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연할머니가 세연에게 “우리 손주는 운동을 안 시키려 했는데…”
세연할머니 김소영 선생님이 샛강에 처음 오셨을 때 저에게 했던 말이었어요. 탐조책방 북콘서트 때 오셨거든요. 그는 샛강을 참새 방앗간 마냥 드나드는 손녀를 보며 그런 말을 했죠. 당신께서 아마도 사회 운동에 적극 참여하신 삶을 사신 터라, 손녀는 좀 평범하게 살기를 바랐다는 뜻으로 들었어요. 샛강에 와보니 아홉 살 손녀는 이미 환경운동가나 진배없다는 것을 알았죠.
세연할머니는 그런 말을 했지만 딸과 손주가 하는 일에 무조건 지지하고 힘을 보태고 있어요. 봄에는 샛강에 와서 ‘수달이 살아요’라는 아름다운 그림을 그렸어요. 지금 그 그림을 포함한 작품들 전시회가 시작되었다고 하네요.
‘기꺼이 내 이웃의 주변이 되는 것. 이것이 자연이 우리에게 몸소 보이는 자리가 아닌가? 너무도 당연히 우리가 매일 밟고 서 있는 땅은 자기주장을 하지 않으며, 해풍을 맞고 자라는 차밭과 섬 시금치는 누군가의 소중한 양식이 된다. 스윽스윽 잔잔한 붓질을 주저함 없이 쌓아 그녀가 만들어 나가는 유려한 화면은 우리에게 어떠한 터전이 필요한가에 대한 혜안이다.’ (이연경 작가의 ‘김소영 개인전’ 소개 글 일부)
샛강을 통해, 또 제주도나 남해의 자연을 통해, 자연이 우리에게 몸소 보이는 자리를 그린 분. 그녀가 그린 ‘수달이 살아요’라는 그림에는 버드나무와 강물만 보여요. 수달은 그 속 어딘가에 있겠죠. 마치 어린 왕자에 나오는 양을 그린 그림처럼 말이죠.
뽕나무들도 선생님들도 이 여름 건강하게 잘 이겨내시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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