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미씨의 한강편지 171_권무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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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 hangang 등록일22-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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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미씨의 한강편지 171
권무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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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지환

저무는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

어디 몇몇 애비 없는 후레자식들이

퍼간다고 마를 강물인가를

(김용택 시 ‘섬진강 1’ 부분)

 

한강 선생님들께,

겨울이 되었습니다.

겨울은 제 위세를 드러내듯 날이 선 찬바람을 여지없이 몰고 왔네요. 어제도 제법 추워서 저는 옷장을 열고, 제가 가진 외투 중에서 가장 따뜻한 게 어느 것일까 찾아보았습니다.

 

벌써 눈도 몇 번 내렸습니다. 지난 토요일에 서설이 내리고, 또 어제도 눈발이 흩날렸지요. 천천히 내려 쌓이는 함박눈이 낭만적인데, 어제의 눈은 희끗희끗 흩날리다가 금새 녹았습니다.

 

요즘 어쩐지 ‘섬진강 1’ 시 구절이 자꾸 떠오릅니다. 한강의 일을 하며 어려운 일들도 봉착하니 그런가 봅니다. 겨울 찬바람이 옷깃을 파고들듯이, 우리가 하는 일에도 크고 작은 시련이 있기 마련이겠지요. 김용택 시인님의 저 시는 오래 전 쓰신 것이라 ‘어디 애비 없는 후레자식들이’ 같은 표현은 요즘 감성으로야 좀 낡은 것도 같습니다만, 그 결기만은 여전히 단단합니다.

 

섬진강도 한강도, 누가 퍼간다고 마를 강물은 아니지요… 그래서 우리는 우리가 한강의 조합원들에게, 자원봉사자들에게, 우리 이웃과 시민들에게 약속한 일들을 합니다. 강을 가꾸고 강을 즐기는 일, 사람들을 생명이 살아있는 강으로 초대하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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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부터 샛강 공원팀장님인 권무 팀장님은 아침 7시면 샛강에 출근했습니다. 그는 고양 어디쯤 살고 있는데, 전철을 몇 번 갈아타며 샛강에 오려면 시간이 꽤 걸릴 터인데 그렇습니다. 샛강 중심부에 위치한 달뿌리평원 (달뿌리풀, 갈대, 억새가 어울려 장관을 이루기에 지은 이름입니다.)을 둘러싼 산책로에 마사토를 까는 일 때문입니다.

 

이 일은 현대차그룹의 올해 후원사업 중 하나인 ‘무장애나눔길’ 만드는 일인데, 가장 걷기 좋은 산책로 500 미터 정도에 장애인이나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이 걷기 좋게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는 최고 품질의 마사토를 구할 수 있었다고 흐뭇해했는데, 제가 가서 걸어보니 정말 폭신폭신하고 주먹으로 뭉치면 모래떡이라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잘 뭉쳐지는 흙이었습니다.

 

영하의 날씨였던 어느 날은 그를 종일 못 봐서 나가보았습니다. 작업복 위로 눈에 잘 띄는 주황빛 조끼를 걸친 그의 얼굴은 추위로 벌겋게 얼어 있었습니다. 마침 ‘공사 중’ 안내판을 미처 보지 못하고 산책로로 접어든 아주머니에게 그는 친근하게 말을 겁니다. “며칠만 참으시면 여기가 아주 걷기 좋게 바뀝니다. 잘 만들어 놓을 테니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샛강에는 맨발걷기를 하는 분들이 꽤 늘었다고 일전에 말씀드렸지요. 부드러운 마사토로 산책로를 덮으면 맨발로 걷는 분들에게도 좋은 일일 것입니다. (제가 여름에 한 번 해봤을 때는 거칠고 굵은 돌에 발바닥이 아팠습니다.)

 

어제 눈이 내리고 난 오후에 잠깐 샛강에 나갔더니 그 날씨에도 맨발걷기 하시는 분들을 세 명이나 보았습니다. “안 추우세요?” 센터로 발 씻으러 올라오시는 남자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그는 “한 시간 정도는 괜찮아요.” 하고 대답하고는 세족장으로 올라갑니다. “따뜻한 물이 아니라서 괜찮을지 모르겠네요…” 괜히 뭔가 더 해주고 싶은 마음에 그의 뒤통수에 대고 말을 남깁니다.

 

권무 팀장님과 같이 일하시는 인부들이 내내 밖에서 일하던 어느 날 오후에는 염키호테 대표님이 뜨끈한 대추차를 끓여 일곱 개의 텀블러에 담았습니다. 고생하는 분들을 챙기는 그를 보며 반성했습니다. 서로를 고마워하고 챙기는 이런 다정함으로 우리는 이 겨울 한파도 너끈히 이기겠구나 하는 확신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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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와중에 샛강에 사는 수달이 매우 활기찹니다. 카메라에 또렷이 담긴 수달의 시간을 보며 우리들은 기뻐했습니다.

 

수달은 야행성이라 낮에는 보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번 주말에 수달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습니다. 이번 달 한강유람단 트레킹으로 화천 수달길을 걷고 수달센터를 방문합니다. 겨울철 어디 가고는 싶은데, 혼자 갈 곳이 마땅치 않으신 분들은 함께 가시면 좋겠습니다. 버스와 안내 가이드, 맛있는 식사, 그리고 한강을 사랑하는 분들이 함께 합니다.

 

오늘은 대설(大雪)이네요. 아침 일기예보에 눈이 조금 내릴 것 같다고 합니다.

건강 잘 챙기시고 따뜻하게 지내시기 바랍니다.

 

2022.12.07

한강 드림


사회적협동조합 한강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동로 48 여의도샛강생태공원 방문자센터
           Office. 02-6956-0596/ 010-9837-0825
후원 계좌사회적협동조합 한강우리은행 1005-903-602443
홈페이지 http://coophanga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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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 수달길 트레킹

화천 수달보호센터와 주변의 아늑한 수달길에서 그리고 화천귀농학교 박기윤교장선생님과 함께 의미를 찾고 배움을 얻는 시간입니다.
수달을 직접 보고 수달길을 걸어요.


◎ 대상 : 한강을 사랑하는 사람 40명

◎ 일시 : 2022. 12. 10(토). 07:00-19:00

◎ 집결 : 종합운동장역 5번 출구

◎ 참가신청 : https://forms.gle/qv1mMnxi6U1iY9AK9

◎ 참가비  : 조합원 50,000원 / 비조합원 60,000원 (우리은행 1005-503-602257)

◎ 포함사항 : 아침(김밥), 점심(지역식당),  교통비(단체버스), 여행자보험

◎ 준비물 : 간편한 트레킹 복장,  물(텀블러), 즐거운 마음.

◎ 문의 : 02-2039-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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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달이 사는 마을 (수달 지키미 교육) 
  • 모집 대상 : 초등학생
  • 신청기간 : ~12월 15일(20명 마감) 
  • 신청방법 : 접수폼( https://forms.gle/dzfid9yUV1E9gfHw9 )  
  • 교육일정 : 2022년 12월 17일 토요일(10:00~12:00)
  • 활동내용 : 수달과 공존하는 생태전환교육 
  • 교육비용 : 무료 (LG생활건강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사회공헌 활동으로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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