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미씨의 한강편지174_한강의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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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 hangang 등록일23-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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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편지가 왔어요! ????
은미씨의 한강편지 174
한강의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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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형철

한강 선생님들께,

이제 올해가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정말 시간이 빠르네요.

 

지난 주말 드디어 <아바타2: 물의 길> 영화를 보았습니다. 192분이라는 상영 시간이 전혀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을 만큼 몰입했습니다. 좋은 영화였어요. 그 중에 저를 울컥 하게 하는 장면들이 있었습니다. 바로 고래와 비슷한 툴쿤 사냥 장면인데요.

 

돈을 벌어보겠다는 인간들이 툴쿤 사냥에 나섭니다. 작살이나 폭탄을 이용하여 툴쿤을 죽이려는 시도는 매우 잔인합니다. 특히 새끼를 거느린 어미 툴쿤 (고래)를 노리는데 어미는 어떤 경우에도 약하고 느린 새끼를 떠나지 않기 때문이지요. 영화에서는 어미 툴쿤이 공격당하자, 그 툴쿤을 자신의 가족으로 여기는 물의 부족 여전사 로날이 복수에 나섭니다. 이렇게 멧케이나 부족은 인간들과의 전쟁을 벌이게 되지요.

 

아바타2 영화의 주제는 가족, 가족,  또 가족입니다. 아버지와 어머니, 딸과 아들… 이런 전통적인 가족도 있지만, 핏줄로 연결된 가족만 가족이 아닙니다. 입양한 딸도 가족이고, 인간이지만 나비족과 사는 스파이더도 가족입니다. 또한 함께 바다를 나누어 살아가는 툴쿤과 같은 동물들도 가족인 것이죠.

 

얼마 전에 있던 일입니다. 초로의 아주머니가 센터로 찾아오셔서 샛강에 청둥오리 한 마리가 죽어 있다고 말했습니다. 물 위에 처연하게 죽어 있는 수컷 청둥오리 옆에서 암컷 청둥오리가 곁을 지키며 떠나질 않는다고, 그것이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했습니다.

 

겨울이 되어 멀리 시베리아에서 날아온 청둥오리들. 같이 먼 길을 떠나온 가족이 죽었을 때, 어찌할 바를 모르고 그저 곁을 지키는 암컷 청둥오리. 저는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그 말만 들어도 마음 한 켠이 서늘했습니다.

 

가족이란 것이 그런가 봅니다. 그저 무탈하게, 함께 오래 곁을 지키며 살아가는 싶은 존재들 말입니다. 그런 가족이 억울하게 죽거나 하면 가만히 있지 못하겠지요. 자매처럼 여긴 툴쿤 고래의 죽음에 분노하는 로날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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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는 한 해를 마무리하며 한강조합 송년회를 했습니다. 그리 만만치 않았던 한 해를 보내며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는 자리를 갖고 싶어서 조합원님들을 초대했어요. 준비한 음식을 나누어 먹고, 게임을 즐기고, 이야기를 나누며 생각했습니다. 이분들이 바로 한강의 가족이구나…

 

송년회에 온 한강조합 조합원님들을 한 분 한 분 떠올려봅니다. 정원 사무국장님 가족처럼 그야말로 가족도 왔고, 저의 오래 전 직장 동료인 허삼용 대표님 같이 개인적인 인연에서 시작되어 한강 조합원이 되신 분, 한강유람단으로 회원들을 대거 이끌고 온 석락희 회장님, 샛숲학교에서 인문의숲을 만들어주신 김영 교장님, 온 가족이 조합원으로 참여 중인 한강희 목사님, 한강에 문화를 입혀주는 이은진 이사님, 색소폰 연주를 해주신 노태숙 조합원님 같은 분도 있습니다.

 

강을 가꾸고 강을 즐기자는 미션으로 활동하는 한강조합이 여전히 마음만 앞섰지 미약하고 서툰 부분이 많습니다. 그러니 세상 변화에 재빠르게 적응하지 못하고 더러 고생도 합니다. 올해를 돌아보면 힘든 일이 많았다 싶은데, 그럼에도 내년에는 정말 더 잘 해보리라 하고 단단히 다짐해봅니다. 그런 용기와 힘은 어디서 나올까. 바로 가족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와인 선물과 함께 한강 가족 사랑한다고 쪽지를 보내주신 양경모 대표님. 송년회에 오셔서 한 해 수고했다고 힘껏 박수를 쳐주시고 덕담을 건네주신 조합원님들. 당신들이 모두 한강의 가족입니다.

 

새해에는 가족이 더 늘었으면 좋겠습니다. 한강에 오셔서 더없이 행복해하는 가족도 늘고, 한강에 깃들어 사는 수달이나 새들도 늘어, 같이 어울려 건강하게 오래오래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새해 첫날은 가장 낮은 습지인 샛강에서 높이 떠오르는 해를 맞이하려고 합니다. 낮게 흐르는 강물처럼 겸손하게 포용하는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고자 합니다. 오시는 분들에게는 따끈한 떡도 나누어 드릴게요.

 

올 한 해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22.12.29

한강 드림

 

사회적협동조합 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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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지 http://coophanga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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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새해 샛강에서 해맞이 해요!!
서울에서 가장 늦은 해돋이를(오전 7시 49분 예상), 세상에서 가장 낮은 해맞이 장소인 (해발 5m 높이) 여의샛강생태공원에서 합니다.
소박하고 겸손하며 포용하는 새해를 맞고 싶은 분들은 1월 1일 7시 40분 여의못으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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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생태 상상력으로 읽는 한국신화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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