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안내] '샛강의 소리를 찾아서'를 진행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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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강의 소리를 찾아서'를 진행하며...
저는 ‘샛강의 소리를 찾아서’를 기획하고 진행하고 있는 뚱냥이선생님입니다.
이 프로그램을 기획하면서, 다양한 샛강의 소리를 듣고 곱씹어 생각하고 있습니다. 샛강을 가장 잘 나타내는 소리는 무엇일까?를 고민하기 보다, 참가자들이 직접 경험하고 느끼고, 또 다시 찾아올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요.
소리란 참 신기한 녀석입니다. 같은 소리여도 예전의 경험에 따라 다른 감정을 불러오죠. 저는 바람소리를 그리 많이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샛강의 바람소리는 저에게는 특별한 의미로 다가옵니다.
예전에, 20년 전쯤, 학교생활에 지쳐 2~3시간을 걷다 갑자기 샛강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지금처럼 아름드리 나무와 풀들, 다양한 생물이 있지 않은 곳이었지만, 키 높은 풀들 사이에 조그마한 길을 걸으면서 듣던 바람소리는 지금도 저에게 큰 힘이자 추억이 됩니다. 그래서 저는 저도 모르게 샛강을 거닐며 예전의 소리를 찾아 헤매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그래서 이런 추억을 참가자들에게 나눠주려 이 프로그램을 기획하였는지 모르겠습니다.
‘샛강을 찾아서’는 다른 프로그램보다 진행하기 매우 까다로운 프로그램입니다. 충분한 준비와 사전답사를 하였어도, 참가자들과 같이 소리를 듣는 그 때의 바람방향, 햇빛의 따사로움, 시간, 계절의 변화 등에 따라 예기치 못한 소리가 들리니깐요(반대로 소리가 안들리는 경우는 진행자로서 매우 답답합니다). 제 나름대로, 이곳에서 이 소리가 들리니, 이런 프로그램을 해야지... 하는 생각을 매번 갖지만, 그 생각을 진행하는 것은 몇 번 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재미없는 프로그램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감히 해봅니다.
1시간 반 남짓 흙을 밟으면서, 새들의 이야기소리, 날아가는 소리, 바람에 흔들리는 마른 나뭇가지와 풀의 소리, 물 속 생물들의 아주 미세한 소리를 듣지요. 그리고, 내 몸의 모든 감각을 동원해서 샛강만의 고소하고 달콤한, 때로는 매콤한 향기, 폭신하고 바삭한 다양한 감촉을 을느끼게 되지요. 그러면, 참가자들의 얼굴에는 샛강의 자연스러움이 묻어나옵니다.
프로그램 마무리로, 샛강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소리를 글이나 그림으로 표현해봅니다. 빨간 낙엽을 밟은 예쁜 두발을 그린 어린이부터, 썩어가고 있는 나뭇가지 밑에서 살고 있는 민달팽이의 소중함을 그린 어린이... 앞으로 더 많은 그림과 글들이 샛강에 가득하리라 생각합니다.
소리는 생명입니다. 샛강의 다양한 소리를 듣고, 보고, 느끼고, 찾고 싶은 분들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참여 신청은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 : https://bit.ly/2TB1ti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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