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절구를 딱딱 맞춰 지은 글을 보면 탐나라공화국이 뭘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제주도 척박한 돌무더기 땅을 파고 또 파서 나무를 심고 꽃을 피우는 기적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 다음 구절이 저의 눈에 들어옵니다.
‘돈없으면 역발상에 머리쓰고 돌뿐이면 쌓고새겨 많이쓰고’
상상력도 빈약하고 수완도 좋지 않은 저는 그저 가까운 이들이나 같이 활동을 하는 분들이 기부금을 내주길 기대합니다. 그러다가 낼 만한 사람이 안 내면 은근히 서운하기도 하고요. 그런 꽁생원 같은 마음이 이번 탐나라 방문으로 반성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좋은 일을 하는데 왜 도와주지 않나, 후원해주지 않나 하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강우현 이사장님 말처럼 ‘돈없으면 역발상에 머리쓰고’ 몸을 부지런히 놀려 일을 해야겠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은 엄청난 자극과 용기, 지혜와 영감 세례를 받는 시간이었습니다.
거침없는 상상, 즉흥즉행의 실천, 하늘에 빨대 꽂아 빗물을 받아쓰는 지혜, 쓸모없는 것에서 쓸모를 찾는 발상, ‘팔리면 상품 안 팔리면 작품’이라는 신조로 뭐든 끝없이 만들어내는 사람,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법을 아는 사람, 그리고 남은 생은 덤이라는 생각으로 즐겁게, 신나게 일하는 사람이 강우현입니다.
“술에는 안주가 있어야 해. 예술에는 안주하면 안 돼.” 껄껄 웃으시며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 저도 한강 일을 하며 안주하지 말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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