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미씨의 한강편지 166_애도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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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 hangang 등록일22-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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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미씨의 한강편지 166
애도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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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지환

지난 일요일 아침 5시경에 눈을 떴습니다. 며칠 몸이 피곤했던 터라 초저녁 잠들었기 때문입니다. 커피를 내리고 노트북을 켰습니다. 그리고 포털에 뜬 뉴스를 보았는데 너무 비현실적이라 이건 무슨 만우절 놀이인가? 하며 의아해했지요. 그 순간 제주도의 올케에게서 전화가 울렸습니다. 저랑 같이 사는 조카 아이에게 몇 번을 전화했는데도 안 받아 할 수 없이 저에게 전화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아이의 방문을 열고 곤히 자는 아이를 흔들어 깨워 목소리를 들려줬습니다.

 

그제야 뉴스가 ‘현실’임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저도 바로 아들에게 전화했습니다. 스물네 살인 우리 아들은 주말 저녁 이태원에 놀러갈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히 있으니까요. 아이는 잠에 취한 목소리였으나 바로 전화를 받았습니다. 그저, “집이지? 전화받아줘서 고맙다.” 그 말 밖에 할 수 없었습니다.

 

아들은 일요일 저녁 모처럼 집에 와서 잤습니다. 아침에 나가기 전에 곤히 잠든 아이를 봅니다. 그리고는 손을 뻗어 머리칼과 귀끝을 살짝 만져보았습니다. 이불 아래로 드러난 아이의 발과 발목, 털이 많이 난 종아리도 봅니다. 이불을 좀 끌어당겨 발을 덮어줄까 하다가 말았습니다.

 

아이가 자라서 청년이 되고, 저는 또 그만큼 늙어가며, 자식에 대한 바람은 점점 단순해집니다. 그저 그가 건강하고 행복하기만 하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싶습니다

 

일요일 아침 전해진 이태원 참사 소식은 믿기 어렵습니다. 너무나 익숙한 일상의 공간에서 생때같은 젊은 아이들이 한꺼번에 죽음을 맞이하다니요. 아이가 자라 청년이 되도록 사랑과 정성으로 키운 그 부모들을 생각하면, 황망함과 슬픔의 무게는 가늠조차 되지 않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수가 있나… 내내 심란하고 슬픈 마음이 가시지 않았습니다. 무거운 마음을 털어보려고 샛강으로 걸으러 나갔습니다.

 

날씨가 맑아서 그런지 일요일 오후의 샛강에는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저는 그냥 왔다 갔다 두서없이 걸었습니다. 하늘거리는 억새도 오솔길에 핀 쑥부쟁이도 단풍드는 나무도 감흥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오가는 사이, 몇몇 사람들이 모여서 웅성거리는 것이 보였습니다. 가까이 가니 길가에 뱀이 한 마리 보입니다. 뱀은 어디로 가야할 지 갈팡질팡 하는 것 같았습니다. 바로 근처에 길고양이가 있었는데 그 녀석이 맹랑하게 뱀을 물었기 때문이죠. 뱀의 목 아래 빨간 핏자국이 보였습니다.

 

너 저리 가! 한 여자가 고양이를 멀리 쫓습니다. 그제야 뱀은 방향을 틀어 길을 건너갑니다. 고양이와 뱀이 함께 있다면 사람들은 대개 뱀을 더 싫어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경우는 고양이가 미움을 샀는데, 뱀을 공격했기 때문입니다. 야생의 세계라는 게 어쩔 수 없는 것이지만, 사람들은 누구라도 죽지 않고 살기를 바라기 때문이구나 짐작해봅니다.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죽음이 아닌 생명 편이니까요.

 

혐오감을 주는 뱀조차도, 고통받고 죽는다면 안타까워합니다. 뱀조차도 그런데 사람들이, 그것도 꽃같이 한창 아름다운 청년들이 난데없이 죽음을 맞았습니다. 저도 한 아이의 엄마로서 슬픔과 분노를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이태원 참사로 세상을 떠난 분들에게 애도를 표합니다. 그 가족과 친구들에게도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강을 위한 가치 여행  

지난 주에는 3일 동안 양평 갈산공원에서 ‘강을 위한 가치 여행’ 볼런투어를 진행했습니다. 강을 가꾸고 강을 즐기는 한강조합의 미션을 여행에 담아보았던 것인데요. 사흘 동안 131명이 참여했어요.  만점에 가까운 만족도 조사 결과를 보니 오신 분들이 정말 좋아하셨구나 느낄 수 있어 보람있던 행사였습니다.

 

행사가 잘 이뤄질 수 있도록 기획부터 진행까지 혼신의 노력을 다한 선영 팀장님에게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 물건을 나르는 것은 물론이고, 점심 시간에 야외에서 도시락과 함께 낼 커피와 쿠키까지 일일이 챙겼습니다. 마지막 날엔 입시생 아들까지 가서 엄마가 하는 일을 돕더라고요. 선영 팀장의 마음이 곧 한강의 마음이고 또 정성인줄은 오신 분들은 아신 것 같아요. 몇몇 분들의 소회를 나누며 편지 가름합니다.

