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단한 엄마입니다. 주위에 늘어선 커다란 버드나무, 팽나무, 뽕나무에도 먹을 것들이 있습니다. 나는 온종일 쉬지 못하고 새끼들을 먹입니다. 아가들이 작은 입은 쉴 새 없이 쩍쩍 벌려 있는 것만 같습니다. 나는 때로 초조하기도 하고 고단하기도 합니다. 아홉 생명이 오로지 나만 의지하고 있습니다. 나는 잘 견뎌야 합니다. 주위의 덩치 큰 까치나 약은 고양이, 소리없이 다가올 수 있는 뱀으로부터 나와 아가들을 잘 지켜야 합니다.
어제는 한낮이 지나며 비가 내렸습니다. 어디선가 슬금슬금 몰려든 구름이 찬 비를 뿌렸습니다. 숲은 금새 차가운 얼굴이 되었습니다. 나는 먹을 것을 구하는 일을 쉴 수 없습니다. 빗줄기 사이를 날아 버드나무 가지를 살핍니다. 나는 아홉 남매의 엄마지만, 버드나무는 나의 엄마 같기도 합니다. 커다란 나무는 많은 것들을 나에게 내어주기 때문입니다. 이 숲에서 나는 평생을 살게 되겠죠. 우리 아가들도 잘 자랐으면 좋겠습니다. 잘 먹고 잘 자라서, 짝을 만나 사랑을 나누고 또 저들처럼 사랑스러운 새끼들을 키우기를 바랍니다. (샛강숲에 사는 박새 엄마)
나는 행복한 엄마입니다. 지금 내 곁에는 5월에 태어난 일곱 남매가 총총총총 따라다니고 있습니다. 아가들은 내가 가르쳐주는 대로 먹을 것을 구하고 강에서 지내는 법을 배웁니다. 내가 이끄는 대로 따라오고 의지합니다.
이곳 샛강에는 먹을 것들이 많습니다. 물은 부드럽게 흐르고 물가의 잔풀과 덤불들이 숨기에도 좋아요. 아가들은 잘 먹고 명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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