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미씨의 한강편지 270_환경운동연합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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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 hangang 등록일24-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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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미씨의 한강편지 270_환경운동연합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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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랑천 원앙 커플 C.최종인)

#당신이 있어 고맙습니다. 

이 모든 시작은 30년전으로 거슬러 갑니다. 

94년 어느 날, 당시 광화문 거리에 있던 환경운동연합 사무실을 찾아갔습니다. 신촌 노고산동 언덕에서 내려와 버스를 타고 도로변에 있던 단체 사무실로 갔습니다. 조금 쌀쌀했던 날이었고, 건물 간판들을 두리번거리며 단체의 이름을 찾았지요. 회원들을 위한 프로그램인 친환경 비누 만들기에 참여했던 것 같은데, 이제 30년이 흐르니 그마저도 흐릿하네요. 

 

어제 환경연합 후원의밤이 열렸습니다. 오랜만에 누하동 마당으로 찾아갔습니다. 고향 외할머니처럼 팔을 벌려 반겨주는 회화나무가 있었습니다. 몇 년 전에 가지가 심하게 잘렸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나무는 푸르르고 아늑한 표정이었습니다. 마당은 수많은 사람들로 가득 들어차 있었습니다. 얼핏 둘러보기만 해도, 최열 이시재 이덕희 이태일 성효경 김혜정 강찬수 신우용 등 친정식구들 같은 분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회화나무 마당을 오가며 알게 되고 가까워진 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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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누하동 회화나무 마당에서 열린 환경연합 후원의 밤)

가끔 대학에서 특강을 하거나 하는 기회를 얻곤 합니다. 한강에 대한 이야기해달라는 요청을 받아요. 저에 대한 소개를 할 때 언제나 제주도가 고향이라는 말을 합니다. 제주도 중산간 마을에서 가난하게 자랐지만,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잘 컸다, 그리고 그 모든 게 제주도 자연 덕분이라는 말을 해요. 자연에게 보답하기 위하여 동참한 환경운동이 오늘 한강에서 일하는 저를 만든 것이죠. 

 

여러분 나이 때 환경연합이라는 단체를 찾아간 것이 시작이었어요. 

제 앞에 앉은 대학생들을 바라보며 말하죠. 그게 벌써 30년 전이라니 정말 강물 같은 세월이네요. 아무튼 그랬습니다. 뭔가 기여하고 싶었죠. 그나마 할 줄 아는 것이 영어여서 영어 번역 봉사를 주로 했습니다. 국제연대가 활발해지던 96년 즈음부터 그랬습니다. 

 

그 전에는 자원봉사 일감이 마땅치 않아 저를 전산 봉사에 배치했는데, 컴퓨터 같은 것은 무척 어려워서 난감했죠. 그래도 꾸준히 나갔어요. 봉사는 하고 싶고, 또 오라고 불러주니까요. 그 즈음 얼굴을 익히던 분들이 박근덕 최예용 김춘이 같은 활동가들, 최새힘 연제헌 같은 자원봉사자들이었어요. 

 

그렇게 첫 발을 들인 이래 환경연합은 환경에 대하여, 세상에 대하여 눈을 뜨게 해줬습니다. 연대하고 실천하는 삶, 봉사하고 돌보는 삶을 살게 해줬고요. 아이를 낳고는 아이를 데리고 이런저런 활동에 참여했습니다. 아이를 업고 환경공부 모임에 갔고, 새만금 삼보일배 행진을 뒤따랐으며, 낙동강을 걸으며 4대강 사업반대를 외쳤지요. 

 

환경연합은 무엇보다 저에게 소중한 친구들을 만들어주었습니다. 그곳에서 만난 분들이 다들 보석처럼 빛나고 아름다운 분들이었어요. 한강에서 새로운 꿈을 꾸는 일에 저를 초대한 염키호테 대표님도 환경연합에서 만났죠. 단체는 그간 부침이 있기도 했어요. 무지막지하게 팔이 잘린 회화나무가 다시 회복되듯이, 단체도 회복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제 후원의 밤에서 만난 반가운 얼굴들에서 희망을 읽었어요. 

 

몇 년 전 환경연합 후원의밤 슬로건은 이랬습니다. 

당신이 있어 고맙습니다. 

환경연합에게는 여전히 같은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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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환경운동연합 후원의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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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랑천 원앙들 C.최종인)

#원앙의 춤 

원앙도 춤을 출까. 

얼마 전에 최종인 선생님이 아름다운 원앙 사진들을 몇 장 보내주셨습니다. 좋은 글에 이용하세요, 하는 카톡과 함께. 

 

사진들을 들여다보며 문득 원앙도 춤을 출까 궁금해졌어요. 새들 중에서 댄서로 유명한 새는 뿔논병아리. 방송에 나온 춤을 보았는데, 구애하는 춤이 대단히 멋져요. 또 알바트로스가 있습니다. 크리스 조던 영화 알바트로스를 보면 춤을 추는 새들이 나와요. 아름답고 감동적인 춤이었어요. 

 

원앙이 춤을 추는지 안 추는지, 포털에 검색해보지는 않기로 합니다. 상상에 맡겨두려고요. (이렇게 쓰면 최종인 선생님이 곧 알려주시겠지만요. ^^) 원앙 춤이 궁금한 다른 이유는 우리 한강이 11월 중순에는 성동 원앙축제를 개최하기 때문입니다. 원앙축제의 여러가지 행사 중에서 춤 공연도 해보려나 봐요. 공연으로서의 새 춤은 전에 공연장에서 봤던 학춤밖에 떠오르지 않아요. 학춤이라도 추면 어때요? 하고 염대표님에게 물어봤죠. 그러나 학은 너른 들판이나 습지에서 많이 살고 중랑천에서는 살지 않으니까 중랑천에서 학춤은 추지 않겠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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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랑천 강가에서 C.함정희)

차라리 원앙 춤을 시민들이 상상하고 창작해서 추는 것도 근사하겠다고 생각해봅니다. 저는 노래는 못하지만 춤은 좋아하는지라 원앙 춤 대회 같은 것이 열린다면 참여하고 싶군요. (우리 은애가 이 글을 본다면 단박에 이렇게 말할 겁니다. 언니, 노래만 못해? 춤도 못 추잖아.) 그럼에도 댄서의 열정을 여전히 간직하고 삽니다. 이 편지를 쓰며 몇 년 전 밸리댄스 공연 사진을 들춰보았습니다. 이런, 저 혼자만 동작이 다르군요! 

 

그러거나 말거나, 성동원앙축제 조직위원회에 원앙 춤 대회를 개최해달라고 강력하게 요청해봐야겠습니다. 댄서로 나서기 전에 군살도 좀 빼려면 마음이 바쁘군요. 한강애인들을 위해 어묵탕이나 황태무국을 한 솥씩 끓여내어 대접하시는 명숙 부장님만 아니라면 가능할 텐데요. 

 

어제밤에 샛강 강좌를 마치고 집에 오는데 집 앞에서도 익숙한 달달한 향이 났습니다. 바로 계수나무의 달고나 향기! 샛강숲 계수나무를 알고 나서야, 오래 산 이 아파트에도 계수나무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네요. 

 

우리 주변에서 물드는 나무들과 함께 행복한 가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2024.10.31

한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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