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미씨의 한강편지207_노을공원의 잼버리대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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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 hangang 등록일23-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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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미씨의 한강편지 207_노을공원에 간 잼버리 대원
지천에 핀 백일홍 꽃들이 조금씩 사위어 갑니다. 
여전히 무덥기는 하지만, 아침저녁으로 불어오는 바람이 서늘하게 느껴지네요. 

지난 주 금요일 (8.11)에는 오랜만에 노을공원시민모임을 찾았습니다. 예전에는 노을공원을 종종 찾아 나무자람터의 나무를 얻어오기도 하고, 참나무에 버섯 종균을 넣거나, 그보다 더 전에는 신입 직원을 데리고 가서 나무 심는 일을 해보기도 했어요. 노을공원에는 강덕희 국장님이 사시사철 언제나 산 위에서 하루 종일 나무를 심지요. 그래서 산 꼭대기에 올라가지 않으면 그를 만나기가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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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잼버리 대원들과 노을공원시민모임 강덕희 국장님이 나무를 심으로 가고 있다. c.강덕희)
한강조합이 2019년 봄부터 여의샛강생태공원에서 본격 나무심기를 할 때, 150개의 삽을 기증해준 것도 노을공원시민모임이었습니다. 쓰레기산에서 10년도 넘게 나무를 심어온 베테랑인 그들은 새로 시작하는 한강조합을 위해 이런저런 도움을 많이 줬어요. 항상 빚진 마음이 있어 종종 찾아가야지 하는데, 일상의 일들을 해치우느라 짬을 내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금요일에 방문할 수 있었습니다. 합정동에서 단팥빵을 사들고 갔어요.   

우리가 도착했을 때 김성란 박사님이 컨테이너 사무실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소나기가 흩뿌리기도 하는 습한 날이었는데, 들어서자 잘 삶아진 감자 냄새가 났습니다. 삶은 감자와 계란, 복숭아를 잘라 먹으라고 건네줍니다. 몇 년 전 여름, 제가 갔을 때 감자를 맛있게 먹었던 것을 기억하고는 준비하신 겁니다. 그 다정한 마음이 고마웠습니다. 강덕희 국장님은 영국 스카우트 대원들이 노을공원에 와서 자원봉사한 소식을 전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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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산을 건강한 숲으로 바꾸는 노력에 잼버리 대원들도 함께 했디. c.강덕희)
스카우트 대원 75명이 노을공원 사면에서 가래나무 씨드뱅크를 설치하고 들메나무를 심었다고 합니다. 새만금에서의 잼버리로 고생했던 스카우트 대원들에게 쓰레기산 나무심기는 특별한 의미로 다가왔을 것 같습니다. 기후위기 시대 진정한 실천을 해본 것이죠.  

또 한강조합의 신석원 감사님이 일하는 불암산 산림치유센터에서는 체코대원 180명 전원에게 맨발걷기프로그램을 제공했다고 합니다. 전날 저녁에 연락을 받고 갑자기 추진되어 맨발걷기 매뉴얼을 영어로 작업하느라 밤을 꼬박 세워서 준비했다고 하네요. 맨발걷기를 세계 청소년들에게 알리고 국격 부양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다는 뿌듯함과 자부심을 느낀다고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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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암산 산림치유센터에서 맨발걷기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체코 잼버리 대원들 c. 신석원)
습지의 무수한 생명들을 죽인 땅 위에서 열렸던 새만금 잼버리. 세계의 청소년들의 새만금의 내막을 알았다면 어떻게 생각했을까요? 노을공원을 내려오는데 상암동은 교통 통제로 경찰들이 한참 분주했습니다. 저녁에 열린 K-Pop 콘서트를 위해 교통을 통제하고 있었죠. 저는 이 동네에 살고 있는데 밤늦도록 버스들과 아이들의 소리로 도로가 떠들썩하였어요.  
 
 
#다시 만난 동강지킴이 이수용 선생님
지난 토요일에는 한강유람단으로 동강 트레킹을 했습니다. 동강에 사는 이수용 선생님이 맑고 온화한 미소와 부드러운 말씨로 우리 일행을 반겼습니다. 우리 일행들은 나리소 전망대를 거쳐 칠족령을 올라갔습니다. 가파른 산길을 지나는데도 그는 시종일관 인자한 표정을 잊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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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온 뒤 동강의 모습 c. 신석원)
산 위에서 강을 굽어보며 뼝대와 주변 지형을 설명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댐 건설과 같은 개발에 맞서 동강을 지키려는 노력을 하는 사람들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산을 지키는 많은 나무들처럼, 한 사람이라도 더 환경단체에 속해서 자연을 지키는 일을 해야 한다고도 하셨어요. 자연스럽게 곧 창립 5주년을 맞는 한강조합에도 한 사람이라도 더 함께 해달라고 말했습니다. 

강을 가꾸고 강문화를 만들어가는 한강조합이 오는 8월 25일에 5주년을 맞습니다. 격려해주시고, 함께 마음을 나눠주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요즘 다시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건강 각별히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2023.08.17
한강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