 다 젖었지만 끝나고 막걸리를 마신 것이 그렇게 좋았다고한강조합은 평소 뒷풀이가 없는 게 아쉬웠다고 말하는군요

 

이번 샛강 위기 덕에 이원락 선생님의 매력과 인품을 알게 되었어요지난 달 어느 일요일샛강현수막을 강제로 철거한다는 소식에 남산으로 놀러가다가 급히 돌아와 지켜주셨죠비오는 금요일 오후인데도 자원봉사자가 없으면 곤란하니 도와달라는 찬희 과장의 호소에 회사 일을 하다 말고 와주셨어요. (모르긴 몰라도 막걸리값도 내셨을 거예요.) 

(같이 걷는 김영 고문님과 이원락 샘 ⓒ.최수경) 

금강 트레킹을 가서도 여러 번 감동했어요얇은 옷은 입은 강고운 샘에게 겉옷을 벗어줬어요. (고운 샘은 그걸 또 벗어서 딸에게 입혀주었죠.) 무주 강길은 꽤 길었는데김영 고문님은 나중에 다리가 풀렸다고 해요그걸 알아채고곁에서 부축해서 끝까지 걸으실 수 있게 도왔어요

 

금강을 걸으며최수경 소장님에게도 내내 감탄했어요. 15년이 넘도록 금강을 드나든 그녀는 가히 금강의 여인이죠그녀는 환경교육 박사이고 생태관광 전문가지만 한강애인으로서 그녀는 맑은 얼굴로 미소를 머금고 있는 아이 같은 분이죠우리에게 금강의 매력을 잘 보여주려고 혼자서 미리 답사하고 준비하고… 성심당에서 이른 아침부터 줄을 서서 소보로 빵을 45명 인원수만큼 사오기도 했어요길을 걸으며 누가 낙오되지는 않는지어려움은 없는지 내내 살피고 이끌어 주셨어요

 

이처럼 멋진 한강애인들이 계신 한강조합에 대해 자랑스럽지 않을 수가 없어요임설희 선생님은 샛강 사태가 생기고 나서 토론회 같은 걸 하자고 먼저 제안하신 분그 덕에 어제 <사회적협동조합 한강 활동 공유회 - 한강의 오늘을 품고 내일을 말하다>가 성황리에 열렸습니다임설희이강인김진형 선생님들의 주도와 이상헌김선희 한강애인들의 지지로 오롯이 한강애인들이 준비한 공유회였어요.

 

아까시 꽃보다도 더 향기롭고 다정한 한강애인들과 5월도 잘 살고 있습니다올해 초에 샛강 민간위탁을 준비하며 제가 한강편지에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어요올해도 찔레꽃 피는 샛강의 봄을 보고 싶다고요그제 저녁 샛강을 걸으니사방에 찔레꽃이 피어나고 있습니다비록 울퉁불퉁 돌아가는 길을 걷고 있지만소원대로 샛강의 찔레꽃을 보고 있네요


다정함을 나눠주시는 한강애인들께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

2025.05.15

한강 드림 


4월 후원자 명단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정기후원]
(주) 제드건축사사무소 (주)렛그린 강고운 강기원 강명구 강성만 강원재 강찬병 강태환 경규명 고건순 고대현 공정미 곽나영 곽성은 곽정난 곽진영 구다은 구소윤 권남희 권대희 권명애 권태선 권택상 금미연 기경석 김갑중 김경숙 김규원 김다은 김달수 김도진 김래영 김명숙 김명숙 김명자 김문자 김미숙 김미정 김미현 김병선 김보영 김상기 김석환 김선영 김성준 김성진 김수종 김승순 김시자 김양경 김영 김영민 김영숙 김예진 김완구 김용덕 김용진 김용찬 김원 김율립 김은경 김은규 김인경 김인희 김자경 김재현 김종연 김주철 김진숙 김진형 김진희 김창영 김채영 김철기 김해숙 김향미 김향희 김현섭 김현수 김현영 김혜현 김홍재 김효근 김희 김희영 나언성 나정희 나종민 나희덕 남광우 남윤숙 남윤희 남현주 노희철 명재성 명정화 문상원 문순심 문옥자 민경훈 민경훈 민난주 민병권 민병근 박경만 박경화 박광선 박근용 박덕진 박미경 박미정 박비호 박산들 박석균 박선후 박성희 박소영 박수정 박수정 박애란 박은영 박이사벨 박재원 박종학 박종호 박주희 박지혜 박창식 박평수 박향미 박현숙 박현진 박혜영 배은덕 배점태 배지혜 백경화 백광현 백나미 백명수 백소영 백윤미 백은희 법무법인 한울 생태미식연구소 서광석 서광옥 서미윤 석락희 성무성 성준규 손미숙 송예진 송은희 송진이 송채원 숨빛청파교회 신동인 신동학 신동훈 신석원 신재은 신향희 신현숙 신혜양 심봉섭 심은영 심재훈 아름다운 성형외과 안경선 안동희 안상모 안숙희 안영미 안인숙 안재홍 안정호 안정화 양경모 양금자 양승윤 양지특허법률사무소 양충모 양해경 엄은희 염경덕 염형철 오경자 오금님 오미화 오수길 오창길 온수진 우현진 원경희 원동업 원미영 유권무 유선희 유영아 유형식 육현표 윤영희 윤유선 윤주옥 이강인 이경순 이경화 이규철 이로울 이미란 이바다 이보현 이상명 이상범 이상수 이상영 이상원 이상헌 이상호 이상희 이선미 이성순 이소미 이숙희 이승규 이안나 이영옥 이영원 이영현 이왕용 이용태 이원락 이유정 이유정 이유지 이유진 이윤정 이은선 이은희 이의진 이인현 이재권 이재용 이재은 이재학 이정든 이정미 이정미 이정심 이정원 이정윤 이정은 이종훈 이지숙 이진 이진미 이찬희 이창국 이철수 이태화 이한진 이혜원 이호준 이효미 이희예 임상무 임선양 임설희 임윤정 장덕상 장영탁 장영탁 전민용 전주경 전하나 전환주 정경화 정길화 정명희 정미나 정미주 정상용 정석 정성문 정성후 정수근 정수현 정애란 정영원 정용숙 정용원 정원락 정은영 정재원 정제혁 정지만 정지환 정혜진 정흥락 정희걸 정희규 정희남 조경원 조경환 조성도 조성훈 조수정 조윤경 조은덕 조은미 조은민 조은애 조은철 조은희 조정선 조현욱 조현철 조혜진 조호진 조희경 지용주 진정래 차봉숙 차재학 차지연 최병언 최봉석 최성미 최시영 최윤주 최은숙 최정연 최정해 최종인 최진우 최진화 최충식 최한수 최현식 최혜영 표정옥 피진희 하정심 한경구 한경수 한새롬 한석찬 한석호 한지은 한창희 함정희 허돈 홍미경 홍순복 홍영선 홍효정 황수현 황영심 황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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