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이 가져다준 행복
모르는 사이여도 숲에서는 눈인사를 나누게 됩니다. 그건 아마도 아름다운 숲에 머물면서 마음이 너그러워져서 그런 것 같아요.
숲이 가져다준 행복을 나누고 싶고, 숲을 기록하고 살피고 싶어 책을 낸 분이 있습니다. 샛강숲에서도 종종 아이들과 만나는 조혜진 선생님입니다.
책을 통해 그녀는 지극한 사랑을 고백하고 있습니다. 그녀가 사는 동네 뒷산 궁산의 숲에서 만나는 나무들에 대한 사랑, 숲에 깃든 곤충, 벌레, 지의류, 꽃, 새들과 같은 작은 생명들에 대한 사랑, 숲에서 만나는 사람들에 대한 사랑, 숲에서 자라는 아이들에 대한 사랑….
사랑하면 지키고 싶어집니다. 누구나 그렇지 않을까요. 그녀는 나무 곁에 서서, 나무가 주는 아름다움과 위로로 찬탄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기에, 나무를 지켜주고 싶어합니다. 그런 나무들이 말도 안 되는 민원 때문에 함부로 베어지는 걸 보고 그녀는 참담했습니다. 이를테면 은사시나무 씨앗이 솜털을 입고 날리는 것에 대해서 꽃가루로 오인한 민원이 있었고 (샛강숲에 있으면 버드나무 종모에 대해서는 비슷한 오해와 민원을 접합니다.), 나무는 가차없이 베어졌습니다. 그녀는 그 숲을 함께 드나들던 다른 이와 부둥켜안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어요.
베어지고 없어진 은사시나무, 상수리나무, 때죽나무, 아까시나무, 단풍나무와 복자기나무들은 서로 의지하며 살고 새들과 곤충들, 벌레들을 먹이고 키워왔습니다. 어른이고 아이들이고 그 나무들 덕에 아름다운 추억을 쌓아가며 살아가고 있었죠. 그렇기에 그녀는 지키고픈 생명들을 지켜내야겠다고 마음을 다잡고, 나무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나무 대신 나무의 말을, 숲의 노래를 불러주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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