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미씨의 한강편지221_이주배경 청소년들과 달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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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 hangang 등록일23-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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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미씨의 한강편지 221_이주배경 청소년들과 달수네
#뚜앤, 멍제, 아티차
뚜앤, 멍제, 그리고 아티차는 지난 수요일 샛강에 찾아왔습니다.  호기심 가득한 눈빛과 생기 넘치는 몸짓은 영락없는 십대들의 모습이었습니다. 청소년 시절의 저를 보는 것만 같아 반갑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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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배경 청소년들이 여의샛강생태공원에 왔습니다.)

뚜앤은 베트남, 멍제는 중국, 아티차는 태국이라는 이주배경을 갖고 있습니다. 이주배경청소년들을 위하여 샛강 탐방과 생태감수성 교육을 기획한 사람은 박동찬 경계인의몫소리연구소장입니다. (그 역시 이주배경을 가졌습니다.) 그는 낮게 사이로 흐르는 샛강이 이주배경청소년들과 닮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에게 샛강과 사회적협동조합 한강에 대해 소개했습니다. 샛강이 한강 물줄기에서 갈라져 사이로 흐르는 작은 강이지만, 샛강은 많은 사람들과 동물 식물들에게 행복과 생명을 주는 강이라고 말했습니다. 그처럼 우리 이주배경청소년들도 지금 이 사회에 주류로 서 있는 것은 아니지만 누군가에게 행복과 힘을 줄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다고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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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찬 경계인의몫소리연구소장이 이주배경 청소년들을 샛강으로 초대했습니다.)

저 역시도 나름 이주배경을 가진 사람이라고 말했습니다. 제주도에서 태어나 살다가 스무 살에 서울로 이주해서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서울에서 정착하고 살아가기가 얼마나 어려웠는지, 저의 경험에 대해 청소년들에게 들려주었습니다. 가난한 시골 출신이 대도시에서 혼자 살아가기는 녹록치 않은 일이었으니까요. 

열다섯 명 정도의 청소년들은 저의 짧은 강의와 샛강 탐방에서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었습니다. 다소 교훈적으로 흐른 감도 있습니다만, 태풍과 생태교란종의 위협을 이겨낸 꿋꿋한 버드나무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홍수와 수해를 이겨낸 나무들의 생명력에 대해서도 말했습니다. 

누구는 수달 가족에 왜 아빠는 없고 엄마만 있는지 질문하기도 하고, 샛강에서 앞으로 어떤 활동을 더 하고 싶은지 묻기도 했습니다. 어떻게 이 많은 일들을 해낼 수 있는지 묻는 소년도 있었습니다. 저는 무수한 실패가 있어서 가능했다고 대답했어요. 사실 한강이 하는 일도 그렇습니다. 여러 가지 시도하는 것들 중에서 성공보다는 실패하는 일이 더 많아요. 그래도 우리는 부단히 노력합니다. 

그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었습니다. 그들 곁에 환대하는 이웃들이 있다는 것도 말해주고 싶었고요. 우리 한강 사람들이 바로 그런 환대의 이웃이 되고 싶습니다. 

샛강에도 이주배경 가족이 살고 있습니다. 우리가 달수네 가족이라고 부르는 수달 가족입니다. 11월 2일 관찰카메라에는 엄마 수달과 아기 수달 두 마리 해서 세 가족이 찍혔습니다. 그동안 두 마리가 한번에 찍힌 적이 있긴 하지만, 엄마와 새끼들이 함께 찍힌 건 처음입니다. 한강을 따라 이주해서 이제 샛강에 살아가고 있는 달수네 가족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지켜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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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공원 운영에서의 시민참여에 대해 소개하는 김연금 소장)

#김원, 김연금, 이광형의 꿈
김원, 김연금, 이광형. 이번 주에 우리는 이 세 분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월요일 중랑천포럼에서는 김원박사님이, 화요일 샛강포럼에서는 김연금 조경연구소 울 소장님이, 수요일 생다진천포럼에서는 현대모비스 이광형 책임님이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김원 박사님은 ‘중랑천 자연성 회복과 생태계 개선 방안’에 대해서, 김연금 소장님은 ‘공원운영에서의 시민참여 2.0’이라는 주제로, 그리고 이광형 책임님은 ‘현대모비스의 ESG 전략’에 대해 소개했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결국 그들이 꿈꾸는 것에 대해 말한 게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김원 박사님은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여사의 ‘오래된 미래’를 언급하며, 결국 옛날 강의 모습이 강의 미래가 되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는 자연스러운 강, 모래톱이 있는 강이 좋은 강이라는 단순한 진리를 강조했어요. 한 사람이라도 좋으니 그가 생각하는 ‘강의 오래된 미래’를 귀담아 들어준다면 여기저기 다니면서 말할 것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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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자연성 회복을 꿈꾸는 김원 박사님)

김연금 소장님은 해외에서 직접 보거나 방문했던 여러 공원들을 소개했습니다. 공원이 줄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다양한 사례를 소개하기도 하고, 영국의 공원들에 흔히 있는 ‘공원의 친구들’에 대해서, 그리고 시민참여로 가꾸는 공원들에 대해 비교설명도 했습니다. 듣고 보니 공원에서의 시민참여에 대해 연구하고 공원과 놀이터 분야 일을 해온 그가 꿈꾸는 공원에 대해 말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들은 참여자들은 시민참여로 가꾸어 가는 샛강공원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느꼈다고 합니다.  

이광형 책임매니저는 현대모비스가 2011년 진천군에 미르숲을 조성하며 사회공헌사업을 할 때 책임자였습니다. 현대모비스 안에서 사회공헌분야 담당자로서 분투했던 여러 이야기들이 흥미로웠습니다. 그는 진정성이 활동의 핵심이라고 하더군요. 지난 12년의 수고로 미르숲이라는 꿈을 실현시켰고, 다시 미호강과 함께 꿈을 꾸고 있습니다. 생물다양성 ESG 활동으로 세계 어디에 내놔도 남부럽지 않은 사례와 성과를 만들고 싶어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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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생다진천 포럼에서 발제중인 이광형 현대모비스 책임매니저)

포럼에서 우리들은 전문가들에게 사실상 그들이 이루고 싶은 꿈을 듣고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 그토록 멋진 꿈을 꾸는 분들이 있다는 것이 고마운 일이지요. 한강의 사람들은 그 꿈들을 함께 이뤄가고 싶습니다. 

다음 주에도 꿈꾸는 사람들이 포럼에서 이야기를 들려주게 되는데요. 제주도에서 탐나라공화국을 건설한 강우현 대표님, 중랑천을 가꾸는 일에 헌신하는 김향희 국장님, 그리고 생태전문가 오충현 교수님이 그 주인공들입니다. 함께 꿈꾸며 일상이 더욱 풍요로워지는 경험을 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달수네 가족이 살아가는 샛강에서 
2023.11.24
한강 드림   
사회적협동조합 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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