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에는 이어서 <샛강놀자 시민축제>가 펼쳐졌습니다. 올 상반기에 활동한 여의샛강 시민참여단 샛강놀자 팀들이 그들의 활동을 시민들과 나누는 자리였어요. 저희가 샛강에서 지향하는 것은 서로 만나고, 배우고, 나누고, 실천하는 공동체 문화입니다. 그렇다 보니 올해 처음으로 샛강놀자 시민축제의 날을 기획해보았습니다. 그런데 준비할 시간도 짧고 각 팀에 준비를 맡기다 보니 과연 이름처럼 시민축제가 잘 될지 걱정도 없지 않았어요.
결과적으로 걱정이 무색하게 흥겨운 잔치 한마당이 되었습니다. 그림그리기 대회에 왔던 가족들도 연이어 있는 축제를 즐겼고, 샛강에 나들이 나왔던 시민들이 샛강놀자 부스를 찾아 다양한 체험을 했어요.
하람 전통무용단의 진도북춤과 부채춤이 펼쳐지고, 다올 사회적협동조합이 준비한 샛강에서 만나는 세계문화체험도 있었습니다. (염키호테 님은 키르키즈스탄 모자를 빌려 쓰고 돌아다니는데 키르기스 사람인 줄 알았습니다.) 올해 잦은 침수에도 좌절하지 않고 계속 꽃을 심고 또 심었던 정원미화나눔회는 꽃차 시음회와 메리골드 나눔을 했습니다. 저도 메리골드 차와 맨드라미 차를 마셨는데 꽃향기가 제 몸에 스며드는 것 같아 아주 기분이 좋았습니다.
50플러스 창업단인 참사랑회에서는 다양한 업사이클링 제품들과 환경 생태 분야 저술들도 선보였습니다. 이 분들은 샛강에서 배움과 봉사를 열정적으로 했던 팀이었어요. 작년부터 꾸준히 샛강놀자에 참여해온 ‘꿈을 그린 영장이’ 팀은 장애인들이 만든 작품들을 전시했습니다. 샛강의 나뭇잎들을 이용하여 만든 작품들에 눈길이 갔습니다. 어린이들을 위한 생태 프로그램을 운영했던 ‘얘들아 어디로 샛강’팀은 아이들이 쉽게 할 수 있는 체험거리를 준비해서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외에도 모든 팀들이 정성껏 마련한 축제에 이날 샛강에 나온 시민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축제가 있던 토요일 하루 동안 천 명 가까운 사람들이 다녀갔습니다. 처음 해보는 큰 축제였는데 성공적으로 잘 끝나서 기뻤습니다. 이날을 위해서 한강조합의 전직원이 출근해서 준비부터 정리까지 했는데요. 가족들도 와서 도움의 손길을 보태서 뭉클했습니다. 정희 과장님 남편께서는 짐을 날라줬고, 권무 팀장님 가족들은 아침 일찍 와서 응원해줬습니다. 용태 팀장님 아들 준이는 온종일 아빠 곁을 지키며 오가는 사람들을 미소짓게 했어요.
샛강에서의 축제는 계속 이어집니다. 이번 주 일요일까지 샛강유람극장이 진행되고요. 특히 토요일에는 ‘에코 토크’ 이벤트도 준비되어 있어요. 걷기 좋은 가을 저녁, 샛강에서 단편영화도 보시고 가을 풀벌레 소리도 들어보세요. 혹시 운이 좋으면 물가에서 놀고 있는 수달과 조우할지 누가 알겠습니까.
9월의 마지막 주입니다. 이 가을 잘 여물어가는 알곡처럼 알차고 좋은 일들 만들어가시고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2022.09.26
한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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