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배낭에 더해 카메라를 든 백은희 선생님과 앞서거니 뒷서거니 걷게 되었어요. 그 덕에 그녀의 섬세한 시선으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더 자세히 볼 수 있었어요. 융단 같은 초록 이끼, 방사선으로 무성하게 자란 고사리, 힘차게 솟구친 소나무 줄기, 바위 틈에 핀 작은 꽃, 수굿하게 얼굴을 떨구고 피어난 매발톱꽃…
여럿이서 걷다 보니 모르는 것도 새로 알게 되고 감동이 증폭됩니다. 목련을 닮은 하얀 꽃 앞에서 걸음을 멈췄더니, 옆에서 누가 함박꽃(산목련이라고도 한답니다.)이라고 일러주었습니다. 시종일관 호탕한 웃음으로 기분좋게 해준 엄은희 선생님이 머리에 함박꽃을 달았습니다. 물 맑은 용소계곡에서 놀았을 법한 선녀의 모습이었습니다.
한강유람단은 강에서 사는 사람들에게서 배움을 얻습니다. 섬진강에 사는 김용택 시인을 만나기도 하고, 동강 지킴이 이수용 선생님, 땅을 살리는 농사를 짓는 이동현 농부, 태백 생명의 숲 홍진표 선생님 등을 만났습니다. 이번에는 홍천에서 최초로 사과농사를 지은 길종각 농부를 만났고요.
서로 가진 것들을 나누며 오병이어의 기적을 만드는 한강유람단, 정성껏 마련해온 음식도 나누는데요. 지난 달에는 떡 한 상자를 들고 검룡소 금대봉을 오르는 분도 있었고 이번에는 각종 부침개를 푸짐하게 만들어 오신 분도 있었어요. 그렇게 한 번 다녀오면 몸과 마음이 자연 속에 푹 잠겨 온전한 쉼을 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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