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서촌 오래된 샛강
K는 2016년 서촌으로 이사했습니다. 그는 아파트에 살지 않고 작은 한옥을 얻어 살고 있어요. 그는 도시와 공간에 대해 관심이 많은 터라 이사온 뒤 서촌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합니다. 특히 이웃들과 ‘서촌탐구’라는 모임을 만들어 함께 동네 답사를 다녔고, 서촌의 역사를 더 들여다보고 즐길 수 있었다고 하네요. 한겨레21 김규원 선임기자의 이야기입니다.
Y는 2019년 봄 샛강으로 왔습니다. 집은 아니지만 이사나 다름없었는데, 그의 짐은 단출했습니다. 자원봉사를 할 수 있는 장갑이나 보호 장구들 따위가 보따리에 들어 있었어요. Y는 평생 강과 물에 관심이 있었고, 댐 건설을 막고 자연스럽게 흐르는 강을 지키는 일에 몰두해왔습니다. 그는 2018년 겨울에 샛강문화다리에 올라 샛강숲을 바라봅니다. 겨울이라 그런지 말라붙은 가시박 덩굴에 뒤덮인 숲이 더욱 황량하게 보였습니다. 그는 도심 속 공유지인 샛강숲을 시민들의 힘으로 가치있게 가꾸는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적협동조합 한강을 창립한 염형철 공동대표의 이야기입니다.
지난 8월 8일 저녁에 이 두 사람이 만났습니다. 한강조합에서 김규원 기자의 새 책 <오래된 서촌 오래된 서울> 북 콘서트를 열었기 때문입니다. 두 사람은 강을 사랑하는 인연으로 만났고 함께 강을 가꾸고 지키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서촌에서 동네주민으로 살았던 인연도 있어 북 콘서트를 함께 진행했어요. 서촌의 공간들에 얽힌 역사 속 이야기로부터 시작하여, 정선과 같은 화가의 그림 속에 나온 서울의 산과 강, 청계천의 변화, 용산의 과거와 현재 등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펼쳐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