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으로, 염키호테 대표님에게
똑똑히 기억하고 있겠지요? 4년 전 창립일에도 대표님은 얼마나 (다른 일들로) 바빴는지. 아니, 한강조합의 꿈을 맨 처음 제안하고 창립해보자고 뜻있는 분들을 모신 당자사가 정작 창립일 오전에는 코빼기도 비치지 않았잖아요. 제가 종종거리며 행사 물품을 나르고 세팅할 때 대표님은 광화문에서 ‘수돗물 마시기 국민 캠페인’ 뭐 그런 걸 했지요?
오후가 되어서야 선유도에 와서는 캠페인 셔츠를 단정한 와이셔츠로 휘리릭 갈아입고 행사 준비를 거들었죠. 그 이후 이제껏 사무실 이사를 한다거나 하는 손이 필요한 타이밍에 공교롭게도 집을 (아니 사무실을) 비우던 일이 반복되었어요. 그것 참 왜 그랬을까요.
인생이란 참 알 수 없는 것이어서, 제가 염대표님과 같이 한강조합을 시작하고 4년이 지난 지금은 무려 이사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제가 명백히 서열이 높다는 걸 명심하시라요. ㅎㅎ)
저는 대표님의 구애받지 않는 꿈꾸기가 참 좋았습니다. 돌이켜보면 그때만 해도 젊었던 걸까요? 대표님의 꿈은 무척 컸어요. 상호부터 ‘한강’이라고 한 데에서 벌써 그 크기가 어마어마함을 짐작할 수 있죠. 저는 대표님을 염키호테라고 부릅니다. 종종 현실적이지 않거나, 좌충우돌할 때가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늙은 말을 타고 풍차를 향해 돌진하던 돈키호테처럼, 두려워하지 않고 말 달리고 박차고 나가려는 마음이 좋았습니다.
요즘 우리들은 현실의 한계들에 대해, 바뀐 세상에 대해 말하곤 합니다. 그래서 때론 염키호테 님이 말 갈기를 붙잡고 길을 떠나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망설이기도 하죠.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좀더 주변에 경청하고, 성찰하고, 담대히 해나가야겠죠. 다만 하고 싶은 말은 4년 전 시작하던 마음, 한강에 대한 첫사랑 같은 마음, 그 마음으로 돌아가보자는 것입니다.
당시 우리가 가진 것은 응원해주는 조합원 님들이 전부였지만, 이만큼 해냈습니다. 그래서 한강 4주년을 맞으며 생각합니다. 좋은 동료들과 괜찮은 일터를 만들어가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우리로 행복해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그만하면 감사한 일이 아닐까요.
한강에서는 자연과 동물이 연결될 뿐만 아니라, 좋은 사람들도 연결되고 모이게 되어 기쁩니다. 한강이라는 꿈을 시작해줘서 고맙습니다.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2022.08.22
한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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