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미씨의 한강편지205_염형철과 물이라는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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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 hangang 등록일23-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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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미씨의 한강편지 205_염형철과 물이라는 세계

그가 일하는 직장 사회적협동조합 한강에는 생수병이 없습니다직원들은 누구나 수돗물을 마십니다요즘 같은 더운 날엔 사무실을 방문하는 분들도 시원하게 냉장고에 넣어둔 아리수 수돗물을 마십니다한강조합이 활동하는 여의샛강생태공원에는 대규모 기업 자원봉사가 자주 있는데 생수병을 사오지 말라고 요청합니다대신 보온병과 물통스텐컵으로 수돗물을 제공합니다가끔 식당에 가면 보리차나 냉수 대신 생수를 제공하는 식당이 있는데그는 그럴 때 물을 아예 마시지 않습니다.  생수는 먹지 않겠다는 일관된 고집 같은 것이죠


생수는 생산과 유통 그리고 소비와 폐기 과정에서 환경에 주는 부담이 매우 큰 상품입니다생수를 생산하기 위한 지하수 채굴과 정수플라스틱병의 이용과 포장운송 및 보관폐기물 처리 등에서 많은 에너지가 들어갑니다이를 탄소 발자국으로 계산하면 그 양은 판매되는 생수의 3분의 1에 해당합니다.’ (염형철 <물이라는 세계> P.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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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물 운동가 염형철의 <물이라는 세계> 책 표지)

얼떨결에 환경 모임의 연락을 맡았다가 30년 동안 환경운동을 해온 사람이 있습니다그는 청년 시절 푸른청주시민모임을 시작으로 환경운동의 길에 접어들었습니다그리고 지금까지 꾸준히 그 길을 가고 있습니다그의 자기 소개는 이렇습니다.

 

저는 물 분야의 환경운동을 30년째 하고 있습니다강 생태를 지키고수돗물을 제대로 만들고국가의 물 정책을 만드는 일에 참여해 왔습니다지금은 강을 가꾸고강을 즐기는 문화를 위해 ‘사회적협동조합 한강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습니다.’

(염형철 <물이라는 세계머리글 부분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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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 전 내성천을 방문한 염형철)

물 운동가 염형철이 청소년을 위한 책을 냈습니다. 50대 중반의 나이에도 강을 가꾸고 지키는 일에 밤낮없이 열정을 쏟는 그가 짬을 내어 책을 썼습니다시작은 리마인드 출판사의 김상기 대표가 물에 관하여 친절하게 알려주는 청소년 책을 내고 싶다는 생각에서 출발합니다그는 인터넷에서 물 관련 기사와 자료들을 검색하다가 이 분야에서 맹활약하는 염형철 씨의 글을 읽게 되고 감동하여 연락을 취합니다미래를 책임질 청소년들에게 물에 대한 진실을 알려주고 싶다는 마음에 덜컥 수락한 염형철 씨는 책이 나오기까지 꽤 산통을 겪습니다.

 

현장을 뛰어다니고직접 강 보전 일을 하고성명서나 보도자료를 쓰고연구보고서를 쓰는 일에는 일사천리로 척척 해내는 사람이지만요새 말로 엄근진 (엄격근엄진지)’ 하기 짝이 없는 저자가 청소년들에게 알기 쉽고 친절하게 글을 써내는 일이 영 쉽지가 않았던 것이죠.  

이 책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물과 관련한 다양한 지식과 자료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모두 물에 대한 관점과 상식을 넓히기 위해 쓸모 있는 내용입니다누구나 쉽게 읽으면서 우리의 지구우리의 강우리의 기후를 좀 더 가깝게 느끼고 좋아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라면서 글을 썼습니다.’ (염형철 <물이라는 세계머리글 부분 인용)

 

책은 ‘1장 세계의 물, 2장 한국의 물, 3장 도시와 가정 물, 4장 생태계와 물, 5장 기후위기와 물이라는 다섯 챕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각 소주제마다 한 단락 정도의 짧은 글에 도아마 작가의 귀여운 그림이 곁들여 있어 쉽게 읽을 수 있습니다물을 마시며 쉬는 시간에 아무 데고 한 페이지 펼쳐서 읽어도 좋게 구성되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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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강에서 물 수제비를 뜨는 염형철)  

저자와 마찬가지로 물 분야 환경운동가의 삶을 사는 이철재 씨는 이 책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염형철 선배의 책이 나왔다내가 아는 그는 시민사회처럼 보기전문가처럼 보기국가처럼 보기를 모두 경험한 몇 안 되는 사람이다물과 관련해서 나의 스승이기도 하다. 10대를 위한 책이라 하지만어른들도 봐야할 내용이리라읽독을 권한다.’ (이철재 페이스북에서)

 

누구보다도 물에 진심인 사람그가 소개하는 물이라는 세계는 곧 30년 물 운동가로 살아온 염형철이라는 세계이기도 합니다. 그는 오늘도 수돗물을 마시고, 강에 사는 수달을 보살피며, 강의 자연성 회복을 위한 제안과 활동 그리고 수해 피해를 입은 강숲의 나무들을 돌보며 하루를 삽니다. 

 

이 책을 통해 물이라는 세계를 좀더 알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에 더해 물을 소중히 여기고, 강을 사랑하는 마음이 싹튼다면 좋겠습니다. 

 

2023.08.02

한강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