샛강 인문의 숲 시작은 미미했습니다. 제가 ‘시가 있는 샛강 산책’ 프로그램을 개설하여 게리 스나이더 같은 생태주의 시인 시도 읽고, 에밀리 디킨슨, W.B. 예이츠의 시도 소개했어요. 아울러 오규원, 한강, 황인찬, 이제니, 나희덕 같은 우리 시인들의 시도 읽었고요. (그런데 강사인 제가 어설펐는지, 그다지 인기 있는 프로그램은 아니었어요.)
인문의 숲을 제대로 열어준 분은 김영 인하대 명예교수님이셨습니다. 평생 노자와 장자를 교단에서 가르친 그는 샛강에서 ‘노자생태교실’을 열었습니다. 자연의 순리를 통해 삶의 지혜만이 아니라, 사회 정치 경제에 대한 통찰도 함께 배웠습니다. ‘상선약수 (上善若水)’, 최고의 선은 아래로 흐르는 물과 같다는 노자의 가르침은 그 으뜸이었지요.
이어 나희덕 시인이 생태시 강좌, 박혜영 교수의 ‘세계의 생태작가들’ 강좌와 더불어 송경동 시인의 북 콘서트, 임옥상 화가의 미술 특강, 최용석 명창의 생태판소리, 표정옥 교수의 ‘생태상상력으로 읽는 한국 신화’와 같은 강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샛강에서는 숲속 사진전이 열리고 여름밤 샛강유람극장이라는 작은 영화제도 열렸습니다. 요즘은 앙코르 샛강유람극장이 열리고 있는데, ‘애니멀’ ‘내일’ 그리고 ‘알바트로스’라는 환경다큐멘터리 세 편이 상영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