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과 한강 2024
‘어제는 광화문 촛불집회에 나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었지만, 한강 여의도샛강센터로 갔다. <한강에서 한강 읽기> 세번째 시간을 맡은 때문이었다.
지난밤에 겪었던 계엄상황을 말하고, 내가 겪은 5.18에 대해서 말했다. 20대 때 5.18은 내게 공포였고, 두려움이었다. 그리고 분노였으며, 죄책감이었다. 5.18을 말하는 것은 어딘가로 끌려가 죽을 수도 있는 일이었다. 내 친구들이 끌려가서 죽었다. 나도 군에 강제징집되었지만, 난 운좋게 살아남았다. 그런데 동생이 광주 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죽었다.
(중략)
50대 이후 5.18은 가장 약한 존재들에 대한 공감과 연대였다. 세월호 유가족들을 끌어안으며 "니 맘 내가 다 안다"는 그 한 마디가 4.16운동에 힘을 불어넣었다.
그래서 나는 한강의 <소년이 온다>의 수많은 주옥같은 문장들 중에서 다음의 문장을 가장 좋아한다.
"2009년 1월 새벽, 용산에서 망루가 불타는 영상을 보다가 나도 모르게 불쑥 중얼거렸던 것을 기억한다. 저건 광주잖아. 그러니까 광주는 고립된 것, 힘으로 짓밟힌 것, 훼손된 것, 훼손되지 말았어야 했던 것의 다른 이름이었다."
(박래군 선생님 페이스북 글 부분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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