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샛강에서 태어난 왜가리 어린이들에게. 은미씨의 한강편지 349 💌 왜가리 어린이들에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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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송한 깃털을 빼꼼 보여주는 왜가리 어린이. ⓒ최종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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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샛강에서 태어난 왜가리 어린이들에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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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어린이날. 축하해. 올 봄에 태어난 너희들이 어느새 쑥쑥 자라 이제 어린이가 되었어. 뽕나무 푸른 잎사귀 사이로 보이는 너희들 진짜 의젓하더라. 멋지게 잘 자랐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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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는 아니? 엄마의 몸에서 작은 알로 태어나 이 세상의 공기와 빛, 소리와 촉감 속에서 하루하루 살아온 너희들은, 너희를 향한 그토록 많은 사랑과 관심, 축복의 마음이 있었다는 걸 아는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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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 전쯤이던가, 너희가 알을 깨고 나온 지 며칠 지나지 않아서였어. 매일매일 너희를 살피는 정순 할머니 덕분에 소식은 익히 듣고 있었어. 어느 날 하루는 나도 샛강문화다리를 지날 기회가 생겼어. 때는 저녁이 가까웠고 그 날 따라 바람이 몹시 차가웠어. 4월 중순도 지나 라일락도 흐드러지게 피었는데 봄바람 같지 않았어. 다리 중간에 멈춰 서서 너희가 사는 나무를 쳐다보았어. 다리에 서니 한 눈에 볼 수 있더라. 너희 부모들이 지은 두 개의 둥지가 있고 각각의 둥지에 엄마인지 아빠인지 모를 누군가가 둥지를 지키고 있었어. 이 날 따라 바람은 어찌나 세게 부는지, 나는 괜히 마음이 조마조마했어. 뽕나무는 괜찮은 걸까? 저러다 강풍에 부러지기라도 하면 어쩌지? 아직 아가들이 어린데 떨어지기라도 하면… 엄마아빠가 든든히 지키고 있으니 어떤 경우라도 잘 지켜주겠지 하면서도 나는 근심에 쌓였어.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너희들도 이제 씩씩한 어린이가 되었으니 얼마나 기쁜지 몰라! 얼마 없으면 청소년이라고 해도 되겠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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뽕나무에서 올려다 본 왜가리 부부와 둥지의 모습. ⓒ정성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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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샛강숲에서 한 그루의 뽕나무 위에서 너희 부모가 알을 낳고, 한 달 가까운 시간 동안 밤낮없이 품고, 너희가 알을 깨고 나오자 품고 먹였지. 나도 한 아이의 엄마이지만 너희 부모를 보면 경이로워. 차가운 비가 종일 내리는 날도, 봄밤이지만 영하로 기온이 떨어지던 날도,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도, 대낮에 해가 이글이글 뜨거운 날도 아랑곳하지 않고, 쉼없이 너희들을 돌봤어. 알 구석구석 온기가 전해지도록 부리로 굴리고, 엄마아빠가 번갈아 알을 품고, 그리고 강으로 날아가 먹이를 구해오고… 둥지의 나뭇가지 어느 하나라도 너희 몸에 거칠지는 않을지 이렇게 저렇게 옮기거나 보수하는 모습도 여러 번 보였다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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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 부모님들의 포란과 육추는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주고 있어. 부모의 사랑은 본능일까? 그저 본능만일까? 본능이라고만 하기엔 위대하고 또 아름답게 느껴져. 인간들도 자식을 사랑하지. 하지만 안 그런 부모도 많은 게 사실이야. 조건없이 사랑하고 지극한 정성으로 자식을 돌보는 부모는 오히려 더 줄어드는 것만 같아. 자식에 대한 기대, 부모의 소유라는 생각, 남들과의 비교, 그리고 부모 자신의 어려운 처지 같은 것들이 사랑으로 키우는 걸 어렵게 하기도 해. 그에 비하면, 너희 부모는 비교도 하지 않고, 내 자식이니 내 맘대로 한다고 판단하지도 않고, 그저 너희가 튼튼하고 건강하게 잘 살아가기만을 바라는 것 같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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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가 잘 자라는 모습을 본 보영 샘이 말하더라. “왜 내가 키운 것 같은 마음이 들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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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두 마리가 태어난 건 4월 10일이었지. 정순 할머니가 알아채고 동영상도 찍었지만 쉬쉬 감추었어. 조금 더 안정이 될 때까지 조심하자는 마음이었대. 그는 너희 부모가 둥지를 짓던 때부터 모든 과정을 지켜보았지. 