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대학에서 특강을 하거나 하는 기회를 얻곤 합니다. 한강에 대한 이야기해달라는 요청을 받아요. 저에 대한 소개를 할 때 언제나 제주도가 고향이라는 말을 합니다. 제주도 중산간 마을에서 가난하게 자랐지만,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잘 컸다, 그리고 그 모든 게 제주도 자연 덕분이라는 말을 해요. 자연에게 보답하기 위하여 동참한 환경운동이 오늘 한강에서 일하는 저를 만든 것이죠.
“여러분 나이 때 환경연합이라는 단체를 찾아간 것이 시작이었어요.”
제 앞에 앉은 대학생들을 바라보며 말하죠. 그게 벌써 30년 전이라니 정말 강물 같은 세월이네요. 아무튼 그랬습니다. 뭔가 기여하고 싶었죠. 그나마 할 줄 아는 것이 영어여서 영어 번역 봉사를 주로 했습니다. 국제연대가 활발해지던 96년 즈음부터 그랬습니다.
그 전에는 자원봉사 일감이 마땅치 않아 저를 전산 봉사에 배치했는데, 컴퓨터 같은 것은 무척 어려워서 난감했죠. 그래도 꾸준히 나갔어요. 봉사는 하고 싶고, 또 오라고 불러주니까요. 그 즈음 얼굴을 익히던 분들이 박근덕 최예용 김춘이 같은 활동가들, 최새힘 연제헌 같은 자원봉사자들이었어요.
그렇게 첫 발을 들인 이래 환경연합은 환경에 대하여, 세상에 대하여 눈을 뜨게 해줬습니다. 연대하고 실천하는 삶, 봉사하고 돌보는 삶을 살게 해줬고요. 아이를 낳고는 아이를 데리고 이런저런 활동에 참여했습니다. 아이를 업고 환경공부 모임에 갔고, 새만금 삼보일배 행진을 뒤따랐으며, 낙동강을 걸으며 4대강 사업반대를 외쳤지요.
환경연합은 무엇보다 저에게 소중한 친구들을 만들어주었습니다. 그곳에서 만난 분들이 다들 보석처럼 빛나고 아름다운 분들이었어요. 한강에서 새로운 꿈을 꾸는 일에 저를 초대한 염키호테 대표님도 환경연합에서 만났죠. 단체는 그간 부침이 있기도 했어요. 무지막지하게 팔이 잘린 회화나무가 다시 회복되듯이, 단체도 회복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제 후원의 밤에서 만난 반가운 얼굴들에서 희망을 읽었어요.
몇 년 전 환경연합 후원의밤 슬로건은 이랬습니다.
“당신이 있어 고맙습니다.”
환경연합에게는 여전히 같은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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