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버들 나는 사월과 연두의 친구 버드나무입니다. 사월과 연두가 있어, 사람들은 나에게 관심을 가지고 아름답다고 칭찬합니다. 나를 멀리서 보면 얼핏 연두가 그린 그림이 보이고, 가까이서 보면 사월의 노래가 들립니다.
나는 여느 나무들이 그렇듯이 새들과 벌레들을 먹이고 키웁니다. 박새들이 보답하듯이 노래를 불러줘서 나도 행복합니다. 그러나 나는 행복보다는 슬픔의 편에 좀더 가까이 서 있습니다.
봄날 가운데 서성이며 돌아가신 부모님이나 떠나간 연인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나를 바라봅니다. 점심이 마땅치 않아 편의점에서 사온 주먹밥 하나를 우물거리며 삼키는 노인이 외로움을 나에게 맡깁니다. 원하는 일이 계속 잘 되지 않아 실의에 잠긴 청년이 나의 부러진 등성이를 만져봅니다. 자주 부러지고 넘어지지만 굴하지 않고 새로운 가지를 내는 나는 슬픔의 친구가 되어 줍니다.
어느 순간 벚꽃이 피어나 세상이 온통 환합니다. 사월과 연두, 버드나무와 벚꽃이 있는 날들, 자연 곁에서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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