하루에도 몇 시간씩 다리가 저리는 것도 참으면서 말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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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 할머니만이 아니야. 정말 많은 사람들이 포란이 성공하길, 너희가 무탈하게 잘 자라길 빌고 또 빌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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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도 한때 어린이였던 아들이 하나 있어. 우리 아들이 얼마 전에 이모들에게 이렇게 말을 하더라. “제가 이를 테면 공동육아로 자란 셈이죠.” 이모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한 것이었어. 그가 잘 자라기까지는 엄마아빠의 사랑만이 아니라 이모들, 이웃들의 사랑이 있었다는 걸 그도 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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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강가리, 우리가리, 다시가리, 돌아가리. 그렇게 장난처럼 이름을 붙였던 어린 왜가리들아. 어린이날을 맞아 너희들에게 축복의 인사를 전해. 너희들의 고향인 샛강이 앞으로 왜가리 마을로 점점 커져나가길 바라. 건강하게 잘 자라서 내년에는 너희도 짝을 맺고 또 자식을 키우며 대대손손 살아가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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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랑천에 작은 섬을 만들었어요. 최종인 수달할아버지가 만든 거예요. 마침 자원봉사자들이 여럿 와서 도왔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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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달이 살기 좋은 수달 섬, 모래가 있고 낮은 풀이 자라는 섬. 만들고 보니 하트 모양이네요. 이제 이곳을 수달하트섬이라고 부르면 되겠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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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가리에게는 튼튼하고 안전한 뽕나무와 숲, 물고기가 사는 강이 필요하죠. 수달에게도 모래와 바위, 덤불, 그리고 물고기와 참게가 사는 강이 필요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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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랑천에 나와보세요. 작지만 예쁜 수달하트섬이 있어요. 그리고 작년에 심은 작약이 붉은 꽃을 피우기 시작했어요. 누구는 벌써 향기에 취했다고 해요. 겨우 한 송이 피기 시작했는데 말이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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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꽃 하면 저에게는 작약이예요. 어버이날이 가까운 요즘 꽃값이 무척 비싸지만 저는 작약을 골라 샀어요. 시어머니에게 드렸죠. 이게 피고 나면 얼굴이 아주 커질 거예요, 하면서 말이죠. 암튼 작약을 좋아해요. 아직 작약은 비싸니까, 쟉약꽃구경하러 중랑천에 가야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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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과 어버이들과 또 이웃들과 꽃처럼 웃으며 행복한 5월 보내시길 바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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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미씨의 한강편지 349 💌 왜가리 어린이들에게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샛강에서 태어난 왜가리 어린이들에게.
오늘은 어린이날. 축하해.
올 봄에 태어난 너희들이 어느새 쑥쑥 자라 이제 어린이가 되었어. 뽕나무 푸른 잎사귀 사이로 보이는 너희들 진짜 의젓하더라. 멋지게 잘 자랐어!
너희는 아니?
엄마의 몸에서 작은 알로 태어나 이 세상의 공기와 빛, 소리와 촉감 속에서 하루하루 살아온 너희들은, 너희를 향한 그토록 많은 사랑과 관심, 축복의 마음이 있었다는 걸 아는지?
보름 전쯤이던가, 너희가 알을 깨고 나온 지 며칠 지나지 않아서였어. 매일매일 너희를 살피는 정순 할머니 덕분에 소식은 익히 듣고 있었어. 어느 날 하루는 나도 샛강문화다리를 지날 기회가 생겼어. 때는 저녁이 가까웠고 그 날 따라 바람이 몹시 차가웠어. 4월 중순도 지나 라일락도 흐드러지게 피었는데 봄바람 같지 않았어. 다리 중간에 멈춰 서서 너희가 사는 나무를 쳐다보았어. 다리에 서니 한 눈에 볼 수 있더라. 너희 부모들이 지은 두 개의 둥지가 있고 각각의 둥지에 엄마인지 아빠인지 모를 누군가가 둥지를 지키고 있었어. 이 날 따라 바람은 어찌나 세게 부는지, 나는 괜히 마음이 조마조마했어. 뽕나무는 괜찮은 걸까? 저러다 강풍에 부러지기라도 하면 어쩌지? 아직 아가들이 어린데 떨어지기라도 하면… 엄마아빠가 든든히 지키고 있으니 어떤 경우라도 잘 지켜주겠지 하면서도 나는 근심에 쌓였어.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너희들도 이제 씩씩한 어린이가 되었으니 얼마나 기쁜지 몰라! 얼마 없으면 청소년이라고 해도 되겠어.
