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미씨의 한강편지195_수달가족들의 세종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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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 hangang 등록일23-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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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미씨의 한강편지 195_수달가족들의 세종결의
그제 (5월 23일) 오후 2시에 전국에 흩어져 사는 수달가족들이 세종시 정부컨벤션센터에 모였습니다. 그들은 산을 넘고 강을 건너 왜 모였을까요. 그들은 누구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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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3일 수달을 위해 전국에서 모인 수달가족들이 한국수달네트워크를 창립했습니다.)  
수달언니 김향희는 서울 중랑천에서 왔습니다. 그녀는 오랫동안 강을 지키고 동식물을 보호하는 일을 누구보다도 열정적으로 해온 사람입니다. 중랑천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그녀는 2021년부터 중랑천에 수달들이 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그들의 삶터를 지키려고 하고 있어요. 수달언니들을 조직하여 수달 모니터링을 할 뿐 아니라 하천 생태계를 살피고, 하천 공사를 감시하고 있으며, 또한 쓰레기를 줍는다든가 하는 일을 해요. 이런 일들은 수달 가족이라면 누구나 하는 일이긴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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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랑천에서 활동하는 수달언니 김향희 중랑천환경센터 사무국장은 한국수달네트워크 공동대표로 선출되었습니다.
c.김향희)  
수달아빠 최상두는 함양 엄천강에서 왔어요. 그는 강으로 산으로 수달을 따라 다녔고 수달아빠로 불리죠. 그는 수달들이 여기저기서 살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뉴스에 나오니까 걱정이 된다고 합니다.  가족들이 모인 자리에서 그는 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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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선언문 한 단락을 낭독하는 수달아빠 최상두 님)  
“수달은 현재 동물원, 아쿠아리움, 개인 동물원, 카페 등 수달이 현재 야생동물인지 애완동물인지 구분이 되지 않습니다. 현재 동물 인기 방송, 유명 유튜브 등 자연스럽게 소개되고 있습니다. 동물의 복지보다는 오로지 시청률과 구독자 늘리기에 온갖 먹이와 놀이로 동물 학대로 보이지만 시청자나 방송은 당연히 그렇게 해도 되는 것처럼 인식이 되고 있습니다.” 

수달삼촌 한상훈은 멀리 강원도 인제에서 왔어요. “수달과 함께 보낸 시간이 40년입니다. 제 자신이 수달이라고 생각하고 수달의 현황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우리 곁에 수달은 항상 있어 왔고 곁을 떠나지 않았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근래에 사회적협동조합 한강 활동가로 일하기 시작하며 수달 형님을 자처한 김연관, 아예 별명이 수달이 된 염수달. 이들 외에도 강에서, 연안에서 수달을 지키고 사랑하는 가족들이 대거 모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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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형철 한국수달네트워크 공동대표가 앞으로의 활동 방향을 소개합니다. c.김연관)  
수달과 함께 살아가는 행복한 사회를 꿈꾸는 사람들. 수달의 가족이 되어 주고 싶은 이들이 ‘한국수달네크워크’를 창립했습니다. 전국 50여 단체와 개인들이 뭉쳐 창립했고, 창립 이후에도 꾸준히 가입이 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특정 동물을 위해 전국 단위 네트워크가 만들어진 것은 처음입니다. 수달이 특별히 더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그런 걸까요? 

수달의 외모는 귀엽지만, 귀엽기로 치면 다른 동물들도 있을 겁니다. 수달을 위해 뭉친 까닭은 강에 수달이 오면 다른 동물들도 오고 생태계가 살아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수생태계의 건강성을 보여주는 게 수달이기에 우리들은 수달에게 같이 살자고 하는 것이죠.  
이 날 행사는 수달 친구들인 윤빛어린이집 아이들이 축하 공연으로 시작되었는데요. 아이들은 수달을 위한 캠페인과 실천도 해오고 있다고 합니다. 창립선언문을 낭독하는 아이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어른들은 이렇게 다짐했습니다. 
“수달이 건강한 수생태계, 수달과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들겠습니다.” 

수달들이 로드킬을 당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고, 수달이 사는 강과 하천에 쓰레기와 폐기물로 오염되지 않도록 하며, 무분별한 하천 공사로 수달이 사는 서식지가 사라지지 않도록, 수달가족들은 함께 연대하고 힘을 모으기로 했습니다. 이런 활동에는 단체만이 아니라 개인 누구라도 참여 가능합니다. 관심이 있다면 저희 사회적협동조합 한강에 문의하시면 됩니다. 

“우리는 전국의 하천과 연안에서 수달 친구들을 더 자주 만날 수 있고, 수달과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들어 국토를 풍요롭게 하고 시민들을 더 행복하게 하겠습니다. 생명에 대한 감수성이 더 깊어진 사회, 다양한 생물들이 함께 살아가는 사회가 더 평화롭고 아름다운 세상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한국수달네트워크 창립선언문 부분 인용)  
저는 이 날 창립행사에서 여러 전문가들과 활동가들의 진지하고 때로 비장하기까지 한 이야기들을 듣는 것도 의미가 있었지만, 가장 좋았던 것은 어린이들의 노래였어요. 이 아이들이 누구보다도 가장 든든히 수달을 지켜줄 것이라 믿습니다. 그런 아이들을 위해 한강조합이 준비했습니다. 어린이 수달그림그리기대회가 6월 3일 성동 서울숲에서 열리는데요. 강과 가까운 숲에서 아이들과 소풍나와서 수달을 그려보세요. 참여 어린이 모두를 위한 푸짐한 선물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이번 한 주도 한강의 수달언니들 수달형님들은 한강의 작은 주민을 위해 일합니다. 생태교란종을 뽑는 일도 한창이고, 쓰레기를 줍고 서식지를 살피는 일을 합니다. 이런 손길들 덕에 세상이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고 믿고 싶습니다. 
누군가의 든든한 가족이 되어주며 지내시길 빕니다. 
건강하시고요. 

2023.05.25 
한강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