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미씨의 한강편지 127 여자들이 걷기 좋은 샛강 |
|
|
오늘은 간단한 점심을 먹고 모처럼 샛강을 걸었습니다. ‘모처럼’ 걸었다고 말씀드리니 여간 쑥스럽지 않네요. 편지에도 그렇고 친구들에게도 기회있을 때마다 샛강 걷기 좋다고 말씀드리곤 했는데, 정작 저는 오랜만에 걸었습니다. 입춘을 일주일 남짓 앞둬서 그런지 샛강에는 벌써 봄의 그림자가 어른거립니다. 저는 샛강센터에서 출발하여 안쪽 샛숲길 4코스를 따라 서울교 인근까지 갔다가 뒤돌아서 여의못, 생태못을 지나 두물머리까지 걸어보았습니다. 걷다 보니 나무와 덤불 사이를 날아다니는 새들이 유독 많이 보입니다. 샛강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직박구리는 여러 마리들이 한 나무에 모여 부지런히 뭔가를 쪼고, 센터 옆에서는 딱새를, 샛강문화다리 아래에서는 박새를, 그리고 용태못을 따라 흐르는 물가 찔레 덩굴에서는 붉은머리오목눈이를 여럿 보았습니다. 너무 귀여워서 사진을 찍고 싶은데 하도 잽싸게 움직여서 번번이 실패합니다. 여느 때처럼 왜가리와 백로는 여의못에서 사이좋게 오후의 나른함을 즐기고 있습니다 생태못으로 갔더니 청둥오리 여러 마리가 쉬고 있더군요. 생태못 가운데 부근엔 살얼음이 있는데 오리 두 마리가 헤엄치다가 얼음 위로 올라가는 것도 보았습니다. 물과 얼음 경계는 얇은데 쉽게 올라서는 걸 보고 재주가 참 좋구나 생각했죠. (저의 둔중한 몸과 날렵한 오리발을 비교했습니다. ^^) 그리고 청둥오리 암컷은 열심히 먹어대는데 수컷은 몸단장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부리가 온 몸 구석구석 닿을 수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습니다. 우리집 고양이와 비견할 만한 유연함이더군요. 샛강을 걷다 보면 저절로 걸음이 느려집니다. 가다 멈추고 주변을 둘러보고 새와 나무들을 올려다보게 되지요. 오늘은 날씨도 초봄 같았고 길은 아늑했어요. 그러니 마음은 편안했고 마음 한구석에 찌든 때마냥 깃든 근심걱정은 탈탈 털어버릴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길에서 마주친 어린 아이와 강아지와 노인들에게도 부드러운 눈길을 보내게 됩니다. |
|
|
전에 아들이 소개해준 도시 산책과 관련된 시가 하나 떠올랐습니다. 1988년생인 젊은 여성 시인 이소호의 김수영 문학상 수장작이기도 한 시입니다. 시가 재미있는데 한 번 읽어보시겠어요? 헤이뷰티풀 순백의 빅토리아 시크릿 이매진 웨얼아유고잉 허밍으로 돈츄스피크잉글리쉬 침 튀기는 엔초비 프린스 두유해브타임 개들이 살 비비는 센트럴 파크 따발총 칭챙총 호퍼의 창문 하루 종일 키스미 미트볼 뚱뚱한 금요일 고져스 에이비씨 에비뉴 전깃줄에 묶인 발레리나 행아웃위드미 한밤중의 컴히얼 망아지 산책 교실 인용구로 남은 스마일걸 아유얼론 뒤뚱뒤뚱 섬마을의 소낙비 드링크위드미 계단 위의 미로 허드슨 리버 가운데 굶주린 바케쓰 왓츠유얼폰넘버 소호 허니 도살장 나이스바디 플라타너스 아이러브 교회 탑 사방의 호각소리 마이럽 엉킨 바지를 벗었다 룩앳미 여러 켤레의 히치하이커 헤이헤이룩앳미 젖은 레코드판 빈티지 미녀 룩앳미걸두유워너퍽 수수깡으로 지은 경찰청 헬로헬로 종이컵 속에서 짤랑짤랑 우는 치나 오솔길 지름길 아유이그노잉미 낯선 몸과 학교로 가고 구석에서 조는 퍼킹비취 엄마 괜찮아요 잘 살고 있어요 행복해요 그 사이 나의 소원은 고백투유어컨트리 (이소호 <캣콜링>) 아이는 남성 지식인의 산책과 여성의 산책을 비교하느라 보들레르의 시와 이소호의 시를 소개해줬던 것인데요. 이 시에서는 이태원 골목 같은 도시 어느 골목을 걷는 젊은 여성이 등장합니다. 19세기 파리에서 보들레르는 여자들을 구경(?)하며 산책을 했다면, 21세기 서울에서 한 젊은 여자는 미군으로 보이는 남자의 휘파람 섞인 유혹을 받으며 산책을 합니다. 산책도 누가 주체가 되느냐에 따라서 상황이 판이하게 다르다는 것이죠. 이탤릭체로 된 부분과 정자체인 부분이 교차하며 전개되는데, 이탤릭체와 정자체를 각각 따로 이어서 읽어봐도 재미있습니다. 이소호의 이 시가 떠오른 것은 샛강은 여성 친화적 산책길이구나 싶어서입니다. 길도 호젓하고 편안하며 무엇보다 안전하니까요. 여자들에게 좋은 길은 당연히 남자들에게도, 아이들에게도, 노인들에게도 좋은 길이겠지요. 그날 그날 해야 할 일을 핑계로 걷기를 게으르게 한 게 후회가 되더군요. 자연이 주는 생기를 듬뿍 얻고 올 수 있는데 말입니다. 올해는 꼭 열심히 걸어야겠다 다짐해봅니다. |
|
|
#여강을 따라서 김영경 과장과 염대표님은 벌써 다섯 번의 주말을 여강에서 보냈습니다. 말이 그렇지 주말마다 여강에서 종일 보내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시간도 시간이거니와 체력과 지구력이 필요한 일이지요. 제가 알기로 염대표님만 해도 집에 돌봐야 할 강아지도 있고 워낙 공사다망한 분인데 말입니다. 한강 여주지부 조합원들이 적극 여강 생태 모니터링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아침부터 모여서 강길을 걷고, 어패류를 구조하고, 물고기를 살핍니다. 쓰레기가 보이면 줍고 강가의 돌멩이가 보이면 물수제비도 떠봅니다. 설 연휴를 앞둔 이번 주말만 쉬고 여강 생태 모니터링은 매 주말 이어집니다. 저도 2월에는 종종 가볼 생각입니다. 걷기도 많이 한다니 샛강에서 부족한 산책을 여강에서 보충해야겠습니다. |