거기 샛강숲에서 한 그루의 뽕나무 위에서 너희 부모가 알을 낳고, 한 달 가까운 시간 동안 밤낮없이 품고, 너희가 알을 깨고 나오자 품고 먹였지. 나도 한 아이의 엄마이지만 너희 부모를 보면 경이로워. 차가운 비가 종일 내리는 날도, 봄밤이지만 영하로 기온이 떨어지던 날도,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도, 대낮에 해가 이글이글 뜨거운 날도 아랑곳하지 않고, 쉼없이 너희들을 돌봤어. 알 구석구석 온기가 전해지도록 부리로 굴리고, 엄마아빠가 번갈아 알을 품고, 그리고 강으로 날아가 먹이를 구해오고… 둥지의 나뭇가지 어느 하나라도 너희 몸에 거칠지는 않을지 이렇게 저렇게 옮기거나 보수하는 모습도 여러 번 보였다지.
너희 부모님들의 포란과 육추는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주고 있어. 부모의 사랑은 본능일까? 그저 본능만일까? 본능이라고만 하기엔 위대하고 또 아름답게 느껴져. 인간들도 자식을 사랑하지. 하지만 안 그런 부모도 많은 게 사실이야. 조건없이 사랑하고 지극한 정성으로 자식을 돌보는 부모는 오히려 더 줄어드는 것만 같아. 자식에 대한 기대, 부모의 소유라는 생각, 남들과의 비교, 그리고 부모 자신의 어려운 처지 같은 것들이 사랑으로 키우는 걸 어렵게 하기도 해. 그에 비하면, 너희 부모는 비교도 하지 않고, 내 자식이니 내 맘대로 한다고 판단하지도 않고, 그저 너희가 튼튼하고 건강하게 잘 살아가기만을 바라는 것 같아.
# 왜가리 공동육아
너희가 잘 자라는 모습을 본 보영 샘이 말하더라.
“왜 내가 키운 것 같은 마음이 들죠?^^”
처음 두 마리가 태어난 건 4월 10일이었지. 정순 할머니가 알아채고 동영상도 찍었지만 쉬쉬 감추었어. 조금 더 안정이 될 때까지 조심하자는 마음이었대. 그는 너희 부모가 둥지를 짓던 때부터 모든 과정을 지켜보았지. 하루에도 몇 시간씩 다리가 저리는 것도 참으면서 말이야.
정순 할머니만이 아니야. 정말 많은 사람들이 포란이 성공하길, 너희가 무탈하게 잘 자라길 빌고 또 빌었어.
나에게도 한때 어린이였던 아들이 하나 있어. 우리 아들이 얼마 전에 이모들에게 이렇게 말을 하더라. “제가 이를 테면 공동육아로 자란 셈이죠.” 이모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한 것이었어. 그가 잘 자라기까지는 엄마아빠의 사랑만이 아니라 이모들, 이웃들의 사랑이 있었다는 걸 그도 알지.
샛강가리, 우리가리, 다시가리, 돌아가리. 그렇게 장난처럼 이름을 붙였던 어린 왜가리들아. 어린이날을 맞아 너희들에게 축복의 인사를 전해. 너희들의 고향인 샛강이 앞으로 왜가리 마을로 점점 커져나가길 바라. 건강하게 잘 자라서 내년에는 너희도 짝을 맺고 또 자식을 키우며 대대손손 살아가길.
# 수달하트섬에서 수달 어린이들에게
중랑천에 작은 섬을 만들었어요. 최종인 수달할아버지가 만든 거예요. 마침 자원봉사자들이 여럿 와서 도왔죠.
수달이 살기 좋은 수달 섬, 모래가 있고 낮은 풀이 자라는 섬. 만들고 보니 하트 모양이네요. 이제 이곳을 수달하트섬이라고 부르면 되겠군요.
왜가리에게는 튼튼하고 안전한 뽕나무와 숲, 물고기가 사는 강이 필요하죠. 수달에게도 모래와 바위, 덤불, 그리고 물고기와 참게가 사는 강이 필요하죠.
중랑천에 나와보세요. 작지만 예쁜 수달하트섬이 있어요. 그리고 작년에 심은 작약이 붉은 꽃을 피우기 시작했어요. 누구는 벌써 향기에 취했다고 해요. 겨우 한 송이 피기 시작했는데 말이예요.
5월의 꽃 하면 저에게는 작약이예요. 어버이날이 가까운 요즘 꽃값이 무척 비싸지만 저는 작약을 골라 샀어요. 시어머니에게 드렸죠. 이게 피고 나면 얼굴이 아주 커질 거예요, 하면서 말이죠. 암튼 작약을 좋아해요. 아직 작약은 비싸니까, 쟉약꽃구경하러 중랑천에 가야겠어요.
어린이들과 어버이들과 또 이웃들과 꽃처럼 웃으며
행복한 5월 보내시길 바라요.
2026.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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