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미씨의 한강편지 288_샛강, 나의 살던 고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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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 admin 등록일25-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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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강편지가 왔어요!
은미씨의 한강편지 288_샛강, 나의 살던 고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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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의 샛강숲 ⓒ.한인섭)

나는 노래를 좋아하지만, 그 노래들은 모두 고향이나 한국의 유명 명소에 대한 전통 한국인의 그리움으로 가득 차 있어요. 나는 나의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없어요때때로 그런 그리움이 느껴집니까?”

 

어느 날 키스터 신부님이 카톡을 보내왔습니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느끼느냐고 물었죠. 저는 대답했어요. “저는 제주도 고향에 종종 갈 수 있으니, 고향이 그리운 것보다 그 고향에 살았던 아버지가 그리워요.”

#샛강 디아스포라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우리나라 사람들 마음 속에 깊이 자리잡은 이 노래. 꽃이 흐드러지게 핀 시골 고향 마을을 그리워하는 노래죠. 고향을 잃는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요? 두만강을 바라보며 살았던 친구에게 한 번 물어봐야겠습니다. 고향과 가족들을 떠나 두만강을 세 번 건넌 후에 한국에 다다른 의사 친구입니다. (인생이란 참 오묘한 것이 이 친구는 제 고향 제주도에서 병원을 차렸습니다. 우리 아버지가 아팠을 때 시골집을 찾아가 살펴봐 주기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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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강애인들의 샛강 긴급 간담회 ⓒ.김명숙)

휴일이었던 이번 월요일 오후, 한강애인 43명이 샛강센터에 모였습니다. 샛강 민간위탁 심사에서 한강조합이 2순위로 밀려나자 충격과 슬픔에 한달음에 달려오셨습니다. 믿을 수 없는 결과를 두고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였으나 명숙 부장님과 몇몇 분들이 음식을 차렸습니다. 아침 일찍 동네 가게에서 장을 보고 와서 진한 국물을 내어 어묵탕을 끓이고, 딸기와 포도를 씻고, 샐러드를 만들고, 빵의 속을 채워 치아바타 샌드위치를 만들었죠. 구수한 음식 냄새에 누가 보면 잔칫집인가 싶었을 거예요. 음식을 만들다가도 눈이 마주치면 눈물을 글썽하고, 저를 보면 말없이 다가와서 포옹을 하시는 분들이 있네요

 

샛강산책을 즐겨 하시는 이은진 이사님이 이런 말씀을 했어요. 우리들에게 샛강은 이미 고향 같은 것인데, 이제 우리는 고향을 잃고 떠도는 디아스포라가 되는 것일까 하고요. 한강조합이 위탁운영을 하며 샛강을 돌보던 지난 6년 동안 샛강은 많은 분들에게 고향이 되어 주었습니다. 여의도에 오랫동안 살았던 세연이에게도 샛강이 고향이 되어주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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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연과 세연엄마 고운 샘 ⓒ.김명숙)

2011년 결혼하고 여의도에 살게 되었고, 2018년에는 샛강 길 건너로 이사를 왔지만, 개인적 어려움이 많아서 한번도 샛강에 간 적이 없었습니다. 윤중로 보도블록은 걸어보았어요. 하지만 저 밑은 쓰레기와 덤불, 오묘한 냄새에 인적이 없었습니다. 생태체험관은 튼튼한 쇠줄로 잠겨있었어요.

2023년에 윤중초등학교 가족생태체험으로 샛강을 만나고,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쓰레기장이 숲이 되어있으니 귀신의 조화도 아니고...어찌된 일인가 어리둥절했어요. 이걸 해낸 사람들이 한강조합이라는 것을 알고, 신기하고 고마워서 조합에 도움이 되고 싶어 이런저런 일도 하고 많이 행복했습니다. 한강조합은, 세상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아이에게 보여주는 곳이었어요. 세연이의 머리속에 떠오르는 수많은 좋은 사람들은 다 한강조합에서 만난 분들입니다.“ (강고운 샘의 글 부분 인용)

#샛강에 내려진 계엄령?

긴급 간담회에 온 한인섭 교수님이 샛강 계엄령말을 했습니다. 지난 12 3일 윤석열이 국민들을 상대로 계엄을 했다면, 이번 민간위탁 결과는 샛강에 대한 계엄령이나 다름없다고 하셨어요. 이 말은 많은 분들의 공감을 샀습니다.