|
|
#한강은 채용 중 새해 한강은 세 가지 포지션에 채용 중입니다. 다행히 생태분야 연구직과 경영지원팀원은 채용확정되었는데요. 아직 경영지원팀 과장은 구인 중입니다. 좋은 분 있으면 소개해주세요. 요즘 오미크론으로 인하여 코로나 확산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거리두기도 지겹고 갑갑하시죠. 그럴 때는 샛강이나 여강으로 걸으러 오셔요. 자연은 엄마처럼 누이처럼 포근하게 반겨줍니다. 다가오는 설 연휴 행복하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2022.01.27 한강 드림 |
|
|
사회적협동조합 한강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동로 48 여의도샛강생태공원 방문자센터 Office. 02-6956-0596/ 010-9837-0825 후원 계좌: 사회적협동조합 한강, 우리은행 1005-903-602443 |
|
|
한강인이 되신 멋진 조합원님들을 한 분씩 만나봅니다. 강태환님을 소개합니다. |
|
|
Q. 자기 소개 부탁드려요. 반갑습니다. 도봉구에서 청년정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강태환입니다. 환경, 청년, 사회혁신에 대해 많은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시민이 지역문제를 주체적으로 해결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도록 돕고자 합니다.
Q. 한강 조합원이 되신 계기가 뭔가요? 저는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의 임기제공무원이었습니다. 자원봉사, 민관협력 담당자였죠. 여의샛강을 위해 노력하는 한강조합과 함께 일하며 인연을 맺게 되었죠. 지금은 퇴사했습니다. 민간인이 된 후에는 저도 조합원이 되었습니다. 현재 한강조합에서 저는 샛강운영위원회 위원(2019년부터)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Q.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도봉구에서 주민자치 업무를 약 3년 정도하다가 지금은 퇴사하고 쉬고 있어요. 상근직은 아니지만, 도봉구의 청년정책위원장 업무를 수행하고 있고, 지역법인인 (사협)도봉이어서의 이사도 맡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구가 최근 영등포, 성북과 함께 지정문화도시 예비지정이 되었는데, 도봉구가 문화도시 최종지정이 될 수 있도록 여러모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편, 아름다운 여의샛강을 위해 청년 플로깅(환경과 건강을 지키는 운동. 조깅을 하며 쓰레기 줍기. 줍깅이라고도 함) 동아리를 만들었습니다. 현재, 15명 정도 인원이 함께하고 있고 작년 12월과 올해 1월에도 플로깅을 진행했습니다. 함께하실 분은 제게 연락주세요! ^^
Q. 한강 조합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해주세요. 소중한 유산인 한강을 미래세대에게 물려주기 위해 노력해 주셔서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한강은 우리나라 역사의 근원이자 미래라고 생각합니다. 아름다운 한강을 위해~ 함께 해요! |
|
|
채용공고 한강의 생태와 문화를 가꾸며 모두가 행복한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한강조합에서 함께 일할 직원을 찾습니다. 한강조합의 비전에 공감하고 꿈을 실현하며 성장하고자 하는 분은 관심과 지원바랍니다. 채용 내용 경영지원팀 직무 : 회계, 행정, 인사관리, 총무 등 경영지원 업무 전반 자격요건 : 회계 등 경영지원 업무 5년 내외 (회계 자격증 소지 우대) 급여 : 연봉 3,000만원 문의 : 한강조합 대표번호 02-6956-0596 |
|
|
[카카오같이가치] 여주에 찾아오는 재두루미를 위해 모금함을 열었습니다. 응원하고 공유하고 댓글 쓸 때마다 카카오가 대신 기부해요.
재두루미 먹이구입에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한반도를 월동지나 중간기착지로 이용하고 무리를 이루어 서식하기 재두루미에게는 충분한 농경지가 확보돼야 합니다. 그러나, 인위적인 개발 때문에 서식지가 단편화되고 인간의 간섭이 심해질수록 두루미류의 서식환경은 나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눈 쌓인 겨울에는 두루미들이 먹이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고난의 시기입니다. 인간에 의해 줄어든 농경지... 지금이라도 우리가 도와야 합니다. 먹이 부족시기에 적절한 월동지에서의 먹이 공급은 재두루미 생존에 꼭 필요합니다. 여주 양화천에서 재두루미 먹이주기 활동을 진행하려고 합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
|
|
사회적협동조합 한강의 조합원이 되어 강문화를 시민과 함께 즐기는 사회를 만들어요! 후원자가 되어주세요.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