샛강에는 숲이 있고 수달도 산다고, 누구는 도심 속 아마존이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그는 소개합니다. 얼마나 반갑던지요. 샛강에 수달이 산다는 말을 들으면, 어떤 이는 놀라고, 어떤 이는 누가 데려왔나 보다 짐작하고, 어떤 이는 원래부터 강에서 사는 것이구나 생각해요. 수달이 샛강 가족이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정성과 관심을 쏟았는지는 알 길이 없을 거예요. 하지만 저는 샛강 수달이란 말만 들어도 수달언니들과 수달지킴이 최종인 선생님과 때로 염수달이라 불리는 염키호테, 명숙과 선영, 권무와 현섭 같은 많은 사람들이 얼굴이 떠오릅니다.
특히 2021년 겨울 어부에게서 직접 생선을 사온 염수달! 수달이 혹시 샛강에 찾아왔다가 먹을 것이 풍족하면 눌러앉을까 싶어 자기 돈으로 생선을 넉넉히 샀어요. 잔설이 쌓여 질척거리는 샛강변에 생선을 들고 나가 물가에 두던 그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네요. 다음 날 가보면 생선은 뼈만 남아 있기도 했는데, 수달이 먹었는지, 왜가리나 고양이가 먹었는지는 알 길이 없었어요.
그 정성 덕분인지는 몰라도 이제는 한 가족이 안정적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경화 은영 연관 정희 같은 수달언니들이, 수천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한강 공원팀이, 그리고 시민과학자들이 수달을 조사하고 지키는 일을 합니다. 수달의 발자국과 똥을 보는 것은 흔한 일이 되었죠. 샛강이 아니었다면, 한강에서 일하지 않았다면 저에게 수달은 수족관과 동물원에서만 만나는 그저 그런 동물이었을 거예요. 그러나 이제 ‘한강의 작은 주민’ 수달은 우리들에게는 친근하고 소중한 가족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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