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의 경우
지난 토요일에 나눈 대화였습니다. 마침 그 날은 샛강놀자 노자생태교실, 문학의 숲, 수달언니들 모임 등 여러 모임이 있던 날인데다 직원들도 더러 일하러 출근했습니다. 시월경부터 한강조합에서는 <한강사계체험>과 같은 굵직한 프로젝트가 본격 진행되어 정신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거든요.
한강조합의 구성원들을 잘 아는 분이 경영지원팀장인 이정원 팀장에게 저돌적으로 물었습니다. 그는 저를 한 번 쳐다보고 나서 말했습니다.
“맨날 야근하고 이렇게 주말에도 나오고… 이사장님이 나쁜 거 아닙니까?”
이 질문에 정원 팀장님은 망설이는 기색도 없이 대답했어요.
“저도 한강 조합원이고 주인입니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라 제가 필요해서 하는 겁니다.”
그냥 건성으로 던진 질문이었을 겁니다. 그러나 대답은 진지했습니다. 제 미안함을 덜어주기도 했고요.
한강조합을 운영하면서 저희의 자긍심 같은 게 직원들 과로하지 않게 하고 워라벨을 지켜주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종종 그 원칙이 잘 지켜지지 않는데, 특히 최근 몇 달이 더욱 그랬습니다. 이렇게 된 데에는 외부적인 원인들도 있습니다. 코로나가 가장 화근이었고, 큰 사업 시행을 계속 미루다 짧은 기간에 완수하려니 벅찬 상황이었습니다.
고양이 손이라도 빌려야 할 정도로 바쁜 날들이었습니다. 그 와중에 누구보다도 책임감이 높은 정원 팀장은 여러 사업들의 진행을 차근차근 풀어가고 예산 집행을 정확하게 시행했습니다. 사실 그만이 아닙니다. 직접적인 사업 담당자가 아니더라도 역할을 찾아서 사업이 진행될 수 있게 해준 직원들이 있습니다. 그 덕에 이번 주가 지나면 가까스로 잘 마무리는 될 것 같습니다.
어느 조직에서나 구성원들은 소속감이나 열정, 느끼는 책임감이 조금씩 다를 것입니다. 그냥 일반 회사를 다닌다는 마음으로 다니는 직원도 있을 수 있고, 한강이 잘 되어야 본인이 잘 되는 거라고 느끼며 헌신하는 직원도 있을 수 있습니다. 저는 이번 가을 겨울을 지나며 안도하는 것은, 한강에는 정원팀장님만이 아니라 그런 마음을 가진 직원들이 여럿 있다고 확신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시적이 아닌 상습적인 과로는 절대 있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그래서 구하고 있습니다. 경영지원팀에서 함께 일할 청년 인턴을 찾고 있습니다. 경력이나 학력은 없으셔도 됩니다. 한강조합에서 경영지원 업무를 하며 커리어를 시작해보고 싶은 분이라면 환영합니다.
정원팀장과 헌신적인 몇몇 직원들은 제가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라고 부르는 밥팀이기도 합니다. 어디 식당에 나가기 보다 집에서 반찬을 가져오거나 해서 같이 먹는 팀이죠. (그마저도 코로나로 더 힘들어졌습니다만…) 예전에 나왔던 소설이자 영화 제목이기도 한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는 우정과 연대의 이야기이기도 한데요. 한강조합도 단순한 직장을 떠나 우정과 연대의 공간이 되길 꿈꾸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