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미씨의 한강편지220_도심 속 자연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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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 hangang 등록일23-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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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미씨의 한강편지 220_도심 속 자연공동체
이 갑자기 추워졌습니다. 냉랭한 한기에 샛강숲의 나무들도 어느새 화려한 빛을 거두어들이고 있습니다. 눈부시게 화려했던 뽕나무는 가장자리에만 노랑 잎들을 달고 있습니다. 울긋불긋 은근한 단풍이 고왔던 참느릅나무도 잠잠해서 눈길을 끌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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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랑천 강가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정원 만들기를 했습니다.)

억새도 수크령도 점차 겨울을 맞을 채비를 하는 사이, 지난 토요일 중랑천에서는 청년 자원봉사자들이 스무 명 남짓 모였습니다.  곽정난 파머컬쳐 디자이너와 함께 강변에서 정원가꾸기를 했어요. 마른 풀들을 걷어내고, 흙에서 돌멩이를 골라낸 다음, 청년들은 작약과 수선화 구근, 해당화와 흰말채나무 관목을 심었습니다. 언 땅이 녹는 내년 봄에는 아름다운 꽃들을 피우게 될 것입니다. 

체육시설과 잘 정비된 화단과 잔디밭, 자전거도로와 산책로, 수리시설이 있는 중랑천에도 사람이 손길과 눈길이 잘 닿지 않은 곳들이 있습니다. 우리 한강조합이 눈여겨보는 곳은 그런 곳인데요. 지금은 중랑천이 청계천과 합류하는 부근에 가시박에 뒤덮인 높은 둔덕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이 둔덕을 야생동물들을 위한 생추어리로 만들면 어떨까 하는 구상을 하고 있어요. 그 옆으로는 꽃밭을 가꾸고 관목을 심어 작은 새들이 더 많이 살아가도록 하고요. 

볼품없어 보이는 공유지 한구석에 정원을 만드는 일에 청년 자원봉사자들이 열성적으로 참여했습니다. 추운 날이었는데도 신청한 봉사자들 중 단 한 명의 노쇼(No show)도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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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자들이 심은 구근과 관목들이 내년 봄에 예쁜 꽃을 피울 것입니다.)

이처럼 시민들의 손으로 직접 공유지를 가꾸는 일을 여의샛강생태공원에서는 2019년부터 해오고 있습니다. 그 결과, 매해 수천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숲을 가꾸고, 야생동식물을 보호하며, 공원의 생태환경을 개선하는 일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어른이고 아이고 할 것 없이 무수한 시민들이 샛강숲을 이용하고 있고, 무엇보다 사랑에 빠진 분들이 늘었습니다. 자신이 맨발로 걷는 숲길에 빗질로 단장하기도 하고, 쓰레기가 보이면 누구라도 치웁니다. 

어제는 서울대학교 임현진 교수님과 공석기박사님 일행이 여의샛강생태공원을 찾았습니다. 임현진 교수님은 대한민국학술원 회원이자 환경, 인권, 시민사회 분야 두루 연구자로 저명하신 분이신데요. 방송에서 임교수님을 인터뷰하면서 마을이나 공동체의 사례를 보여주고자 샛강숲을 찾으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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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임현진 교수님고 공석기 박사님 일행이 공동체 사례를 보기 위하여 여의샛강생태공원을 찾았습니다.)

그는 “늦게 와서 미안하다”고 하시며 저희 활동을 칭찬해 주셨습니다. 샛강숲이라는 자연을 기반으로 삼아 사람들을 연결하고,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노력을 한눈에 알아봐 주셨습니다. 

샛강숲을 돌아보는 동안 마침 장애인복지관 소속 장애인들이 일하는 모습, 대한노인회 소속 회원들이 봉사하는 모습, 어린 아이들이 자연놀이팡에서 노는 모습, 자원봉사자들이 일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시민들이 심은 나무들이 잘 자라고, 자원봉사자들이 세운 수달목책이 수백 미터 이어져 있고, 곳곳에 쓰러진 나무를 잘라 만든 벤치들이 있어 아늑했습니다. 시민들이 참여하고, 즐기고, 함께 만드는 공동체의 모습을 직접 보신 것이죠. 

저는 70년대에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제주도 중산간 작은 마을에서는 한창 새마을 운동이 있던 때라 마을 주민들이 단합하여 참 많은 일들을 했어요. 마을 청소부터 돌담 쌓기, 어버이날이나 명절 때 어르신들을 위한 음식 대접 등 다양한 일들이 있었고, 마을에는 활기가 넘쳤습니다. 마을이 살아 있었고, 서로 돕는 공동체였습니다. 그런 공동체가 요즘에는 참 보기 힘듭니다. 

우리가 하는 일은 도심 속 자연을 기반으로 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샛강숲을 즐기는 시민들이 소모임을 만들어 공원을 가꾸는 일까지 나섭니다. 인근 학교에서는 단체로 와서 자원봉사를 하거나 생태전환교육을 받고 갑니다. 장애인복지관에서는 장애인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하고, 시니어 센터에서도 시니어들을 위한 교육이나 투어를 제공합니다. 어린이집 아이들이 소풍을 오고 청년들이 열성적으로 자원봉사에 참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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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가족 자원봉사자들이 수달보호 목책만들기 활동을 했습니다.)

다음 주에는 홍콩의 청소년들이 며칠 동안 자원봉사 여행 (볼런투어)를 하러 샛강숲을 찾습니다. 또한 이주배경청소년들도 단체로 탐방을 올 예정입니다. 그들이 여기에서 행복한 추억을 만들 수 있도록 따뜻하게 맞이하려고 합니다. 적어도 이 아름다운 샛강숲에 오는 분이라면 누구라도 환대의 공동체를 경험하고 갔으면 합니다. 

샛강숲에 수달과 너구리들처럼 점점 더 많은 동물들이 살아가듯이, 전세계에서 참으로 다양한 분들이 샛강숲으로 찾아오고 있습니다. 숲길을 걷다가 열심히 봉사하는 이국의 청소년들을 보신다면 따뜻한 눈인사라도 나눠주세요. 

도심 속 자연공동체의 일원으로 더없는 평안을 얻어가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2023.11.16
한강 드림   
사회적협동조합 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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