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미씨의 한강편지198_한강유람단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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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 hangang 등록일23-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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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미씨의 한강편지 198_한강유람단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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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 용소계곡에서 자연을 마주하다. c.이영원)
#수달아 사랑해
지난 6월 3일 서울숲에서 열렸던 수달그림그리기대회에서 아이들은 그림을 그리고 수달에게 엽서도 썼어요. 엽서를 읽어보니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이 있었는데요. 바로 “수달아 사랑해.”였어요. 아이들은 왜 수달을 사랑할까요? 직접 만난 적도 없는 수달인데 말이죠. 

수달을 사랑하니까, 앞으로 물을 더럽게 하지 않겠다는 아이도 있고, 환경을 깨끗하게 하겠다는 다짐도 있고, 일회용을 많이 쓰지 않겠다는 말도 있었습니다. “수달아 너는 살면서 힘들었던 일이 있니?”하는 진지한 질문을 하는 아이도 있고, 한강에 돌아와줘서 고맙다는 아이도 있었어요. 이처럼 어린이들이 우리 곁의 한강의 작은 주민 수달에 대해 관심을 갖고 같이 건강하게 살자고 하는 것이 참 흐뭇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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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달그림그리기대회 참가한 어린이들이 엽서도 썼습니다.)
#한강유람단 사람들
‘6월 10일(토). 늘 보람과 재미, 배움을 함께 하며 새로운 강문화를 추구하는 ‘한강유람단’이 홍천의 ‘용소계곡’을 탐방했습니다. 예보되었던 비도 비껴간 행운의 시간을 자연속에서 만끽했지요.
푸르른 계곡의 숲길, 하늘은 빼곡하게 보이고 계곡을 따라 흐르는 물소리는 우리들의 웃음소리와 멋진 화음으로 어우러졌습니다. 시원한 계곡에 발을 담그고 오랜만에 하늘을 우러르고 물장난하고 까르르 웃으며 동심에 젖어보기도 했지요.’
(한강유람단 석락희 단장님의 후기 글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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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 용소계곡을 찾은 한강유람단 c. 석락희)
강길을 걸으며 강을 배우고 즐기는 한강유람단이 이달 들어 딱 1주년을 맞았습니다. 한 달에 한 번 한강을 유람하는데, 6월에는 홍천 용소계곡을 찾았습니다. 맑은 물에 눈을 닦고, 시원한 바람에 귀를 씻으며 자연 속에서 하루를 보냈어요. 

초여름의 용소계곡 길에는 여러 꽃들과 산열매들이 많았습니다. 찔레꽃과 인동초는 지고 있으면서도 은은한 향기를 풍기고, 초롱꽃과 매발톱꽃이 우리를 반겨주었습니다. 덤불가에 알알이 익은 산딸기나 뽕나무에 달린 오디를 따먹으며 달콤새콤한 맛을 즐기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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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맛! 산딸기가 도처에 무르익었습니다. c.석락희)
저는 배낭에 더해 카메라를 든 백은희 선생님과 앞서거니 뒷서거니 걷게 되었어요. 그 덕에 그녀의 섬세한 시선으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더 자세히 볼 수 있었어요. 융단 같은 초록 이끼, 방사선으로 무성하게 자란 고사리, 힘차게 솟구친 소나무 줄기, 바위 틈에 핀 작은 꽃, 수굿하게 얼굴을 떨구고 피어난 매발톱꽃… 

여럿이서 걷다 보니 모르는 것도 새로 알게 되고 감동이 증폭됩니다. 목련을 닮은 하얀 꽃 앞에서 걸음을 멈췄더니, 옆에서 누가 함박꽃(산목련이라고도 한답니다.)이라고 일러주었습니다. 시종일관 호탕한 웃음으로 기분좋게 해준 엄은희 선생님이 머리에 함박꽃을 달았습니다. 물 맑은 용소계곡에서 놀았을 법한 선녀의 모습이었습니다. 

한강유람단은 강에서 사는 사람들에게서 배움을 얻습니다. 섬진강에 사는 김용택 시인을 만나기도 하고, 동강 지킴이 이수용 선생님, 땅을 살리는 농사를 짓는 이동현 농부, 태백 생명의 숲 홍진표 선생님 등을 만났습니다. 이번에는 홍천에서 최초로 사과농사를 지은 길종각 농부를 만났고요. 

서로 가진 것들을 나누며 오병이어의 기적을 만드는 한강유람단, 정성껏 마련해온 음식도 나누는데요. 지난 달에는 떡 한 상자를 들고 검룡소 금대봉을 오르는 분도 있었고 이번에는 각종 부침개를 푸짐하게 만들어 오신 분도 있었어요. 그렇게 한 번 다녀오면 몸과 마음이 자연 속에 푹 잠겨 온전한 쉼을 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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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소계곡을 맨발로 걷는 사람들 c.이영원)
‘어제는 많은 선물을 받은 날이었습니다. 멋진 손수건을 선물해주신 백은희샘과 미리 답사까지 해주시고 물심양면 한강 유람단을 이끌어 주시는 석락희 단장님, 그리고 기획과 진행을 함께 해주셔서 참여자들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유람을 할 수 있도록 애써주신 협동조합 한강의 직원분들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제가 어제 그 환상적이었던 아름다운 자연을 누리기까지 참 많은 분들의 도움과 환대가 있었음을 깨달으며 저 역시 그런 기쁘게 섬기는 분들을 닮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임설희 님의 후기 글 일부) 

한강유람단은 7월에는 여름의 절정이라 시원한 아침가리 계곡으로 떠납니다. 물 속에 몸을 맡기고 물 따라 흐르듯 걸어가는 특별한 트레킹입니다. 

차차 여름 열기가 더해지는 요즘입니다. 
건강하시고 좋은 날들 되시길 기원합니다. 

2023.06.15 
한강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