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미씨의 한강편지176_정영원 대표님께 드리는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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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 hangang 등록일23-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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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편지가 왔어요! ????
은미씨의 한강편지 176
정영원 대표님께 드리는 약속
어제는 간단한 검사를 위해 아산병원에 다녀올 일이 있었습니다. 병원에서 기다리는 동안 어중간하게 시간이 남아 근처 성내천 뚝방길을 걸었어요. 

미세먼지가 여전히 있었지만 날씨는 한결 온화해서 걸을 만했습니다. 미세먼지 때문에 마스크를 벗을까 말까 고민하다가 벗고 시원한 공기를 호흡했어요. 건강관리나 위생에 깐깐한 우리 정원 국장님이 본다면 마스크 써야 한다고, 그것도 K94로 쓰라고 한마디 했겠지만요. 

큰 강물이 아니더라도 물을 보면 참 좋습니다. 공자님이 ‘지자요수(智者樂水)’라고 했듯이 두루 흘러 세상을 적시고 베푸는 물을 좋아하는 것은 인지상정이 아닐까요. 천천히 걷다가 흐릿한 햇살을 반사하는 물가 쪽으로 내려가 보았습니다. 그런데 저를 반긴 것은 쿵쿵쿵 굉음을 내며 하천 바닥을 긁어대는 포크레인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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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포크레인 세 대가 강바닥을 긁고 흙을 퍼담고 있더군요. 무슨 공사를 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하천 바닥에 이리저리 어지러운 포크레인 자국이 살풍경했습니다. 다소 실망하여 자리를 뜨는데 근처 물 위에서 청둥오리 한 쌍을 보았습니다. 요즘 오리 커플들이 한창 다정한 때죠. 한 마리는 명랑하게 자맥질하고, 다른 오리는 그 곁을 지키고 있더군요.

뚝방길로 다시 올라와 걸었습니다. 점심시간을 넘긴 오후라서 그런지 산책에 나선 사람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길 양쪽으로 늘어선 나무들은 아직 검은 가지들만 있지만, 저는 어쩐지 나무에 물이 오르고 봄을 채비하는 기운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걷다가 가로수 길을 돌아보며 초록 새순이 돋거나 분홍 벚꽃이 다투어 피어난 모습을 상상했어요. 그 때 정영원 대표님이 보낸 카톡을 받았습니다. 저와 염대표님에게 조만간 식사를 하자는 메시지였어요. 지난 8월 한강 4주년 행사 때 참여하신 후로 건강 회복을 위한 시간을 보내셨기에 한동안 뵙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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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로펌 대표변호사이면서 한강조합의 공동대표입니다. 한강 창립 때부터 참여하고 지지해주신 분이죠. 정대표님의 연락에 새삼 그에 대한 고마운 마음이 다시 들었습니다. 한강조합이 뭔가 해보겠다는 꿈만 있었지, 아직 아무 것도 이룬 것이 없었던 시작부터 지금까지 변함없이 믿고 지지해 주셨으니까요.

 

몇 년 전 추석 명절 즈음이었습니다. 명절도 다가오는데 그 달 운영비가 부족했어요. 어떻게 좀 부탁을 드려봐야겠다 싶어 염대표님과 함께 그를 찾아갔습니다. 그는 우리에게 보리굴비 정식을 사주셨는데, 우리는 선뜻 말을 꺼내지 못하고 보리굴비 살을 발라내어 녹차 물에 타먹고 있었죠. 그가 먼저 도와줄 게 있으면 말씀하세요.”라고 말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새해를 시작하며 올해는 어떻게 한강의 활동을 잘 펼칠까 이런저런 궁리를 합니다. 국내외 경제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우리 한강조합은 잘 버텨내고 유익한 일들을 해나갈 수 있을까 고민합니다. 직원들과의 워크숍을 통해 어떤 일을 새로이 도모하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이야기도 많이 나누었습니다.

 

저는 정대표님의 마음을 생각해봅니다. 로펌 대표로서 바쁜 와중에도 한강조합 공동대표를 맡아주시고, 언제나 성원해주는 그 마음은 뭘까. 한강은 어떻게 그런 마음에 부응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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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라디오에서 누군가의 글을 인용하는 걸 들었습니다. “알게 되면 사랑한다.” 또는 사랑하면 알게 된다.” 뭐가 먼저인지는 몰라도 둘 다 맞는 말이라고 세상의 모든 음악전기현 씨가 말하더군요. 한강이 바라는 것이 바로 사람들이 강을 사랑하게 되는 것인데요. 강에 얼마나 많은 생명이 깃들어 사는지 안다면 강을 사랑하게 되겠죠. 사랑하면 지키고 싶을 것이고요.

 

고마운 정대표님에게 새해 이런 약속을 해봅니다. 하천 바닥을 파헤치는 포크레인이 아니라 그 옆에서 천진하게 자맥질하는 청둥오리의 편에 서겠다고. 그들의 삶을 지켜주려고 노력하겠다고 말이죠.

 

올 한 해도 강가 버드나무와 느릅나무, 참게와 말똥게, 잉어와 준치, 맹꽁이와 참개구리, 청둥오리와 박새, 수달과 족제비 편에서 강을 가꾸고 강에서 놀겠습니다. , 강에서 놀겠다고 말하고 나니 지금 한창 진행중인 앙코르 샛강유람극장을 소개해야겠네요. 생물다양성 영화인 애니멀이 국내 최초 공동체 상영을 하는 등 환경영화 세 편이 상영되는 샛강유람극장이 시작되었습니다. 토요일마다 열리는 작은 극장에 놀러오세요. 따뜻한 커피 내리고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한파와 미세먼지, 그리고 코로나가 여전히 우리들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모쪼록 건강 유의하시길 빕니다.

 

2023.01.10

한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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