 

무탈하시길 바라며…

2022.11.02

한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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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팔당호에서 카약을 타고(물 위 쓰레기도 좀 주웠음) 갈산공원 수변길을 걸었습니다. 우리의 강을 가꾸고 또 시민들이 행복한 강문화를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이번 여행을 기획했는데, 참여자들의 환한 모습과 미소를 머금게 하는 사진들을 보아 성공적인 듯합니다.

넉넉하고 품위 있었던 참가자들, 세심한 부분까지 멋을 낸 진행팀, 소리 나지 않게 부족함을 채워준 조합원님들, 특히 이번 행사를 함께 진행한 갈산공원을사랑하는모임에 감사드립니다.” (10.26 염키호테 대표님)

 

나는 시방 양평 갈산공원에서 카약 타고 쓰레기 줍기

그리고 채식 도시락 점심, 완전 강추!

더하여 줍깅!

강 기슭도 샅샅이 살펴라!” (10.27 백은희 조합원님)

 

염대표님을 비롯한 한강조합 가족분들이 기획하고 준비하고 진행하신 멋진 행사에 잘 다녀왔습니다.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자긍심을 느끼고 더욱 환경보호와 참여를 해야겠다는 결의를 가지게끔 해주었던 양평 갈산공원 행사였습니다. 감사드립니다. ^^” (10.29 신석원 감사님)


사회적협동조합 한강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동로 48 여의도샛강생태공원 방문자센터
           Office. 02-6956-0596/ 010-9837-0825
후원 계좌사회적협동조합 한강우리은행 1005-903-602443
홈페이지 http://coophanga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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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도리섬 트레킹

가을이 깊어갈 때
반짝이는 금모래 은모래가 펼쳐진 여강을 걸어요.


모래가 펼쳐진 강, 제방을 거치지 않고 산으로 연결되는 강, 산길에서 나무 사이로 바라볼 수 있는 강이 있습니다.
늦은 단풍, 광활한 모래밭, 도리섬의 억새밭을 여행해 볼까요?
강의 여러 모습을 답사하고, 강과 함께 사는 이웃들을 배우려는 한강유람단에게 11월 트레킹은 마을과 강을 함께 이야기하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 대상 : 한강을 사랑하는 사람 40명
◎ 일시 : 2022. 11. 12(토). 07:00-19:00
◎ 집결 : 양재역(3호선, 분당선) 9번 출구
  • 참가비  : 조합원 50,000원 / 비조합원 55,000원 (우리은행 1005-503-602257)
  • 포함사항 : 아침(김밥), 저녁(지역식당),  교통비(단체버스), 여행자보험
  • 준비물 : 간편한 트레킹 복장,  물(텀블러), 간식(점심 대용. 도시락이나 다과, 떡, 과일 등) 즐거운 마음.
  • 문의 : 02-2039-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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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숲학교 특별기획 북콘서트>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들 하지만, 
디지털과 영상이 우리 일상을 채우는 시대, 여러분에게 읽기는 무엇인가요? 
‘문학의 숲을 거닐다’와 ‘지금은 독서 중’이라는 두 북클럽에서 10년이 넘도록 책을 읽어 온 이진미 작가가 같이 읽기의 즐거움, 함께 읽기의 따뜻함에 대해서 말합니다. 
나와 타인, 세상에 대해 알아가는 책읽기의 매력과 힘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자리에 초대합니다. 

-북 콘서트 프로그램 - 
● 일시 : 2022년 11월 5일 토요일 저녁 6시 ~ 8시 
● 장소 : 여의샛강생태공원 방문자센터 옥상 샛하늘마당 (영등포구 여의동로 48) 
● 프로그램 : 1부 – 작가와의 대화 (이진미, 조은미) 
                  2부 – 낭독의 시간 
● 책 : 이진미 <내가 단단해지는 시간들> (궁리) 
   * 현장에서 1만원에 할인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 참가비 : 1만원 (저녁 다과 제공) 
● 신청 : https://forms.gle/pxyZ5J4GEkwsHkau8
● 문의 : 02-6956-05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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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강을 가꾸고 누리고 상상하는 여강시민포럼 4차
여강 가꾸기의 비전과 방법

4차 포럼에서는 시민과 전문가들이 함께 여강 가꾸기의 목표와 방법을 논의합니다. 평소에 생각하던 생각들을 나누고 보태서 우리의 방향을 세워봅시다.

◎ 참여 대상 : 여주시민 

◎ 일시 : 11월 10(목) 19시 / 여주시 평생학습센터(2층) 3 강의실
◎ 문의 : 사회적협동조합 한강 여주지부 / 전화번호 070-4647-0576

여강이 비전과 관리방향
  • 발표 1 곽정난이사장(두물머리 활짝)
  • 발표 2. 박민혁국장(여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
  • 발표 3. 이상명위원장(사회적협동조합 한강 여주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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