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선생님들께, 지난 주에는 ‘행복한 여강’ 소식을 전해드렸습니다. 오늘 편지에서는 ‘행복한 샛강’ 소식을 전하고 싶네요. “행복하세요.” 우리는 늘 이런 인사를 주고받습니다. 그렇다 보니 그 의미가 퇴색되기도 하고, 좀 식상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저에게 행복은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마음이 평안한 것, 자꾸 고맙다고 말하고 싶은 것, 더 사랑하고픈 마음이 드는 그런 것입니다. #두 손님 화장실 때문이었어요. 단정한 인상의 두 여성분이 센터 안으로 들어오신 것은. 옅은 화장에 펠트모자와 방한용 점퍼를 입으신 두 분은 중년은 넘어 보였지만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웠어요. 온화한 말씨가 편했죠. 샛강을 자주 걷는다고, 익숙하다고, 그리고 나날이 좋아지는 게 너무 맘에 든다고 하셨어요. 오늘도 걷다가 화장실에 가고 싶어 센터 안에 처음 들어와 보신다고, 두 분은 오랜 단짝친구인지 도란도란 소곤소곤 누구에게랄 것도 없이 말씀하셨어요. 유독 추운 날이어서 몸을 좀 녹이시라고 테이블과 의자가 있는 곳으로 안내했습니다. 그리곤 뜨거운 보리차를 가져다 드렸어요. 마침 며칠 전 귀한 손님들을 맞느라 예쁜 유리잔을 사두었던 터라 그걸 썼습니다. 두 분은 알고 보니 70대 중반의 할머니들이셨어요. 그런데 유쾌하고 사려깊은 태도, 호기심이 많고 감탄을 잘하시는 태도로 인해 훨씬 젊게 생각했답니다. 잘 모르지만, 인생을 잘 살아오신 분들이구나 싶었습니다. 샛강 칭찬을 많이 하시고, 샛강을 가꾸는 우리들에게는 수고한다고, 고맙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슬그머니 저희 조합원이 되어 주십사 부탁드려 보았습니다. 사회적협동조합이라 함께 해주시면 힘이 된다고 말을 건넸습니다. 그러자, “조합원 해야지. 좋은 일 하는데.” 흔쾌히 대답해주십니다. 그렇게 조합원이자 후원회원이 되어 주신 두 분께서는 로비에 있는 책들도 들춰보고 한강이 하는 일들에 대한 이야기도 잘 듣다 가셨습니다. 며칠 날씨는 스산하게 춥고, 코로나 폭증 소식도 갑갑하고, 국내외 들리는 뉴스는 더 걱정스럽게 들리는 날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샛강에 오신 두 손님으로 마음이 포근해졌습니다. 샛강 걷는 게 참 좋다고, 이렇게 가꾸는 일을 해줘서 고맙다고, 서울에 이런 데 없다고 하시며 칭찬해주는 그 마음에 큰 위로를 받았습니다. 찬바람이 조금은 비껴가는 아늑한 샛강, 샛강에서는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며칠 전 샛강센터에 오셔서 칭찬과 격려를 배달해주신 유옥자, 김경옥 조합원님.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