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가니 제가 돌봐야 할 대상이 늘어가는 것 같습니다. 아이는 다 자라 어른이 되었으니, 더욱 주위에 눈을 돌려 돌봄을 확장해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하게 됩니다. 제가 한강조합에서 하는 일이 그런 돌봄의 연장선이기도 합니다. 주위 사람들에 관심을 갖고 때로 호의를 베푸는 것에 더해서, 이 세상에 함께 살아가는 동식물들도 돌보는 것이죠.
한강조합에서는 지난 주에도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오셔서 돌보는 일을 했습니다. 창포원에서 쓰레기와 켜켜이 쌓인 나뭇가지들을 치워내어 산란기의 물고기들을 돌봤습니다. 수달 서식지 부근에서 생태교란종을 관리하고 쓰레기를 치웠으며 울타리를 보수해서 수달들이 편히 쉴 수 있도록 돌봤습니다. 비오톱을 잘 쌓아서 작은 새들과 곤충들이 안전하고 쾌적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돌봤고요. 사철나무를 칭칭 감은 줄기들을 떼어내어 사철나무들이 잘 자라도록 돌봤습니다. 이렇게 한강은 서로 돌보는 공동체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시적 인간과 생태적 인간
작년에 샛숲학교에서 생태 시 읽기 수업도 해주시고 ‘가능주의자’ 북 콘서트도 했던 나희덕 시인님이 20년만에 새 시론집 <문명의 바깥으로> (창비)를 냈습니다. 시인의 4월 28일자 한겨레신문 인터뷰에서 시인은 “시적 인간과 생태적 인간은 동의어”라는 말씀을 하십니다. 저는 이 말이 생태적인 삶, 생태적인 사회를 만들어가려는 우리들을 칭찬해주시는 말이라고 여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