 

여의도로 이사온 지 4년이 넘었다. 샛강을 마당 삼아 사는 즐거움이 참 크다. 샛강은 잘 관리된 자연 그대로의 생태공원이다. 관리된 곳이 어떻게 자연 그대로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어찌보면 모순되는 개념이니까. 하지만 샛강에 와 보면 이게 가능한 표현이라는 걸 납득할 수 있다. 꾸안꾸 자연! 여기에는 사회적협동조합 한강(이하<한강>이 숨어 있다. 버려졌던 샛강을 지금의 모습으로 바꾸어 놓은 조직이다. 하지 말자고 외치는 환경단체가 아니고 함께 해보자며 보듬는 공동체다. 지금까지 경험한 적 없는 시민단체다. 자발적인 시민들이 모여 다정함을 나누며 할 일 다하는 모임!

그런데 <한강>에 위기가 닥쳤다. 6년째 관리하던 샛강공원을 3월말로 내어 놓아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석연치 않게 심사기준이 바뀐 민간위탁자 선정 심사에서 2순위로 밀린 것이다. 선정주체는 서울시의 미래한강본부다. 22년부터 조짐은 있었다. <한강>의 방향과 오세훈 시장의 서울시는 여러 차례 부딪혔다. 어느정도는 예상됐던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건 시민사회의 노력과 성과를 역행하는 정의롭지 못한 결정이다. 샛강에 내려진 계엄령이라 할 만하다.’ (정성후 선생님 페이스북 부분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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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강의 봄 ⓒ. 한인섭)

#월든호수보다 샛강

월든 호수를 참 좋아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서울에 월든 호수보다 더 아름다운 곳이 있다. 바로 여의도 샛강생태공원이다. (중략)

공적인 자원을 운영하고 관리할 때 "지속가능성"은 정말 중요한 조건이다. 이곳이 어떻게 변해갈지, 방치되어 버려질지, 난개발이 될지 너무너무 걱정이다. 보이는 것을 바라는 것은 희망이 아니니, 보이지 않는 그 너머를 바라보는 희망의 시선으로 나는 한강과 그 옆 아름다운 샛강과 사람들을 계속 바라보겠지만, 정책을 결정하는 이들은 자연과 함께 시민들의 공동체를 건강하게 만들고 보듬어 온 이런 노력들을 두루 좀 살피면 좋겠다. 경쟁이란 무엇이며 공평이란 무엇인가? 공평에 양심이 더하면 공정이라고 하던데, 깨끗한 이들의 양심적인 손길과 발걸음이 쌓아온 그간의 노력을 간과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시름 속에서도 예쁜 꽃다발로 환영해준 대표님을 비롯해서 정겨운 얼굴들 만나 돌아오면서 소망처럼 #사회적협동조합한강 그 정성어린 손길과 마음들이 계속 우리의 한강을 보듬게 되길 빌어본다.’ (정은귀 교수님 페이스북 글 부분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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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귀 교수님 강의를 마치고 ⓒ.박찬희)

#여전히, 다정하게 손잡고 밝게 나아가자

수요일 저녁에 정은귀 교수님의 샛강 강의가 있었습니다. 희망의 봄을 초대해요 첫 강의. 제목은 봄과 모든 것, 그리고 희망이었어요. 샛강 운영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된 우리들에게 교수님이 얼마나 마음 아파하실 지 잘 알았죠. 그래서 꽃을 샀어요. 슬프지 않다고, 여전히 희망이 있다고 말하고 싶었거든요.

 

정은귀 교수님은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의 시를 비롯한 여러 시들을 영어와 직접 번역하신 한글로 나란히 읽어 주셨어요. 경쾌한 노래 같았죠. 평이하고 간결한 시어 속에 가난하고 허름한 사람들과 풍경을 포착하고 연민하는 마음을 담아낸 시들이었어요. 봄이 그런 작고 연약하고 허름한 곳으로부터 오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죠. 강좌 말미에 교수님은 여전히 연대가 얼마나 중요한지 말씀하기도 했어요. 이런 시에도 그런 메시지가 담겼습니다.

 

And when they bombed other people’s houses, we

protested

but not enough, we opposed them but not

enough. I was

in my bed, around my bed America

was falling: invisible house by invisible house by invisible house.

(일리야 카민스키 <We Lived Happily During the War> 부분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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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강의 봄 ⓒ.정성후)

어제 성후 샘은 샛강의 봄까치꽃을 만나셨더군요.

이렇게 우리 곁으로 가만가만 봄이 오고 있어요.

 

봄 곁에서 행복하시길 빕니다.

2025.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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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강 이야기 : 두만강]
두만강은 김정구 선생님의 ‘눈물젖은 두만강’ - “두만강 푸른 물에 노젖은 뱃사골 흘러간 그 옛날에 내님을 싣고 떠나간 그 배는 어데로 갔소 그리운 내 님이여~“라는 구성진 노래가 제일 먼저 생각나는 강입니다.
오늘은 이러한 두만강에 대해 간단하게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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